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메타 호실적에 투심 살아나...장초반 상승세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27일(현지시간) 메타플랫폼을 비롯한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 등을 소화하며 장 초반 일제히 상승세다. 메타의 주가가 14%가까이 급등하며 전체 상승장을 견인하고 있다. 최근 주가 폭락으로 은행권 위기 우려를 재점화시킨 퍼스트리퍼블릭은행도 반등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이날 오전 10시30분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01.65포인트(0.61%) 오른 3만3503선에 움직이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35.64포인트(0.88%) 높은 4091선,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46.10포인트(1.23%) 상승한 1만2000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S&P500에서 헬스 관련 주를 제외한 10개 업종이 모두 상승세다. 전날 장 마감 후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과 가이던스를 공개한 메타플랫폼은 전장 대비 13.89% 오른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하루 앞서 호실적을 공개한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알파벳도 각각 2%대 상승 중이다. 이날 장 마감후 실적 발표를 앞둔 아마존은 3.49% 오른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최근 실적 발표에서 1분기 예금이 41%가량 급감했다고 밝히며 실리콘밸리은행(SVB)발 은행권 우려를 재부각시킨 퍼스트리퍼블릭은 10%안팎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쏟아지는 주요 기업들의 실적과 지표들을 주시하고 있다. 메타플랫폼은 전날 장 마감 후 1분기 주당순이익이 2.20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2.02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2분기 실적 가이던스도 월가 예상을 상회하는 295억~320억달러를 제시했다. 이에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시티그룹 등을 일제히 메타플랫폼의 주가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할리데이비슨, 컴캐스트 등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공개했다. 반면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연말연초 겨울 폭풍에 따른 대규모 결항 사태 여파로 예상보다 더 악화한 1분기 27센트의 손실을 발표했다.
소파이의 리즈 영 투자책임자는 S&P500 상장기업 대다수가 예상보다 높은 수익을 발표하고 있다면서도 최악의 상황이 아직 지나가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미 전망치가 약 15% 하향조정됐음을 봤다"며 "심리적으로는 좋은 일이겠지만, 꽤 인상적이지 않은 수치를 웃돌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날 장 마감 후에는 아마존과 인텔 등이 실적을 공개한다.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S&P500 상장기업의 1분기 순이익은 전체적으로 5.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개장 전 공개된 미국의 1분기 성장은 예상을 크게 하회했다. 미 상무부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속보치가 연율 1.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2.0%)를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전 분기(2.6%) 대비로도 하락했다. 특히 금리에 민감한 민간 , 부동산 부문의 투자가 성장률을 끌어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1년 이상 이어진 연방준비제도(Fed)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실물 경제에 여파를 미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다수의 경제학자들은 연말 미국이 경기 침체에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SVB사태 여파로 은행권의 가계와 기업의 대출요건이 강화되면서 신용경색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반면 이날 공개된 실업지표는 연이은 기업 구조조정에도 미 노동시장 과열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는 시그널을 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4월 16~22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전주 대비 1만6000건 감소한 23만건으로 집계됐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3000건 감소한 186만건으로 나타났다
관건은 인플레이션 지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다음 날인 28일에 Fed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3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가 공개된다. 월가 전문가들은 근원 PCE가 전년 동기 대비 4.5%, 전월 대비 0.3%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5월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80% 이상 반영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Fed가 다음 주 FOMC에서 깜짝 금리동결을 결정한 후 6월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에버코어ISI의 크리시나 구하 부회장은 퍼스트리퍼플릭과 관련한 향후 며칠 간의 상황이 이러한 시나리오를 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금리는 상승하고 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3.5%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금리는 4.04%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 대비 0.2% 오른 101.6선을 나타냈다.
유럽증시는 혼조세다. 영국 FTSE지수는 전장 대비 0.1%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프랑스 CAC지수는 0.51%, 독일 DAX지수는 0.27% 올랐다. STOXX600지수는 0.35%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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