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사, 27년까지 2.4조원 쏟아붓는다…"바이오 강국 이뤄낼 것"
"글로벌 경쟁력 확보 박차 가할 것"
해외사업 고도화·차세대 백신 파이프라인 확보
CDMO 사업 확장…빅파마 계약 앞둬
mRNA 등 신규 플랫폼 개발
"지금부터 5년이 SK바이오사이언스의 미래를 좌우할 적극적 투자의 시기입니다.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성장해 나갈 것을 약속드리겠습니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안 사장은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에도 한결같은 의지로 도전해왔고 주요 사업들이 차질 없이 목표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한다"며 추가 투자를 결정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향후 5년간 약 2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백신과 바이오 분야의 글로벌 톱티어(Top-Tier)로 도약하기 위해서다. 특히 연구개발(R&D) 영역에서만 1조2000억원을 투입해 백신?바이오 산업의 혁신적 성장에 힘을 싣는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투자를 결정한 금액은 지난 5년간 투자금액의 5배에 달한다.
안 사장은 이를 위한 세부 전략으로 ▲해외사업 확대 ▲백신사업 강화 ▲신규 플랫폼 확보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 대응 포트폴리오 및 인프라 확장 등을 제시했다.
가시화 앞둔 글로컬라이제이션… 신규 CMO 수주 임박
SK바이오사이언스는 우선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 확장과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 확대에 나선다.
중장기 핵심 성장 전략인 '글로컬라이제이션' 프로젝트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역량을 해외 정부와 파트너사에 이전해 각 지역에 맞는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현재 중동과 아프리카, 동남아, 라틴아메리카 등 국가에서 본격적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연내 2곳 이상의 지역에서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컬라이제이션 프로젝트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는 한편, 자체 개발 백신의 판로를 개척할 계획이다.
각종 감염병에 대한 CDMO 사업 확장에도 나선다. 이를 통해 새로운 팬데믹에 신속히 대응하고 백신의 균등 공급을 도모해 공중 보건 증진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다수의 기업들과 구체적인 위탁생산(CMO) 계약 조건을 확인 중이며, 빠르면 상반기 내 글로벌 빅파마와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신규 CDMO 사업은 향후 선진 국가의 방역 정책과 연계된 사업 기회로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도 부연했다.
이를 위해 인천 송도에 설립하는 글로벌 R&PD 센터에 전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수준으로 평가받는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cGMP) 수준 생산 시설인 '파일럿 플랜트'를 설립해 CDMO 사업에 활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글로벌 빅파마와의 추가적 사업 확대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중장기적으로 기존 백신 플랫폼뿐만 아니라 메신저리보핵산(mRNA),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신규 플랫폼에 대한 CDMO 사업도 추진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기술력 기반 백신 파이프라인 확대…신규 개발도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지난해 440억원 수준이던 자체개발 백신의 매출 규모를 내년에는 2200억원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4가 세포배양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는 이미 전 세계 11개국에서 허가가 완료됐다. 이외에도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 수두 백신 '스카이바리셀라' 등의 해외 인허가를 지속 확대해 나간다.
중장기 성장을 가속화할 5개 블록버스터 파이프라인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팬데믹을 계기로 강화된 글로벌 협력 체계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갖춘 차세대 백신을 개발해 시장 성공 가능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 ▲재조합 대상포진 백신 ▲범용 코로나 백신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 백신 등의 고도화 및 신규 개발을 위한 R&D를 진행하고 있다.
'mRNA' 신규 플랫폼으로 성장 동력 확보
성장 기반이 될 mRNA 등 신규 플랫폼 확보를 위한 사업 확장 역시 적극 추진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부터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 빌&멜린다게이츠재단 등과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엔 국내외 유수 기업들과 mRNA 백신 개발을 위한 핵심 기술의 도입 및 공급 계약을 완료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벌 기관 및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현재 개발 중인 mRNA 백신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고 기존 mRNA 백신의 한계로 지목되는 열안전성 및 높은 가격 문제 등을 개선한 백신으로 개발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는 CEPI(전염병대비혁신연합)가 전 세계 백신 개발사들을 대상으로 추진한 ‘신종 선별 풍토성 감염병 RNA 백신 플랫폼 기술 및 백신 라이브러리 개발’ 지원 과제의 첫 프로젝트로 선정되면서 최대 1억4000만달러(약 20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았다. 회사 측은 이를 바탕으로 일본뇌염 바이러스와 라싸열 바이러스에 대한 mRNA 백신 플랫폼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엔데믹·넥스트 팬데믹 대응…'스카이코비원' 연내 WHO 허가 목표
코로나19가 엔데믹을 맞으면서 연례 접종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새로운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한 내실 강화에도 나선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의 BN.1, XBB 등 신종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효과를 확인 중이다. 빠르면 상반기 중 변이 예방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며 올해 중 영국과 세계보건기구(WHO) 허가도 완료한다는 목표다. 합성항원 방식으로 개발된 스카이코비원은 유통·보관의 용이성과 합리적인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스카이코비원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각종 변이에 대응하는 다가 백신 ▲사베코 바이러스를 표적으로 한 범용 코로나 백신 ▲전방위적 바이러스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의약품인 비강 스프레이 등의 기초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인프라 고도화도 본격화한다.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시설 투자를 발표했던 송도 R&PD 센터가 이달 착공에 돌입해 2025년 완공 예정이다. R&PD 센터는 연구부터 상업 생산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최첨단의 시설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한 안동에 위치한 백신 생산 시설인 안동L하우스에 EU-GMP(우수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및 미국 cGMP 수준의 시설을 확보하고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와 발맞춰 신규 부지 증설 계획을 마련 중이다.
안 사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 백신 및 바이오 기업들에게 R&D를 포함한 전반적 영역의 체계적 투자와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준 역사적 계기"라며 "우리 국민들께서 보내주신 믿음에 보답하고자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 확보를 통해 인류 보건 증진에 기여하고 대한민국이 백신·바이오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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