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곤 방문한 尹 "美 확장억제 신뢰…北 핵사용, 압도적 대응 직면"(종합2보)

이기민 2023. 4. 28.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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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韓대통령 첫 펜타곤 핵심 NMCC 방문
北, 핵사용 기도시 美핵 포함 한미동맹 대응
韓美 워싱턴 선언 재확인·연합방위태세 강조
오스틴 장관 "美, 韓방어 의지 철통과 같아"
외국정상 첫 DARPA 방문, 운영·기술 살펴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펜타곤) 국가군사지휘센터(National Military Command Center·NMCC)를 방문해 "미국의 확고한 확장억제 공약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밝혔다.

NMCC는 유사시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군 지휘관들을 직접 보좌하는 미국 국방의 핵심 시설로, 한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방문했다. 앞서 2011년 이명박, 2015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각각 펜타곤을 방문한 적은 있지만, 펜타곤 내 다른 시설을 둘러봤다

윤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날 한미정상회담에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를 골자로 한 '워싱턴 선언'을 채택한 데 이어 펜타곤 NMCC를 방문, 확고한 한미 연합방위 태세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펜타곤 NMCC에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과 만나 전략적 감시 체계와 위기대응 체계 관련 정세브리핑을 받은 후 "만일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기도한다면 미국의 핵 능력을 포함해 한미동맹과 대한민국 국군의 결연하고 압도적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방부(펜타곤)에서 의장대의 양국 국가 연주에 맞춰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특히 "한미 양국이 미 핵전력의 공동기획, 연습훈련 등 동맹의 확장 억제력을 강화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 정부는 확고한 한미연합방위태세를 바탕으로 북한의 위협에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는 한국형 3축 체계를 포함해서 압도적 대응 능력과 응징 태세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바이든 대통령과 합의한 '핵협의그룹(NCG) 창설'을 골자로 한 '워싱턴 선언'을 언급한 것이다.

또 최근 북한이 핵·미사일 기술 고도화에 나서면서 도발 빈도를 늘리고 있는 것과 관련 한미를 압박하고 동맹의 균열을 꾀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한 윤 대통령은 "한미연합연습과 훈련을 더욱 강화하고 한미일 안보협력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이제라도 북한은 핵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깨닫고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해 비핵화 결단을 내리라"고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한미)동맹은 지난 70년간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핵심축으로 자리매김했다"며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동맹을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면서 미래를 향해 함께 전진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오스틴 장관은 "대한민국은 수십년 동안 굳건한 저희의 친구였다. 날이 갈수록 저희가 대한민국을 의지하는 정도가 더 커지고 있고, 이에 대해 저희는 매우 깊이 감사드리고 있다"며 "지난 70년 동안 우리 동맹이 가장 견고하고 능력 있고 상호 운영성이 뛰어난 동맹으로 발전해 왔다. 이를 통해 한반도에서 주요 분쟁과 침공을 억제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국 방어에 대한 미국의 의지도 거듭 역설했다. 오스틴 장관은 "대한민국을 방어하기 위한 미국의 의지는 철통과도 같다는 것이다. 저희들의 확장억제 공약 역시 그렇다"며 "여기에는 완전한 범위의 미국의 능력, 재래식 핵 및 미사일 방어 무기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대한민국과 미국은 자유와 민주주의, 법치에 뿌리를 둔 공동의 비전을 갖고 있다"며 "우리의 동맹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태지역이라는 비전에 큰 축을 형성하고 있다. 이런 방향으로 함께 전진할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오스틴 장관을 비롯해 콜린 칼 미 국방부 정책차관,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 폴 라카메라 주한미군사령관 등 미군 수뇌부와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자리했다. 우리 측에서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박진 외교부 장관, 신범철 국방부 차관, 조현동 주미한국대사 등 외교안보라인이 배석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방부(펜타곤)에서 의장대의 양국 국가 연주에 맞춰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날 외국 대통령으로서는 최초로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efenc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DARPA)도 방문했다. DARPA는 장기적 관점에서 미 국방의 연구·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기관으로 인터넷, 음성 인식 기술 등 첨단 기술이 이곳에서 처음 개발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DARPA를 방문해 운영현황 전반에 대해 브리핑을 받고, 연구 기획·지원 중인 첨단기술 전시를 둘러봤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에서 밝혔다.

윤 대통령의 이번 DARPA 방문은 미국 국가 과학기술 혁신의 현장을 직접 살펴보며 우리 군의 국방혁신과 과학기술 강군 육성에 필요한 지혜를 얻고, 한미 간 과학기술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현재 대한민국 군은 강력한 국방혁신을 통해 과학기술 강군으로 도약을 추진 중이며 첨단과학기술을 군에 접목시켜 군의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려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첨단 과학기술 개발이 경제발전과 국가안보에 중차대한 요소라는 인식 하에 세계 유수의 기관들과 협력을 진행 중"이라며 "DARPA와도 첨단과학기술 분야에서 한국 과학자들의 참여를 확대하는 등 과학기술 협력을 강화하길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DARPA 국장은 브리핑에서 DARPA의 임무·역할, 조직체계, 사업관리, 성공요인, 국제협력 등 기관 운영 전반에 대해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DARPA가 구상하는 미래 도전 분야는 무엇인지 ▲대한민국의 안보환경과 기술개발 여건을 고려해 볼 때 우리와 협력 가능한 분야는 어떤 것인지 등을 질문하면서 DARPA의 미래 비전과 한미 간 상호 협력방안에 관심을 나타냈다.

DARPA에서 연구 기획·지원 중인 첨단기술들에 대한 전시를 살펴본 윤 대통령은 해당 프로젝트 담당 매니저로부터 기술 개발의 취지·목적, 개발현황, 향후 활용계획 등 세부 사항에 대한 설명을 청취했다. 행사 종료 후 윤 대통령은 "첨단 과학기술 혁신의 최전방에 서 계신 여러분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어서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방부(펜타곤)를 방문해 직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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