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韓대통령 최초 펜타곤 방문…미군 수뇌부가 직접 브리핑

권호 2023. 4. 28.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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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상·하원 합동 연설에 앞서 인사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 대통령은 “양국은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면서 새로운 동맹의 시대를 열었다”며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미국은 우리와 함께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뒤편에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오른쪽)과 상원의장을 겸직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박수치고 있다. 강정현 기자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이하 현지시간) 미 의회를 방문해 상·하원 합동 연설을 했다. 한국 대통령의 합동 연설은 역대 일곱 번째다. 윤 대통령은 영어로 연설했는데, 이는 역대 대통령 중 다섯 번째로 2013년 5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 이후 10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자유의 동맹, 행동하는 동맹’이란 제목으로 “자유에 대한 확신, 동맹에 대한 신뢰, 새로운 미래를 열고자 하는 결의를 갖고 미국 국민 앞에 섰다”며 연설을 시작했다. 연설은 ‘19세기 말부터 시작한 미국의 도움→한국전쟁 때 한국을 위한 미국의 희생→그로부터 맺어진 한·미 동맹→초기 일방적 지원에서 호혜적 관계로 발전한 양국 관계→인도·태평양 시대의 동반자로서 한·미→미래 동맹으로서의 확장’ 흐름으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한국전쟁을 언급하며 “‘전혀 알지 못하는 나라의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국민’을 지키기 위해 미군이 치른 희생은 매우 컸다”며 “깊은 감사와 무한한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은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면서 새로운 동맹의 시대를 열었다”며 “전쟁의 참혹한 상처와 폐허를 극복하고 번영하는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미국은 우리와 줄곧 함께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박정희 대통령은 케네디 행정부가 권고한 경제성장 모델을 받아들여 경제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신흥 산업국가의 기반을 마련했다”며 “대한민국은 이제 자유와 민주주의가 살아 숨쉬는 활력 넘치는 나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텍사스주 오스틴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조지아주 브라리언 카운티 현대차 공장 등을 열거하며 “한국 기업들은 미국 내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허위 선동과 거짓 정보의 문제도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전체주의 세력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부정하면서도 마치 자신들이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인 양 정체를 숨기고 위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소중한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 시스템이 거짓 위장 세력에 의해 무너지지 않도록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용감하게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문제와 관련해 윤 대통령은 “레이건 대통령이 말한 바와 같이 ‘우리가 용납할 수 없는 지점이 있으며, 절대로 넘어서는 안 될 선이 있다’는 것을 북한에 분명히 알려줘야 한다”며 “한층 강화된 확장억제 조치에 합의했다. 날로 고도화되는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 공조와 더불어 한·미·일 3자 안보협력도 더욱 가속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대통령 처음 펜타곤 지휘센터 방문…군 수뇌부 보고 받아

동시에 “지난해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 비핵화 프로세스로 전환한다면 북한의 민생과 경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담대한 구상’을 제안했다”며 “북한이 하루빨리 도발을 멈추고 올바른 길로 나오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도 “대한민국 정부는 북한 인권 보고서를 최초로 공개 발간했다”며 “여기 계신 의원 여러분들도 북한 주민들의 열악한 인권이 개선될 수 있도록 함께 힘써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국제사회를 향해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정당한 이유 없이 감행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력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고, “인도·태평양 지역 내 규범 기반의 질서를 강화하기 위해 주요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포괄적이고 중층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동연설과 국빈 오찬을 마친 윤 대통령은 오후 3시20분에 미 국방부를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별도 환담한 뒤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국가군사지휘센터(NMCC)를 방문해 미군 수뇌부로부터 전략적 감시체계와 위기대응 체계에 대해 보고받았다. NMCC는 미 국방부 내의 핵심 지휘통제센터로, 유사시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지휘관들을 직접 보좌하는 미 국방의 핵심 시설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미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을 방문했다. DARPA를 방문한 것은 외국 대통령 중에 윤 대통령이 처음이라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DARPA로부터 브리핑을 받고, 기술 혁신에 필요한 창의력과 상상력을 극대화하는 연구 환경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았다. 이 자리에서 한·미 양국의 국방과학기술 협력 강화 방안도 모색했다.

위싱턴=권호 기자 kw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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