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메타 14% 치솟자 랠리...나스닥 2.43%↑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27일(현지시간) 부진한 경제성장률 지표에도 불구하고 메타플랫폼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의 실적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특히 메타의 주가가 두 자릿수 급등하며 전체 상승장을 견인했다. 최근 주가가 폭락했던 퍼스트리퍼블릭은행도 이날 반등하며 은행권 위기 우려도 다소 가라앉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524.29포인트(1.57%) 오른 3만3826.16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79.36포인트(1.96%) 높은 4135.3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87.89포인트(2.43%) 상승한 1만2142.24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S&P지수는 1월 이후, 나스닥지수는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S&P500에서 11개 업종이 모두 상승세를 기록했다. 통신 관련주는 5%이상 치솟았다. 부동산, 임의소비재, 기술 관련주도 2%대 오름폭을 나타냈다. 전날 장 마감 후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과 가이던스를 공개한 메타플랫폼은 전장 대비 13.93% 올라 장을 마감했다. 하루 앞서 호실적을 공개한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알파벳도 각각 3%이상 뛰었다. 이날 장 마감 후 실적을 공개하는 아마존과 테슬라도 4%대 상승했다. 최근 실적 발표에서 1분기 예금이 41%가량 급감했다고 밝히며 실리콘밸리은행(SVB)발 은행권 우려를 재부각시킨 퍼스트리퍼블릭도 9%가까이 올랐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쏟아지는 주요 기업들의 실적과 지표들을 주시했다. 메타플랫폼은 전날 장 마감 후 1분기 주당순이익이 2.20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2.02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2분기 실적 가이던스도 월가 예상을 상회하는 295억~320억달러를 제시했다. 이에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시티그룹 등을 일제히 메타플랫폼의 주가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하니웰, 할리데이비슨, 컴캐스트 , 허쉬 등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공개했다. 반면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작년 말부터 겨울폭풍 여파로 대규모 결항 사태가 빚어진 여파로 예상보다 큰 손실을 기록했다.
LPL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글로벌전략가는 "시장은 빅테크를 숨죽이며 기다리고 있었다"며 "전반적으로 실망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소파이의 리즈 영 투자책임자는 S&P500 상장기업 대다수가 예상보다 높은 수익을 발표하고 있다면서도 최악의 상황이 아직 지나가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미 전망치가 약 15% 하향조정됐음을 봤다"며 "심리적으로는 좋은 일이겠지만, 꽤 인상적이지 않은 수치를 웃돌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날 장 마감 후에는 아마존과 인텔 등이 실적을 공개한다.
개장 전 공개된 미국의 1분기 성장은 예상을 크게 하회했다. 미 상무부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속보치가 연율 1.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2.0%)를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전 분기(2.6%) 대비로도 하락했다. 특히 금리에 민감한 민간 , 부동산 부문의 투자가 성장률을 끌어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1년 이상 이어진 연방준비제도(Fed)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실물 경제에 여파를 미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다수의 경제학자들은 연말 미국이 경기 침체에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VB사태 여파로 은행권의 가계와 기업의 대출요건이 강화되면서 신용경색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경제매체 CNBC는 1분기 경제성장률 지표에서 높은 인플레이션과 성장 둔화가 확인됐다는 점을 언급하며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이 재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기업들의 감원 등 구조조정 발표도 잇따랐다. 적자를 이어오고 있는 대형 패션기업 갭(GAP)은 1800명을 정리해고한다고 발표했다. 차량공유서비스업체 리프트 역시 작년 11월 700명을 감원한 데 이어 이번엔 규모를 더 확대해 1000명 이상 구조조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 직원의 26%에 해당하는 규모다. 클라우드서비스기업 드롭박스도 전 세계 직원의 16%에 해당하는 500명 규모의 감원을 발표했다.
반면 이날 공개된 실업지표는 연이은 기업 구조조정에도 여전히 미 노동시장 과열이 식지 않고 있음을 확인시켰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4월 16~22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 대비 1만6000건 감소한 23만건으로 집계됐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3000건 감소한 186만건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다음 날인 28일에 Fed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3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가 공개된다. 월가 전문가들은 근원 PCE가 전년 동기 대비 4.5%, 전월 대비 0.3%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5월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88% 이상 반영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Fed가 다음 주 FOMC에서 깜짝 금리동결을 결정한 후 6월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금리는 상승하고 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3.52%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금리는 4.08%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101.5선으로 전장과 비슷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국제유가는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 속에서 은행권 위기가 진정되며 3거래일만에 반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46센트(0.62%) 오른 배럴당 74.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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