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다르덴 형제 뜨자 전주영화제 매진행렬…정준호 "가문의 영광"

나원정 2023. 4. 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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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전주서 제24회 전주영화제 개막
유럽거장 다르덴 형제 개막작으로 첫 내한
신임 정준호·민성욱 위원장, 스타·축제 강화
벨기에 출신의 장 피에르·뤽 다르덴 감독(왼쪽부터)이 27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JIFF) 개막식에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영화 스타워즈 코스튬팀이 27일 전북 전주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을 걷고 있다. 뉴스1
배우 박해일이 27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JIFF) 개막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럽의 거장 감독이 개막식을 열고, 할리우드 SF ‘스타워즈’ 코스튬 행렬이 레드카펫에 등장했다. 총 42개국 247편 상영작 중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프리미어 작품도 66편으로 지난해(61편)보다 늘었다.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가 27일 뜨거운 축제의 장을 열었다.

이날 전주 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개막식은 벨기에 거장 장 피에르(71)‧뤽 다르덴(68) 형제 감독이 처음 내한해 2000여 좌석이 개막 전 매진됐다. 다르덴 형제는 전주영화제를 찾은 역대급 게스트다. 올해 개막작에 선정된 ‘토리와 로키타’를 각본‧연출한 두 사람은 다큐멘터리 기법의 사회 고발 영화 ‘로제타’(1999), ‘더 차일드’(2005)로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두 차례 수상하는 등 작가주의‧예술영화의 세계적 거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은 이날 개막식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유명한 거장 영화감독이 많아서 한국을 영화로만 알았다. 유명 감독이 많다는 건 영화를 잘 비평하는 분들이 많다는 걸로 아는데 실제 그렇길 기대한다”(동생 뤽 다르덴), “영화로만 알던 한국을 직접 우리 눈으로 알아보고 싶었다”(장 피에르 다르덴)고 첫 방한 소감을 밝혔다.


'토리와 로키타' 다르덴 형제 첫 내한…정준호 "가문의 영광"


27일 오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린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토리와 로키타' 기자회견에서 장 피에르 다르덴 감독(왼쪽)과 뤽 다르덴 감독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토리와 로키타’는 부모 없이 벨기에로 이민 온 아프리카 출신 소년 토리, 소녀 로키타가 어른들의 폭력 속에 친 남매처럼 의지하는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이민국에서 체류증을 받지 못한 로키타는 송금을 기다리는 고향의 가족과 자신의 생존을 위해 불법 마약 밀매, 성 착취 등 음지로 내몰린다.
소외 계층, 이민자, 청소년 문제에 주목해 온 다르덴 형제 감독이 수백여명의 미성년 외국인 아이들이 유럽에 넘어오며 알게 모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신문 기사를 읽고 취재를 통해 영화로 담아내 지난해 칸 영화제 75주년 특별기념상을 받았다. 장 피에르 다르덴은 “아무리 어려운 난관이 있어도 두 아이의 우정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를 그리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올해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에 선정된 영화 '토리와 로키타'.왼쪽부터 로키타와 토리 역을 맡은 졸리 음분두, 파블로 실스는 이 영화로 데뷔한 비전문 배우다. 사진 영화사 진진
이날 기자회견에 동석한 정준호 전주 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존경하고, 배우로서 같이 해보고 싶은 감독들”이라며 “한 장면을 81번 재촬영할 만큼 집요하게 연출하며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왔다. 수많은 영화제 초청을 뿌리치고 전주 영화제 개막작으로 와주셔서 가문의 영광”이라고 말했다.
국내 국제영화제 규모로 부산 영화제에 이어 2, 3위를 다투던 전주 영화제가 사회적 주제‧영화적 실험 기조에 걸맞은 특급 거장을 초청했다는 평가다. 민성욱 공동 집행위원장은 “원래 2019년 초청 논의가 이뤄졌다”면서 “당시 영화 ‘소년 아메드’ 등 특별전과 이창동 감독과의 만남 등의 프로그램이 준비됐는데 코로나19로 무산됐다가 올해에야 약속이 이뤄졌다. 규모적으론 부산 영화제가 우리나라 대표 영화제지만 전주는 전주대로 특색을 갖고 좋은 작품을 초청해왔다”고 의의를 짚었다.

개·폐막작, 국제경쟁 매진…온라인 예매분 82% 사전 매진


올해 전주 영화제는 온라인 예매분의 82% 이상이 개막 전 매진될 만큼 티켓 경쟁도 뜨거웠다. 다르덴 형제 감독의 개막식 상영 및 윤가은 감독과 진행하는 마스터클래스, 배우 박하선 주연 폐막작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국제경쟁 진출작 10편 등이 사전 매진됐다.
국제경쟁 부문에선 덴마크의 한인 입양아 출신 말레나 최 감독이 덴마크 시골에서 양부모와 지내는 조용한 일상 속 정체성 혼란을 그린 자전적 영화 ‘조용한 이주’, 1960~70년대 구소련 배경의 비극을 그린 우크라이나 흑백 영화 ‘사셴카’, 튀르키예 젊은 세대의 불안감을 경쾌하게 담은 ‘가벼운 재앙’ 등 다양한 국가의 극영화, 실험영화가 두루 초청됐다.
전주 영화제가 직접 투자‧제작 지원하는 ‘전주시네마프로젝트’ 부문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관한 다큐멘터리 ‘문재인입니다’도 선정돼 29일 최초 공개된다.
올해 전주영화제에선 다음달 4일 '스타워즈 데이'를 맞아 '스타워즈' 퍼레이드, 대표작 상영 등 관객 행사도 진행된다. 스타워즈 데이는 스타워즈 영화 속 유명 대사인 “포스가 당신과 함께 하기를(May the Force be with you)”의 영어 표현이 5월 4일(May the Fourth)과 비슷하게 들리는 데에서 유래한 전 세계적인 스타워즈 축제일이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또 올해 영화제는 영화 팬과 관광객을 두루 섭렵한 축제성을 강화했다. 전주시와 손잡고 영화와 관광 자원을 접목한 여행상품 ‘전주씨네투어’ 사업도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전주 곳곳의 명소에서 영화 야외상영 및 지역 예술인의 공연을 진행하고, 배우 강길우‧이상희 등 독립영화 스타들이 관객과 만나며, 무성영화에 라이브 음악 공연도 곁들인다. 다음 달 4일 ‘스타워즈 데이’에는 2019년에 호응을 얻은 ‘스타워즈’ 코스튬 퍼레이드, 시리즈 대표작 상영 등도 진행한다.
올해 전주 영화제는 다음 달 6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열리는 폐막식까지 열흘간 개최된다.
개막식 사회를 맡은 배우 진구와 공승연이 27일 전북 전주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을 걷고 있다. 뉴스1
27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JIFF) 개막식에 '자우림, 더 원더랜드'의 감독과 밴드 자우림이 입장하고 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데뷔 25주년을 맞은 자우림이 팬들과 함께했던 앨범과 콘서트 활동기를 담는 '자우림, 더 원더랜드'가 상영된다. 연합뉴스
영화 '파미르'에 출연한 장동윤, 이주승 배우가 27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JIFF) 개막식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JIFF) 개막식에 '소녀램프라디오'에 출연한 민선예 배우가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박중훈이 27일 전북 전주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해 포토월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27일 오후 전북 전주시 덕진구 한국소리문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배우 이동휘와 한지은이 레드카펫을 걷고 있다. 연합뉴스

전주=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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