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에 쓰러지지 않기 위해 손 잡은 ‘두 소녀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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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어느날 주인공 '나'는 필통에서 "우리는 한 편이야"라고 적힌 쪽지를 발견한다.
사시를 가졌다는 이후로 같은 반 학생들의 폭력에 시달리고 따돌림을 받아 온 나는 그 쪽지가 자신을 괴롭히려는 새로운 시도라고 여긴다.
가해자인 니노미야와 그 무리들은 다른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보이지 않는 부위만 때리며,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폭행을 당한 사실을 말하지 못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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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카미 미에코 지음, 이지수 옮김
책세상, 296쪽, 1만4800원
4월의 어느날 주인공 ‘나’는 필통에서 “우리는 한 편이야”라고 적힌 쪽지를 발견한다. 사시를 가졌다는 이후로 같은 반 학생들의 폭력에 시달리고 따돌림을 받아 온 나는 그 쪽지가 자신을 괴롭히려는 새로운 시도라고 여긴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쪽지를 보낸 사람이 자신과 마찬가지로 괴롭힘을 당하던 친구 고지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고지마와 나는 마음을 터놓는 사이가 된다. 여름방학 첫 날 ‘헤븐’을 보러 가자고 고지마는 제안한다. ‘헤븐’은 미술관에 걸린 어떤 작품을 보고 고지마가 붙인 제목이다. 방학이 끝나도 아이들의 괴롭힘은 계속되고, 끊임없는 절망 속에서 나는 죽음을 떠올린다.
소설은 일방적인 폭력에 휘둘리며 ‘왜 그 대상이 나여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중학생들의 이야기를 현실감 있게 담아냈다. 가해자인 니노미야와 그 무리들은 다른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보이지 않는 부위만 때리며,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폭행을 당한 사실을 말하지 못하게 한다.
자신이 당하는 괴롭힘의 원인을 스스로에게서 찾고 극악한 가해자들을 이해하려고까지 하는 고지마와 주인공의 목소리는 절절하게 울린다. 고지마는 “모든 약함에는 이유가 있으니 자신의 약함을 유지하며 존재하는 것으로 싸워야한다”고 말한다.
‘헤븐’은 학교폭력, 가정불화 등 지금의 청소년들이 겪는 문제를 예리하게 포착했다. 벗어날 수 없을 것만 같은 학대를 참아내면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살아가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약자와 강자가 우리 사회에 어떻게 존재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저자는 1976년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2002년 가수로 데뷔해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했다. 2007년 ‘와타쿠리시쓰 인 치아, 혹은 세계’로 등단해 2008년 ‘젖과 알’로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모두 한밤중의 연인들’ ‘너는 아기’ ‘수리부엉이는 황혼에 날아오른다’(무라카미 하루키 공저) 등의 작품을 썼다. 2010년 발표한 ‘헤븐’으로 당대 최고의 여성 작가에게 수여하는 무라사키 시키부 문학상을 수상했고, 지난해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분 최종 후보에 올랐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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