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 멈춘 증시...CFD 규제방안 논의
[한국경제TV 신재근 기자]
<앵커> 오늘 주식시장 동향 파악해 보겠습니다. 증시프리즘 신재근 기자입니다.
신 기자, 지수가 6거래일 만에 반등했군요. 반등한 배경이 뭡니까?
<기자> 오늘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0.98포인트(0.44%) 오른 2,495.81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코스닥은 전날보다 2% 넘게 올라 850선에 안착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 미국 빅테크 기업 실적이 예상보다 잘 나온 것이 반도체 등 국내 대형주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또 그동안 주춤했던 2차전지 종목의 주가가 반등하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증권가는 특히 2차전지의 경우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1분기 호실적을 기록한 것이 2차전지 전반의 투자심리를 개선했다고 분석하는데요.
LG에너지솔루션이 3% 넘게 오른 것은 물론 소부장 기업인 에코프로비엠(11.13%)과 에코프로(18.03%) 등도 급등했습니다.
<앵커> 지수가 오랜만에 상승했다고는 하지만,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한 게 사실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을 경신하는 등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자> 원/달러 환율은 오늘도 연고점을 갈아치웠는데요.
달러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데, 원화 가치도 같이 떨어지는 이유 궁금하실 겁니다.
이는 무역수지 적자 기조가 이어지는 등 국내 경기 취약성이 부각되고 있고, 원화와 상관관계가 높은 중국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위안/달러 환율은 7위안 수준에 근접했는데, 미중 갈등이 격화할 것이란 우려에 위안화가 약세를 보인 겁니다.
시장은 다음 달 2일 열리는 미국 FOMC가 원화와 증시 방향성을 좌우할 분수령으로 예상하는데요.
미 연준이 금리 인하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줄 경우 원화가 강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오늘 삼성전자가 1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했죠. 반도체 부문 적자가 4조 원이 넘습니다.
반도체 업황이 최악의 상황을 달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은데, 증권가는 반도체 관련주를 좋게 보고 있죠?
<기자> 삼성전자(0.78%)와 SK하이닉스(1.60%)는 나란히 어닝 쇼크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틀 연속 주가가 올랐습니다.
올해 실적 부진 우려가 이미 주가에 반영된 상태이기 때문이란 분석인데요. 시장은 반도체주를 앞으로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은 업종으로 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를 필두로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감산에 들어간 상황에서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 업황 회복은 물론 주가 상승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삼성전자의 감산 선언 이후 DDR4 16기가비트(Gb) D램의 현물 가격은 1년 1개월 만에 소폭 반등(0.78%)하기도 했습니다.
현물 가격은 향후 반도체 업황을 내다볼 수 있는 선행 지표로 여겨지거든요. 현물 가격이 이번 한 번 상승에 그치지 않고, 계속 오르는 시점을 주목해야 할 이유입니다.
이 때문에 증권가는 반도체주에 대해 조정 시 매수 전략을 조언합니다.
<앵커>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뜨거운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SG증권 사태'도 짚어보도록 하죠.
오늘도 3개 종목이 SG증권 등을 통해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하한가를 피하지 못했군요. 계속해서 하한가를 맞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선광과 서울가스, 대성홀딩스는 가격제한폭(-30%)까지 주가가 떨어졌는데요.
이들 종목은 나흘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면서 나흘 만에 주가가 반의 반토막 났습니다. 하한가를 피했지만, 삼천리(-27.19%), 다우데이타(-4.24%) 등도 하락했습니다.
매도폭탄 표적이 된 6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나흘 만에 7조 원 넘게 증발했습니다.
특히 선광과 대성홀딩스는 나흘 내내 외국계 증권사인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을 통해 매도 물량이 쏟아졌습니다. 이들 종목 거래량이 적고, 하한가에 내놓은 매도 물량이 100만 주가 넘는다는 점에서 내일도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어 보입니다.
