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다르덴 형제 뜨자 전주영화제 매진행렬…정준호 "가문의 영광"
유럽거장 다르덴 형제 개막작으로 첫 내한
신임 정준호·민성욱 위원장, 스타·축제 강화
유럽의 거장 감독이 개막식을 열고, 할리우드 SF ‘스타워즈’ 코스튬 행렬이 레드카펫에 등장했다. 총 42개국 247편 상영작 중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프리미어 작품도 66편으로 지난해(61편)보다 늘었다.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가 27일 뜨거운 축제의 장을 열었다.
이날 전주 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 개막식은 벨기에 거장 장 피에르(71)‧뤽 다르덴(68) 형제 감독이 처음 내한해 2000여 좌석이 개막 전 매진됐다. 다르덴 형제는 전주영화제를 찾은 역대급 게스트다. 올해 개막작에 선정된 ‘토리와 로키타’를 각본‧연출한 두 사람은 다큐멘터리 기법의 사회 고발 영화 ‘로제타’(1999), ‘더 차일드’(2005)로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두 차례 수상하는 등 작가주의‧예술영화의 세계적 거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은 이날 개막식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유명한 거장 영화감독이 많아서 한국을 영화로만 알았다. 유명 감독이 많다는 건 영화를 잘 비평하는 분들이 많다는 걸로 아는데 실제 그렇길 기대한다”(동생 뤽 다르덴), “영화로만 알던 한국을 직접 우리 눈으로 알아보고 싶었다”(장 피에르 다르덴)고 첫 방한 소감을 밝혔다.
'토리와 로키타' 다르덴 형제 첫 내한…정준호 "가문의 영광"
소외 계층, 이민자, 청소년 문제에 주목해 온 다르덴 형제 감독이 수백여명의 미성년 외국인 아이들이 유럽에 넘어오며 알게 모르게 사라지고 있다는 신문 기사를 읽고 취재를 통해 영화로 담아내 지난해 칸 영화제 75주년 특별기념상을 받았다. 장 피에르 다르덴은 “아무리 어려운 난관이 있어도 두 아이의 우정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를 그리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국내 국제영화제 규모로 부산 영화제에 이어 2, 3위를 다투던 전주 영화제가 사회적 주제‧영화적 실험 기조에 걸맞은 특급 거장을 초청했다는 평가다. 민성욱 공동 집행위원장은 “원래 2019년 초청 논의가 이뤄졌다”면서 “당시 영화 ‘소년 아메드’ 등 특별전과 이창동 감독과의 만남 등의 프로그램이 준비됐는데 코로나19로 무산됐다가 올해에야 약속이 이뤄졌다. 규모적으론 부산 영화제가 우리나라 대표 영화제지만 전주는 전주대로 특색을 갖고 좋은 작품을 초청해왔다”고 의의를 짚었다.
개·폐막작, 국제경쟁 매진…온라인 예매분 82% 사전 매진
올해 전주 영화제는 온라인 예매분의 82% 이상이 개막 전 매진될 만큼 티켓 경쟁도 뜨거웠다. 다르덴 형제 감독의 개막식 상영 및 윤가은 감독과 진행하는 마스터클래스, 배우 박하선 주연 폐막작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 국제경쟁 진출작 10편 등이 사전 매진됐다.
국제경쟁 부문에선 덴마크의 한인 입양아 출신 말레나 최 감독이 덴마크 시골에서 양부모와 지내는 조용한 일상 속 정체성 혼란을 그린 자전적 영화 ‘조용한 이주’, 1960~70년대 구소련 배경의 비극을 그린 우크라이나 흑백 영화 ‘사셴카’, 튀르키예 젊은 세대의 불안감을 경쾌하게 담은 ‘가벼운 재앙’ 등 다양한 국가의 극영화, 실험영화가 두루 초청됐다.
전주 영화제가 직접 투자‧제작 지원하는 ‘전주시네마프로젝트’ 부문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관한 다큐멘터리 ‘문재인입니다’도 선정돼 29일 최초 공개된다.
올해 전주 영화제는 다음 달 6일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열리는 폐막식까지 열흘간 개최된다.
전주=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내와 일본여행 온 중국인 소방관…도쿄 한복판서 20대 성폭행 | 중앙일보
- '도를 아십니까' 따라가봤다…진용진 머릿속을 알려드림 | 중앙일보
- 김건희 여사, 만찬서 졸리와 건배...똑닮은 화이트 드레스코드 | 중앙일보
- "이 괴물이면 신붓감 탈락"…짝짓기 몰려간 중국 남성들 내건 조건 | 중앙일보
- 같은 그 브랜드인데...그날 이재용 딸 '하객룩' 느낌 달랐던 이유 [더 하이엔드] | 중앙일보
- 수단 혼란 틈타 사라졌다…'40만명 대학살' 독재자 또다른 범죄 [후후월드] | 중앙일보
- "여친 귀싸대기 날렸다"…JMS 정명석과 싸움 결심한 28년전 그날 | 중앙일보
- "발음·매너·유머 빠질 게 없다"...네티즌 깜놀한 尹영어 실력 | 중앙일보
- 검찰에 되레 "명단 까라"…총선 앞 '돈봉투' 확산 벌벌 떠는 野 | 중앙일보
- "가정생활 파탄"…간호조무사 수술에, 남성 환자 40명 당했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