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에 치이는 건 마약"…美 샌프란 ‘혁신의 땅’은 옛말(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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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프란시스코 중심 지역 중 하나인 시빅센터역.
경기 침체 우려 속에 본격적인 비용 감축에 나선 기업들이 떠나면서 텅 빈 샌프란시스코에는 부랑자와 마약 중독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트위터도 최근 구조조정으로 인력을 대폭 줄이면서 본사 건물 중 일부를 비웠다.
미국 인구조사국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 7월에서 2021년 사이 도시를 빠져나간 인구수는 미 전역 주요 도시 중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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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프란시스코 중심 지역 중 하나인 시빅센터역. 출근길 분주한 직장인들이 발걸음을 옮기는 보도블록 위에는 마약 중독자들이 버린 주사기와 바늘이 나뒹굴고 있다. 하루 중 가장 붐비는 아침 출근시간대지만 거리에는 직장인들이 아닌 노숙자와 이들을 돕는 자원봉사자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경기 침체 우려 속에 본격적인 비용 감축에 나선 기업들이 떠나면서 텅 빈 샌프란시스코에는 부랑자와 마약 중독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트위터, 우버, 에어비앤비, 드롭박스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글로벌 IT 대기업과 스타트업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혁신의 땅'이었지만, 지금은 옛말이 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무실 공실률이 치솟으면서 도시는 늘어나는 노숙자들과 마약 중독자들로 범죄의 온상이 됐고, 범죄와 치안에 대한 우려가 기업들을 다시 내몰면서 '혁신의 도시'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컨설팅 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올 들어 샌프란시스코 오피스의 공실률은 30%로 치솟았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15%)의 2배 수준으로 역대 최고치다. 맨하튼(16%), 런던(8%) 등 다른 도시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최고층 빌딩인 '세일즈포스 타워'에 본사로 둔 소프트웨어 기업 세일즈포스는 최근 사무실 6개층 모두를 임대 내놨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트위터도 최근 구조조정으로 인력을 대폭 줄이면서 본사 건물 중 일부를 비웠다.
탈(脫)샌프란시스코 현상을 가속화하는 가장 큰 원인은 치안 문제다. 최근 2년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살인 등 강력 범죄 발생 비율은 크게 증가했다. 지난 한 해에만 55건의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모바일 결제 서비스 캐시앱의 창업자인 밥 리가 샌프란시스코 시내 거리에서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사건으로 기업들의 공포감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범죄의 공포가 도시를 강타하면서 인구수는 급격히 줄고 있다. 미국 인구조사국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년 7월에서 2021년 사이 도시를 빠져나간 인구수는 미 전역 주요 도시 중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전세계 스타트업들의 최종 목적지였던 샌프란시스코의 ‘테크 허브’로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IT 대기업과 스타트업들은 샌프란시스코가 아닌 오스틴, 마이애미 등지를 새로운 근거지로 삼고 있다.
미국의 엔젤투자자인 제이슨 칼라카니스는 "스타트업들은 이제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오스틴, 마이애미 등지로 옮겨가고 있다"며 "그들이 샌프란시스코를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전 문제"이라고 지적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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