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강철 동맹” 건배사… 1분간 ‘아메리칸 파이’ 깜짝 열창
앤젤리나 졸리·박찬호 참석 주목
尹, 머스크에 ‘기가팩토리’ 러브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방미 사흘째인 26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개최된 국빈만찬에 참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는 3시간30분간 이어진 만찬에서 윤 대통령 부부를 극진히 환대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25일 1시간30분간 진행된 친교 시간에 이어 이날 국빈만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의 우정을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만찬사에서 “윤 대통령과의 각별한 우정을 바탕으로 앞으로 한·미동맹을 크게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한 뒤 건배사로 “우리의 파트너십을 위해, 우리 국민을 위해, 가능성을 위해, 한국과 미국이 함께 만들어갈 미래를 위해”라고 외쳤다. 이어 “우리가 그것을 향후 170년 동안 함께하길”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답사에서 ‘존경받는 행동이야말로 모든 사람들 사이에서 힘을 얻는 길이다’라는 아일랜드 시인 셰이머스 히니가 번역한 ‘베오울프’의 한 구절을 인용했다. 그러면서 “지난 70년간 한·미동맹을 지탱해온 분들의 존경받는 희생과 행동이 모여 우리의 동맹은 미래를 향해 함께 행동하는 강력한 동맹이 됐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또 “우정은 네잎클로버 같아서 찾기 어려우나 갖게 되면 행운”이라는 아일랜드 속담을 언급한 뒤 “오늘은 한·미동맹이라는 네잎클로버가 지난 70년의 영광을 넘어 새 뿌리를 뻗어 나가는 역사적인 날로 기억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자신이 아일랜드계 혈통임을 강조해온 바이든 대통령을 신경 쓴 답사였다. 윤 대통령은 건배사로 “우리의 강철 같은 동맹을 위하여”라고 외쳤다.
이날 만찬에는 한국전 참전용사, 정·재계와 학계·문화계 인사 등 한·미동맹을 상징하는 200여명의 저명인사들이 참석했다. 특히 할리우드 스타 앤젤리나 졸리와 메이저리그 야구선수 출신 박찬호, 스노보드 올림픽 2관왕인 한국계 클로이 김 등이 주목을 받았다. 졸리는 ‘한국 유학파’인 아들 매덕스와 함께 만찬에 참석했다.
질 바이든 여사가 만찬의 세부 사항을 직접 챙겼다. 특히 한국계 스타 셰프인 에드워드 리를 객원 요리사로 초청해 음식을 마련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바이든 여사는 윤 대통령 부부에게 직접 셰프를 소개하기도 했다. 만찬 메뉴는 게살 케이크와 소갈비찜, 바나나 스플릿 등 양국 화합을 상징하는 요리들이었다.
이날 백악관 국빈만찬의 하이라이트는 윤 대통령이 1970년대 빌보드 히트곡 ‘아메리칸 파이’를 1분가량 열창한 것이었다. 윤 대통령은 브로드웨이 배우들의 공연에 이어 직접 이 노래를 불렀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아메리칸 파이’가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라는 걸 알고 있다”면서 윤 대통령을 무대 위로 이끌었다. 윤 대통령이 노래를 시작하자 만찬장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들들이 어렸을 때 이 노래를 좋아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2남 1녀가 있었으나, 큰아들이자 정치적 후계자로 꼽혔던 보 바이든은 2015년 46세의 나이로 뇌종양으로 사망했다. 그런 만큼 이 노래는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각별한 의미가 있는 곡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깜짝 공연’을 펼친 윤 대통령에게 이 노래를 불렀던 돈 맥클린의 친필 사인이 담긴 기타를 선물했다.
만찬에 앞서 윤 대통령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접견해 “테슬라사가 기가팩토리(전기차공장)를 운영하는 데 (한국이) 최고의 효율성을 거둘 수 있는 국가”라며 투자를 요청했다. 머스크는 “한국은 기가팩토리 투자지로서 매우 흥미롭고 여전히 최우선 후보 국가 중 하나”라며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접견은 머스크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김 여사는 이날 워싱턴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에서 오토 웜비어의 모친 신디 웜비어 여사와 탈북민 출신 북한 인권운동가 등을 만나 북한 인권 문제를 논의했다. 웜비어는 북한 여행 중 17개월간 억류됐다가 2017년 미국으로 송환됐으나, 광범위한 뇌손상으로 사망한 미국인 청년이다. 김 여사는 웜비어 여사에게 “아드님 소식은 저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 모두에게 큰 충격이었다”며 위로를 전했다.
워싱턴=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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