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SG사태 주범 CFD 신규 가입·매매 차단...리스크 관리 강화

이홍석 2023. 4. 2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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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한투, 국내외 CFD 서비스 가입 일시 중단
KB, 증거금률 상향…하나, 선별적으로 거래 막아
금감원-증권사 CEO 간담회서 관련 방안 논의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연합뉴스

프랑스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발(發) 대량 매도로 인한 무더기 하한가 사태로 증권사들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사태의 진원지로 지목 받고 있는 차액결제거래(CFD·Contract For Difference) 차단에도 속속 나서고 있다.


서비스 신규 가입 중단 및 계좌 개설 차단 뿐만 아니라 증거금률 상향 등을 통해 CFD 거래를 최대한 막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전날 오후 6시부터 국내·해외주식 CFD 서비스 신규 가입을 일시 중단했다. 지점에서 CFD 계좌를 개설하는 것도 차단했고 비대면 계좌 개설은 가능하지만 서비스 가입은 막았다.


지난 26일에는 국내·해외 CFD 계좌의 신규 매수·매도 주문을 중단했으며 기존 보유잔고에 대한 청산거래만 가능하게 해뒀다.


한국투자증권도 내달 1일부터 국내외 CFD 계좌에서의 전 종목 신규 매매를 중단한다. 다만 삼성증권과 마찬가지로 이미 잔고를 보유한 고객에 한해 청산매매를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앞서 KB증권은 이번 사태로 매물이 쏟아진 서울가스·세방·하림지주·다우데이타·다올투자증권·삼천리·대성홀딩스·선광 등 8개에 금양을 더해 9개 종목에 대해 CFD 증거금률을 기존 50%에서 100%로 상향 조정했고 하나증권도 역시 8개 종목에 더해 신용잔고가 높고 유동성이 낮은 종목에 대한 CFD 거래를 선별적으로 막았다.


증권사들의 이같은 조치들은 이번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 받고 있는 CFD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면서 선제적으로 강화된 조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CFD는 개인이 현물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채 진입 가격과 청산 가격 간 차액(매매 차익)을 결제하는 장외파생계약을 일컫으며 실제 주식을 매수하지 않고도 주가 변동분에 의한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투자자로서는 증권사와의 계약 체결을 통해 차액을 빌려 투자가 가능한데 증권사는 증거금보다 훨씬 큰 규모로 주식을 매매해서 차익은 투자자에게 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최소 증거금률 40%가 필요한 CFD는 증거금의 2.5배까지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가 가능한 셈이다.


하지만 거래 구조상 투자 주체가 노출되지 않아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에 활용될 리스크가 있고 투자 주체가 외국계 증권사로 잡혀 수급 착시 현상을 부른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또 증거금은 일종의 담보 역할을 하는 돈으로 투자자가 일정 규모로 계좌에 갖춰두면 문제가 없지만 증권사와의 계약에서 약속된 규모 밑으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투자자의 의사와 관계 없이 일방적으로 매물을 청산할 수 있어 하락장에 추가 반대 매매를 촉발시켜 시장 자체가 출렁일 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면도 분명 존재한다.


이번 사태도 8개 종목을 담은 CFD 계좌가 손실 구간에 진입하면서 SG증권이 고객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반대 매매가 대량으로 일어나면서 촉발됐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28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뉴시스

이에 증권사들이 발빠르게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선 것이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이날 오전에는 함용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회계 부원장 주재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가 개최돼 리스크 관리 강화 방안 등이 논의된다.


금융당국은 증권사들에 이번 사태의 진원지로 지목된 CFD는 물론 레버리지 투자 관련 리스크 관리 강화를 강조했다. 과도한 신용 융자로 인한 레버리지 투자는 반대 매매 발생으로 인한 변동성 확대로 증권 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SG발 대량 매도에 따른 무더기 하한가 사태가 일시적인 것일 수도 있지만 언제든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며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한 증권사들의 고심도 깊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태로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했던 하한가 종목들은 28일 어느정도 안정을 찾는 모양새다. 대량 매물 출회 첫날인 24일 8개였던 하한가 종목이 다음날인 25일 6개, 26일 4개에 이어 27일엔 3개까지 줄어들었는데 이날은 하나도 나오지 않고 있다.


8종목 중 선광만이 하락세로 서울가스·세방·하림지주·다우데이타·다올투자증권·삼천리·대성홀딩스 등 7개 종목은 상승세다. 업계에서는 시장에서 매물이 어느 정도 소화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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