증권가는 특정 외국계 증권사 창구에서 몇일 동안 매도 물량이 나온 것을 미뤄 볼 때 CFD 계좌에서 반대매매가 진행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CFD가 어떤 건지 생소한 분들도 있을 텐데요. 이 내용은 송민화 기자의 브리핑으로 확인하시겠습니다.
네, 지난 2021년, ‘한국계 월스트리트의 신화’로 불리던 빌 황이 투자금 26조 원을 단 이틀 만에 날리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운영했던 아케고스 펀드가 바로 'CFD(Contract for difference)'를 활용해 공격적인 매매에 나섰는데 예상과 달리 주가가 반대로 움직이면서 파산한 것입니다.
CFD는 말씀드린대로 '차액결제거래(Contract for difference)'를 말합니다.
CFD 계좌에 증거금이 들어있으면 주식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도 사고 파는 것이 가능하고, 거래 가격 변동에 따른 차익만 정산하면 됩니다.
이때 레버리지는 2.5배까지 적용되는데요.
예를 들어, CFD 계좌에 100만원의 증거금이 있으면 250만원에 해당하는 주식을 살 수 있는 겁니다.
거래 방법은 투자자가 이용하는 증권사와 SG증권과 같은 외국계 증권사가 서로 연계해서 자체 자금으로 주식을 대신 사주고 차액을 정산하는 방식이 적용됩니다.
CFD의 특징 중 하나는 보유한 주식의 하락폭이 일정 기준을 넘어갈 경우 한꺼번에 많은 반대매매가 나온다는 점입니다.
강제 반대매매가 나오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인데요.
첫 번째, 주가가 하락해 거래 당시 주가의 60% 미만으로 떨어지는 경우입니다.
다음날까지 부족한 증거금을 추가로 납입하지 못한다면 강제 반대매매가 시행됩니다.
예를 들어 100만 원짜리 A주식이 60%인 60만 원 밑으로 떨어질 경우 '증거금을 더 넣으라'는 마진 콜이 나오고 이에 응하지 못하면 전량 매도가 이뤄집니다.
두 번째는 실시간으로 기본증거금의 40% 아래로 보유잔고가 떨어지는 경우입니다.
만약 100만원의 증거금 중 40만원 밑으로 주식이 거래되는 경우, 그러니까 보유주식 가치가 250만 원에서 100만원 아래로 떨어지는 경우는 보유 잔고가 전부 반대매매에 들어갑니다.
각 증권사마다 증거금 비율이나 시각은 일부 차이가 있지만 반대매매가 나오는 방식은 동일합니다.
이와 같은 CFD거래는 소유권이 부여되지 않는다는 점과 실제 거래자의 정체가 숨겨진다는 점 때문에 조세 회피나 통정 거래 등 편법 수단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수시로 지적돼왔습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금융투자상품 잔고 5억 원 이상이던 전문투자자 요건을 5,000만원으로 대폭 낮추면서 전문투자자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CFD 진입 장벽이 낮아졌고, 거래량은 폭증했습니다.
악용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더 높아진 건데 금융당국은 레버리지 비율을 낮추는 정도에 그치면서 사실상 방임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내일 오전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를 모두 소집합니다.
SG사태와 관련한 사안을 다각적으로 살피고 대응 방안을 마련할 방침인데요.
어떤 내용들이 나올지도 잘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내일 간담회에서 어떤 내용이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까?
<기자> 내일 간담회에서는 CFD에 대한 증권사의 리스크 관리를 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업계 내에서 거론되는 방안으로는 먼저 증권사 CFD 한도를 줄이는 것이 있고요.
종목별로 매수할 수 있는 최대 금액에 제한을 두는 방안도 꼽힙니다. 매수 금액에 제한을 둠으로써 혹시라도 반대매매가 발생했을 경우 손실액을 줄여보자는 것이죠.
또 현재 2.5배까지 가능한 레버리지 배수를 줄이는 것도 방안 중 하나로 거론됩니다.
다만 이미 반대매매에 따른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상황이라 리스크 관리 방안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뒷북 논란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증시프리즘이었습니다.
신재근 기자 jkluv@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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