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동거남 삼단봉으로 때려 살해한 30대, 징역 25년 확정

지적장애가 있는 동거남을 삼단봉으로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유기한 30대 여성이 징역 25년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살인과 사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2월 청주시 흥덕구의 한 자택에서 동거남 B씨(당시 31세)를 삼단봉으로 때려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와 B씨는 중고물품을 거래하면서 알게 돼 동거를 시작했다. 이후 A씨는 B씨의 아이를 임신하는 등 사실혼 관계를 지속했다. 하지만 A씨는 B씨가 외도를 한다고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달라졌다. B씨는 외도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지만, A씨는 이를 믿지 않았고 B씨를 감시하기 위한 ‘홈 CCTV’까지 설치할 정도로 의심의 골이 깊어졌다.

결국 A씨는 B씨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을 참지 못하고 B씨를 속옷만 착용하게 한 상태로 수일간 난방이 되지 않는 베란다에 감금한 후 음식과 물을 주지 않고 화장실도 가지 못하게 하면서 티타늄 소재로 만들어진 삼단봉 등으로 B씨의 머리 등을 여러 차례 폭행했다. B씨는 8일 동안 이어진 폭행으로 온몸에 크고 작은 부상을 입은 상태에서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

A씨는 B씨가 사망하자 사체를 옷가지로 덮어 보이지 않도록 한 달 넘게 베란다에서 방치하다가 경찰에 자수했다.

1·2심 모두 "피해자를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등 죄질이 나쁘고 유가족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는 데다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허경준 기자 kjun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