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못 찾아 버벅' 고령 바이든 조롱으로 선거운동한 트럼프
"2024년 11월 5일 여러분의 투표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무너뜨릴 것입니다." 도널드 트럼프(76) 전 미국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뉴햄프셔주(州) 유세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뉴햄프셔주 맨체스터 시내의 소규모 호텔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설했다. 그는 "우리 미국은 지금 심각한 쇠퇴를 겪고 있다"면서 "길을 잃고 기울어가는 나라"라고 바이든 정부를 맹비난했다. 이어 "우리는 가망 없는 인간이 이끄는 나라에 살고 있지만 내년에는 승리할 것"이라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지난 대선 때 자신이 쓴 캠페인 구호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되풀이한 것이다.
그는 또 지난 25일 차기 대선 출마를 공식선언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재대결을 염두에 두고 "반드시 미완의 사업을 끝내겠다"며 백악관 재탈환을 다짐했다.
연설 도중 그는 출구를 못 찾고 버벅거리는 모습을 연기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80)을 조롱하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날 행사 참가 인원은 약 1000명으로 추산돼 평소 지지자를 대거 몰고 다녔던 것에 비해 규모가 줄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행사 후 그는 시내 식당에 들러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고 사인 요청에도 응했다. 특히 군중 속에서 한 여성을 두고 "1·6 사태 참가자였다"는 소리가 들리자 트럼프는 "어디 있느냐"며 이 여성을 찾았다. 인파를 헤치고 온 여성이 "1·6 사태 때 이 배낭을 메고 갔었다"며 사인을 부탁하자 트럼프는 사인을 한 뒤 가방을 돌려줬다고 AP통신이 전했다. 1·6 사태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미 국회의사당에 난입한 초유의 사건이다.
로이터통신은 1·6사태 관련 내란선동죄 등 수사에 직면한 트럼프가 이날 연설에서 "당선되면 새 정부 출범 첫날 법무부에 미국의 모든 급진적인 지방검사와 법무장관들의 불법 행위를 조사하라고 지시하겠다"면서 정치적 보복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27일은 트럼프 재임 시절 부통령을 지낸 마이크 펜스가 1·6 사태와 관련해 연방대배심 증언대에 선 날이기도 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1990년대 트럼프에게 강간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작가 진 캐롤도 이날 법정 증언에 나섰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경선에 뛰어든 공화당 대선주자는 여러 명이지만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세가 더 강해지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트럼프가 성추문 의혹으로 형사 기소된 이후 지지층 결집이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미 에머슨대가 27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가상 경선에서 62%의 지지를 받았다. 반면 경쟁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16%에 그쳐 두 사람의 격차는 46%포인트로 벌어졌다. 지난 2월 같은 조사와 비교해 트럼프는 7%포인트 오르고 디샌티스는 9%포인트 하락한 결과다. 폭스뉴스가 26일 발표한 조사에서도 트럼프는 53%의 지지를 얻은 반면 디샌티스 주지사는 21%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서유진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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