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디그라운드(144)] ‘케이팝스타2’ 이후 10년…신지훈이 걸어온 길
지난 2012년, SBS ‘케이팝스타 시즌2’에는 피겨스케이팅 선수 출신의 한 소녀가 등장하면서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파워풀한 성량과 울림 강한 목소리가 깊은 여운을 남기면서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그 소녀는 어엿한 싱어송라이터 신지훈으로 천천히 대중을 자신의 색깔로 물들이고 있다.
-신곡 이야기를 하기 전에 근황을 먼저 듣고 싶어요. 어떻게 지내고 있었나요?
새로운 노래를 쓰러, 또 글을 쓰러 여행을 많이 다니고 있고요, 유튜브 커버영상과 새로운 리메이크곡, 그리고 드라마 OST를 준비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이번 신곡 ‘사랑은 봄비처럼...이별은 겨울비처럼’은 올해 신지훈 씨의 첫 신곡인데요. 리메이크 앨범을 기획한 이유가 있을까요?
예스러운 노래를 사랑하는 가수라서 리메이크곡에 대한 로망은 늘 가지고 있는데요, 좋은 기회로 음악레이블 문화인과 이번 리메이크 앨범을 발매하게 되었어요.
-원곡과 얽힌 신지훈 씨만의 이야기들이 있는지도 궁금해요.
이번 곡을 준비하면서 생긴 일화인데요, 이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승인을 받을 때 원곡자 임현정 선배님께 메일이 왔었어요. 제 이전 노래들을 들어보셨는지 선배님 노래를 잘 맡길 수 있을 것 같다는 글과 함께 이 노래에 얼마나 애정을 쏟으셨는지에 대한 진심이 담긴 글이었어요. 원래도 이 노래를 잘 소화하고 싶은 욕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메일을 읽고 자작곡을 발매할 때의 제 모습이 떠오르면서 어떤 마음으로 써낸 노래일지 공감이 되더라고요. 그래서 이 노래가 제 노래처럼 더 소중해졌어요.
-사실 이 곡은 아이유를 비롯해 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를 했던 곡이기도 하죠.
맞아요. 저만의 특징이라면 이 노래의 가사가 너무 좋아서 제가 느끼는 가사에 대한 표현을 잘 풀어내려고 했던 것 같아요. 참 쓸쓸한 가사인데 멜로디는 마냥 그렇지 않아서 더 서글픈 느낌이 들었어요. 봄을 닮은 따듯한 편곡과 혼잣말을 하는 듯한 목소리로 그 대비감을 살리려고 했어요.
-리메이크 곡이라는 게 부담도 될 것 같아요. 앞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리메이크할 정도로 이미 너무 유명한 곡이라서 더더욱요.
처음에는 부담이 있었어요. 어떻게 하면 원곡에 폐가 되지 않고 잘 살려낼 수 있을까 하고요. 그러나 임현정 선배님의 메일을 받고 저를 믿어주시는 마음이 느껴져서 힘이 났달까요(웃음). 중요한 건 잘 해야 한다는 부담보다 ‘신지훈스럽게’하는 거란 걸 깨달았어요.
-싱어송라이터로 활동 중이신데, 이 곡의 편곡은 다른 분의 도움을 받았네요?
원래 편곡도 직접 해오긴 했지만 최근 알게된 친구 권박사님의 편곡 결과물은 늘 저의 기대를 뛰어넘어줬기 때문이랄까요.(웃음) 작년에 발매했던 ‘겨울동화’도 권박사님이 아주 멋지게 편곡해 주었습니다.
-앨범 작업 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벌스의 가사가 제가 평소 쓰는 글에 비해 성숙해서 그 표현들을 체화하려고 녹음날까지 입으로 소리를 많이 내보았어요. 비교적 사소한 어려움이라 앨범을 준비하며 큰 어려움 없이 잘 진행된 것 같아 감사할 따름입니다.
-최근에 ‘사랑은 봄비처럼...’ 커버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죠. 팬들의 음원요청도 많았고요. 혹시 신지훈 씨의 기억에 가장 깊게 남은 반응도 있을까요?
‘마음 없이 부를 수 없고, 들을 수 없다’는 글을 보았어요. ‘마음’에 대해 늘 골똘히 생각하고 다독이며 살다보니 이 댓글이 어딘가 모를 위안이 돼주었습니다.
