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핵잠 전개에 "결사반대"…대만 문제엔 "위험한 길 가지마라"
중국 외교부가 4·26 한·미 ‘워싱턴선언’에 담긴 한반도 핵 태세 강화에 “결사반대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한·미 공동성명에 포함된 데 대해서는 “위험한 길로 멀리 가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27일 열린 중국 외교부 브리핑에서 마오닝(毛寧) 대변인은 ‘워싱턴 선언’에서 가시화된 핵협의그룹(NCG) 구성 및 미국 전략 핵잠수함의 한반도 주변 기동 배치와 관련해 “미국은 지역에서 사적인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지역의 안보는 고려하지 않은 채, 고의로 한반도 문제를 구실로 자신이 하고 싶은 바를 취하고 긴장을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방식은 냉전 사유에 가득 차 진영대결을 선동하고, 핵비확산 체계를 파괴하고, 타국의 전략적 이익에 손해를 끼치고, 한반도 긴장 정세를 가속하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고, 한반도 비핵화 목표에도 역행한다”고 강한 톤으로 미국을 비난했다.
마오닝 대변인은 핵무력 사용 시 북한 정권의 종말을 언급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도 우려를 표했다. AFP 통신의 관련 질문에 “한반도 문제는 매우 복잡하고 민감하다”며 “각 측 모두 한반도 문제의 매듭을 올바로 보고 한반도 문제의 평화 해결을 추동하기 위해 대화와 협상을 통한 정치적 해결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긴장을 조성하고 대항을 선동하고 위협을 과장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의 핵심이익이란 점을 강조하며 “중국은 한·미 공동성명에서 대만을 언급한 내용과 한국 지도자가 인터뷰에서 밝힌 바를 주의한다”며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로이터통신 인터뷰를 다시 거론했다.
마오 대변인은 “국제 사회에서 ‘두 개의 중국’, ‘하나의 중국과 하나의 대만’을 만들기 위해 대만 독립 분열 세력과 끊임없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무시하는 외부의 간섭 세력이야말로 현상을 파괴하는 장본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과 한국이 대만 문제의 실제 내용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수하고 대만 문제에서 말과 행동을 조심하고 잘못되고 위험한 길로 멀리 가지 않기를 촉구한다”고 답했다.
과거에는 발언 수위가 더 높았다. 중국은 지난 2021년 문재인·바이든 공동성명이 나오자 자오리젠(趙立堅) 대변인이 “우려를 표시한다”며 “불장난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2022년 5월 윤석열·바이든 공동성명에는 왕원빈(王文斌) 대변인이 “유관 측에 이미 엄중한 교섭을 제기했다”며 외교 경로를 통해 항의한 사실을 암시했다. 과거 두차례와 비교해 이번엔 다소 절제된 반응을 보인 셈이다.
윤 대통령의 미국 의회 연설이 남은 상태여서 향후 추가 대응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 학습시보 부편집인을 역임한 덩위원(鄧聿文) 재미 시사평론가는 27일 중앙일보에 “한국 내 반중국 여론의 악화, 그동안 북핵 문제에서 중국 측 태도에 대한 실망, 글로벌 중추 국가를 추구하는 한국의 전략적 야심, 한·중 무역수지의 적자 전환 등 양국 경제적 관계가 멀어진 점 등이 구조적으로 겹치면서 한·중 관계의 개선을 당분간 어렵게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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