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韓 공사 불러 '대만' 공식항의...美에 항의했나는 공개 안해
중국이 한·미공동성명에 언급된 대만 문제와 관련 주중한국대사관을 통해 공식 항의했다. 성명 발표 이후 중국 정부의 첫 외교적 조치다. 대사 초치(招致)가 아닌 정무공사와 ‘약견’(約見ㆍ약속된 만남)이란 형태를 취해 수위는 다소 낮췄다. 그러나 공동성명의 당사국인 미국에 대한 항의 여부는 공개하지 않아 '이중잣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베이징일보는 28일 “류진쏭(劉勁松) 중국 외교부 아주사(亞洲司) 사장(아시아 담당국장)이 27일 밤 강상욱 주중한국대사관 정무공사를 만나 한·미공동성명에서 중국 관련 잘못된 표현에 대해 엄숙한 교섭을 벌였다”고 전했다.
또 “강력한 불만을 표시했으며 대만 문제 등에 대한 중국의 엄정한 입장을 강조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실히 지킬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두줄에 그친 짧은 내용에서 공동성명에 중국 관련 잘못된 표현이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두 외교 당국자의 회동 방식은 '약견'(約見)으로 표현했다.
앞서 2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발표된 한·미공동성명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대만과 관련해 “역내 안보와 번영의 필수 요소로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양 정상은 불법적인 해상 영유권 주장, 매립지역의 군사화 및 강압적 행위를 포함하여 인도-태평양에서의 그 어떤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도 강력히 반대했다”고 명시했다.
대만 문제에 있어선 “평화 안정 유지 중요성 재확인”으로 톤을 낮췄고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 반대”는 인도-태평양으로 범위를 넓혔다. 이를 두고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는 대만 문제의 수위를 조절하는 동시에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까지 한·미간 공조 범위를 확대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주중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는 대만 문제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 대사관 관계자는 “중국 관련 잘못된 표현은 대만 문제를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중국이 해온 입장을 외교 채널을 통해 공식 항의하는데 방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 핵심이며, 대만 해협의 갈등은 무력에 의한 현상 변경이 아닌 대만 내 독립 세력과 외부 세력의 개입에 있다”는 주장을 반복해 왔다.
공사를 불러 항의한 것에 대해선 “공동성명이 기존 발표보다 수위가 높지 않았기 때문일 수 있다”며 “대만 문제가 포함돼 있어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중국 외교부에서 이뤄진 만남은 40여 분간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외교부는 주중미국대사관 측에 항의했는지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대사관 측은 미·중 양국 간의 일에 대해선 파악된 바 없다고 말했다. 중국이 미국에 항의했음에도 한국에 대한 교섭 제기 사실만 공개했다면 '이중잣대'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美 해상초계기 대만해협 비행…中 "美, 평화 파괴자"
이에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도 반박 성명을 내고 "전투기들을 조직해 전 과정을 추적·감시하고 엄밀한 경계를 했다"며 "미국 함정과 군용기의 도발 행위는 미국이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의 파괴자임을 증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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