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무의 파이트클럽 ] "MMA가 범인 체포에 큰 도움이 되죠" 경찰관 파이터 이재원

김식 2023. 4. 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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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들이 공무 집행을 하는 과정에서 다치는 일이 많습니다. 종합격투기(MMA)를 활용한 경찰 체포술을 전파해 동료들이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종합격투기 단체 로드FC에서 활약 중인 이재원(36·팀 스트롱울프)은 현직 경찰관이다. 송파경찰서 산하 지구대에서 근무하고 있다. 동시에 그는 지난 2월 프로에 공식 데뷔한 파이터다. 데뷔전에선 부상을 당해 아쉽게 패했다. 하지만 바쁜 경찰 업무 속에서도 운동을 병행하면서 파이터의 꿈을 이뤘다.

서울 송파경찰서 산하 지구대에서 근무하는 파이터 이재원. 사진=로드FC 


이재원은 현장에서 바쁘게 활동하면서 경찰서 무도교관도 겸하고 있다. 직장협의회 사무국장 업무도 맡는 등 몸에 열 개라도 부족할 정도다. 그런 상황에서도 야간이나 주말을 이용해 현역 선수들과 함께 종합격투기 훈련을 소화했고, 프로 무대에 섰다.

이재원은 필자와 인터뷰에서 "경찰관이 되기 전에 아마추어 선수 생활을 잠시 했다. UFC에 활약 중인 최승우 선수와 함께 운동했다"며 "경찰 임용 시험을 준비하느라 운동을 그만뒀는데 경찰관 꿈을 이루고 나서도 격투기에 대한 미련이 남았다"고 밝혔다.

데뷔전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결과와 내용 모두 아쉬웠다. 1라운드 경기 중 눈에 대미지를 입었다.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1라운드를 마치고 레퍼리 스톱으로 경기가 중단됐다. 경기 후 정밀검사 결과 안와골절 진단을 받았다.

지난 2월 프로 종합격투기 데뷔전에 나선 이재원(왼쪽)은 부상 탓에 패했다. 사진=로드FC


이재원은 "데뷔전을 앞두고 프로선수들과 '빡세게' 운동했다. 결과가 아쉬웠다. 경기 전에는 왜 경찰관 파이터가 없을까 생각했는데 막상 직접 준비해보니 연습 시간 등 여러 가지로 힘든 부분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어 "마음은 불타고 있는데 근무 후 체육관에서 운동하면 내 컨디션이 50%도 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몇 살만 더 젊었으면 좋았을 거란 아쉬움도 들더라"며 쑥스럽게 웃었다.

또한 이재원은 "경기를 앞두고 로드FC가 경찰관이 종합격투기에 데뷔한다고 홍보를 많이 해 부담이 컸다. 경기에서 패한 뒤 동료들 얼굴을 어떻게 볼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응원을 많이 해줘 감동 받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솔직히 부담이 컸다. 경기 중 다운을 당해 천정을 바라보는 모습은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다. 경기를 즐기면서 가볍게 했어야 했는데 어깨가 무겁다보니 제대로 싸우지 못했던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데뷔전에서 쓴맛을 보기는 했지만 이재원은 종합격투기에 대한 꿈을 내려놓지 않았다. 오히려 더 의욕이 불타오르고 있단다. 안와골절 수술을 받은 탓에 현재 강도 높은 훈련은 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부상에서 회복하면 다시 체육관으로 달려갈 계획이다. 최근에는 데뷔전 파이트머니를 아동학대 피해자를 돕기 위해 '사랑의 열매'에 기부했다.

지난해 결혼식을 올려 한창 신혼 생활을 즐기는 이재원은 "아내가 (MMA를) 그만하라고 할 줄 알았는데 응원을 많이 해준다"며 "시합 후 수술을 받고 병가를 쓰느라 생겨 동료들에게 너무 미안했지만, 이대로 끝낼 수 없다. 그만두더라도 한 번은 이기고 멋있게 떠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재원이 바쁜 업무 속에서도 종합격투기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경찰관으로서 책임감 때문이다. 그는 "동료들이 공무집행을 하는 과정에서 다치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마다 너무 마음이 아팠다. 현장에서 종합격투기 기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실제로 격투기 기술을 사용해 범인을 검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구대에서 근무하면서 무도 교관을 신청한 이유도 더 실전적인 방어술과 체포술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원은 자신의 프로 격투기 선수 경험이 동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첫 경기는 아쉬웠지만 다음 기회가 생긴다면 멋진 경기를 보여주고 싶다. 경찰관으로서 목표는 후배 양성이다. 중앙경찰학교나 인재개발원 등에서 종합격투기를 활용한 경찰 체포술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 부분을 발전시키고 전파해 동료들이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범인들을 제압하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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