-아직도 ‘케이팝스타’에 출연했던 신지훈 씨의 이미지가 생생하게 기억이 나요. 그게 벌써 10년 전이더라고요.
그 10년 동안 달라진 게 너무나 많아요. 진로도 바뀌고 환경도 바뀌었지만 제일 크게 변한 건 제 성격인 것 같아요. 너무 갑작스레 새로운 환경 속에 적응하느라 불가피하게 제 마음을 많이 버려야 했었는데, 해가 갈수록 점차 다시 편안해지고 본래의 밝은 모습을 많이 마주하게 되어서 반가운 요즘입니다(웃음).
-이제 어엿한 데뷔 10년차 가수가 됐어요. 10주년을 맞은 소감도 궁금해요.
10대에 시작한 일이라 그런지 참 길고도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아요. 노래를 쓰지 않았다면 돌보지 못한 채 어디선가 곪았을 제 마음들이 하나 둘 노래가 돼서 떠나주었어요. 요즘에는 더욱 쓰지 않고는 살 수 없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런 제 노래들을 들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어느 한 분야에서 10년이면 전문가라는 말이 있어요. 가수 활동 10년이니, 가수로서 신지훈 씨만의 신념도 생겼을 것 같은데요.
가수로써의 신념까진 모르겠지만, 단지 나다운 걸 끊임없이 찾아 답을 내려 하는 것 같아요.
-혹시 데뷔 한 이후 가수가 된 것을 후회했다거나, 혹은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는지도 궁금해요.
힘들었던 순간은 많았지만, 신기하게도 가수가 된 걸 후회한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제가 노래를 써서 내는 게 너무나 당연한 일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떠올릴수록 언제나 이 직업을 사랑했던 것 같거든요. 외로운 마음들과 여전히 헤아릴 수 없는 다양한 의미들을 마주하고 꺼내는 일은 언제나 힘들지만 결국 써내는 일이 저를 다시 살아가게, 또는 너무나 감사하게도 누군가를 살아가게도 하기에 계속 계속 써내려고요!
-10년의 가수 생활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 하나를 꼽아보자면요?
작년에 제 가수 생활 중 가장 큰 공연을 열었는데 이틀 동안 800분이 와주셨어요. 지금까지 했던 수많은 선택들 속에서 외롭고 두려웠던 적이 참 많았거든요. 근데 그 많은 분들이 한분한분 모여서 함께 걸어주고 있다는 생각에 많이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신지훈씨가 그리고 있는 미래도 궁금해요.
여전히 제 마음은 갈피를 못 잡고 가끔 곤두박질치기도 하는 모습인데요, 10년이 더 지나면 우선 마음이 더 다부진 사람이 되고 싶네요(웃음). 그리고 제게 이미 그런 팬분들이 많이 계신데, 함께 다독이며 힘껏 살아가는 친구 같은 가수가 되고 싶어요. 지금까지처럼 제 삶과 제 세상과 닮은 노래들을 써가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다음 앨범 계획, 공연 계획도 있다면 귀띔해주세요.
무형의 계획으로는 올해 미니앨범을 발매하려고 하고요, 공연도 부지런히 여름과 겨울로 계획 중입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생후 9개월 아기 눌러서 사망케한 어린이집 원장…'징역 19년' 1심 판결에 檢항소
- '엄마의 탈 쓴 악마'…생후 3일 아들 호숫가에 버린 20대 여성 구속기소
- 尹대통령 지지율 36.3%…국민 과반 "美 국빈방문 성과 없을듯" [데일리안 여론조사]
- "교사와 중학생이 서로 혀를 핥고선…" 학부모들 분노하게 만든 행사
- "자매도 성폭행한 정명석, 가슴을 만져야 암 진단할 수 있다면서…"
- 한동훈 "이재명, 판사 겁박…최악의 양형 사유"
- 빗속에서 집회 나선 이재명 "이재명 펄펄하게 살아서 인사드린다" (종합)
- 윤 대통령 "페루, 중남미 최대 방산 파트너…양국 방산 협력 확대 기대"
- 클리셰 뒤집고, 비주류 강조…서바이벌 예능들도 ‘생존 경쟁’ [D:방송 뷰]
- ‘4선 도전 확실시’ 정몽규 회장, 문제는 대항마 [기자수첩-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