부모의 ‘칭찬’이 청소년 자녀의 뇌를 기른다
자존감은 자신만 너무 존중하다 보니 자칫 타인을 무시하거나 오만하고, 성취만 끝없이 추구하고, 성취가 자존감으로 이어지지 않고, 외부의 인정만 더 추구하는 악순환에 빠지는 인정 중독증이나 우월감 콤플렉스와는 다르다. 자존감이 잘 형성된 사람은 자신을 소중히 여기며, 다른 사람과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자신을 지탱해 주는 감정의 심지가 굳건하기 때문에 어쩌다 생기는 실수나 다른 사람의 비난에도 바람 앞의 등잔불처럼 흔들리지 않는다. 인생의 굴곡 앞에서도 유연하게 잘 대처할 수 있다.
칭찬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자존감을 키워주는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다. 역사 속에서도 칭찬의 위대한 힘을 찾아볼 수 있다. 유명한 동화작가 안데르센도 어머니의 칭찬과 격려가 없었다면 존재할 수 없었던 인물이다. 안데르센이 첫 작품을 내놓았을 때, 그의 글솜씨를 인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는 글을 쓰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혹평까지 받았다. 그러나 안데르센의 어머니는 “야, 참 글을 잘 쓰구나. 조금만 더 노력하면 훌륭한 글이 되겠어”라는 칭찬과 격려를 해주었다. 어머니의 말에 안데르센은 용기를 잃지 않고 계속해서 글을 써서 세계적인 동화작가가 될 수 있었다. 이렇듯 칭찬은 흔들리지 않는 자존감을 만들어 준다.
청소년의 뇌는 뇌세포(뉴런)와 뇌 회로를 더 튼튼하게 발달할 수도 있고 제거할 수도 있는 엄청난 리모델링(remodeling) 과정 중에 있다. 영유아·아동기에 놓쳤던 뇌의 기초공사 부족분을 다시 회복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이다. 청소년의 뇌는 가공되어 가는 플라스틱처럼 가변적이다. 특히 대뇌가 폭발적으로 변하는데, 과잉 생산되어 있는 뇌 회로를 정리해 효율적인 뇌 구조를 형성한다. 가변적인 플라스틱인 청소년 뇌가 굳어져 어떤 형태를 만드는 것이 정체성(Identity)이다.
청소년기는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시기이다. 자신의 존재의 본질인 정체성을 자존감으로 채우느냐 열등감 콤플렉스나 우월감 콤플렉스로 채우느냐는 인생에 있어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1등이 돼라”는 교육이 아니라,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 다른 사람과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마음, 인생의 굴곡 앞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마음, 자존감을 키우는 교육이 필요하다. 이렇게 해야 우리 자녀들이 자신의 뇌 속에 있는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찾아가는 행복의 항해를 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우리 모두 행복해지는 사회가 될 것이다.
앞선 칼럼에서 청소년의 뇌는 부정적인 메시지에 반응하지 않지 않고, 긍정적인 메시지에 반응한다고 했다. 긍정적인 메시지의 대표적인 것이 칭찬과 격려이다. 부모로부터 칭찬 격려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경우 청소년 자녀는 ‘불태(不殆)’ 즉 위태롭지 않게 되고, 건강한 자존감으로 충만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부모의 말 한마디가 아이의 자존감과 가치관에 영향을 미치고 아이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다. 특히 자존감은 보모나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 경험 등에 의해서 형성된다. 가까운 관계의 사람들로부터 칭찬과 격려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경우 건강한 자존감이 충만한 사람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비난, 잔소리, 설교, 조롱 등과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경우 자존감이 결핍된 사람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내가 무수한 청소년학부모강연을 통해 “청소년 자녀에게는 칭찬과 격려가 인생 최고의 선물이다”라고 목소리 높여 외치지만, 많은 학부모들은 “칭찬을 하고 싶어도 도무지 할 게 없다”고 말한다. 칭찬할 게 없다는 부모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 부모가 아이에게서 칭찬거리를 찾아낼 인내가 부족할 뿐이다.
초등학생의 대표적인 정신의학적 질환 중 하나인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의 사례를 하나 살펴보자.
아이가 공부해야 하는 시간 중에도 자리에 앉아 있지 않고 계속 돌아다닌다.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한다. 어머니가 “돌아다니지 마라”고 아무리 제지를 해도 안 된다. 부모의 고민과 걱정은 쌓여간다. 만약 당신이 그 아이를 100분 정도 관찰하고 있다면 100분 동안 계속해서 움직일까. 아니다. 적어도 1분은 가만히 있을 것이다. 내 말은 아이가 99분을 움직인다고 해서 그 행동을 부정적인 메시지로 지적하지 말고, 가만히 앉아 있는 바로 그 1분을 칭찬해 주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조용하게 무관심한 듯 그러나 초집중해서 관심을 가지고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관찰하며 그 찰나의 순간을 기다려야 한다. 바로 1분을 가만히 앉아 있을 때 “가만히 앉아 있으니까 좋구나” “대단하다” “잘했어” “따봉!” 이렇게 칭찬을 해주면 아이는 반응하기 시작한다. 산만한 행동에 대한 부정적인 지적이 아니라 긍정적인 행동에 칭찬할 때 아이는 반응하는 것이다. 다음 칼럼에서 자녀의 운명을 바꾸는 칭찬과 격려의 효과적인 8가지 방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 칼럼은 동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사공정규 교수의 기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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