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작전 세력에 무너진 주식시장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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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8곳의 갑작스러운 주가 폭락 사태가 오랜기간 치밀하게 벌인 대규모 주가조작의 여파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전문투자자를 위한 '빚투'용 파생상품이 주가조작에 동원된 것이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주가조작의 전모를 밝혀내야 할 것이다.
작전 세력에 오랜 기간 농락당한 꼴이 돼버린 금융 당국도 뼈아픈 각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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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기업 8곳의 갑작스러운 주가 폭락 사태가 오랜기간 치밀하게 벌인 대규모 주가조작의 여파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금융 당국이 작전 세력을 압수수색했고, 검찰도 10명을 출국금지하며 수사에 착수했다. 통상적인 시세조종 수법과 달리 이들의 작전은 3년에 걸쳐 진행됐다고 한다. 6만원대 주가가 3년 만에 50만원대로 뛴 삼천리나 1만원에서 17만원이 된 선광처럼 타깃 기업 8곳 주가는 같은 기간 견고한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1000명이 넘는다고 알려진 투자자를 모아 그들의 명의를 이용한 ‘통정매매’로 주가를 끌어올렸는데, 당국 감시망엔 포착되지 않았다. 하루 1% 안팎의 점진적 상승률로 장기간 이뤄진 새로운 패턴의 작전에 안전장치가 맥없이 뚫린 것이다. 주식시장은 신뢰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이들은 서울 강남에 투자자문 업체를 차려놓고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자를 끌어 모았다. 가수 임창정씨를 비롯해 연예인, 의사 등 자산가들에게 권한을 넘겨받아 대리투자를 해왔다. 최소 투자액을 3억원으로 설정한 터라 수천억원을 끌어 모은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증거금의 2.5배까지 차입 투자를 할 수 있는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에 넣어 굴렸다. 전문투자자를 위한 ‘빚투’용 파생상품이 주가조작에 동원된 것이다. CFD는 투자 주체가 노출되지 않는 특징을 가졌다. 당국이 수행하는 시장 모니터링의 사각지대였을 수 있다.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
이들이 급히 대량 매도에 나서면서 비롯된 주가 폭락 사태로 많은 개미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주가조작의 전모를 밝혀내야 할 것이다. 시장을 교란하는 수준을 넘어 시장의 생명인 신뢰를 허물어버린 이들이다. 징벌적 차원의 엄정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 작전 세력에 오랜 기간 농락당한 꼴이 돼버린 금융 당국도 뼈아픈 각성이 필요하다. 이번에 드러난 증시 안전장치의 허점을 정밀하게 분석해 서둘러 메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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