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LNG·LPG ‘듀얼 발전소’…울산GPS서 미래 에너지 길찾는다

고석현 2023. 4. 27.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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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찾은 울산 남구 미포국가산업단지 내 SK가스 울산GPS 공사현장. 공정률은 77.6%다. 사진 SK가스


“이곳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액화석유가스(LPG)와 액화천연가스(LNG)를 ‘듀얼 발전’ 할 수 있는 발전소입니다. 연간 860만 메가와트시(MWh)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데, 280만여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26일 공사가 한창인 울산 남구 미포국가산업단지 SK가스 울산GPS에서 만난 양택희 공사그룹 PL의 말이다. 공사 부지에 들어서자 100m 높이의 증류탑 2개와 철골 구조물, 그 사이로 가스·스팀터빈이 모습을 드러냈다. 양 PL은 “터빈 내부에 들어가는 발전기가 핵심”이라며 “발전기 크기는 25인승 버스와 비슷한 크기”라고 부연했다.

이곳은 LPG 사업을 주로 해오던 SK가스가 ‘서민연료 공급회사’라는 꼬리표 대신, LNG·수소를 포함하는 것으로 ‘비즈니스 모델 전환’을 알리는 상징적인 장소다. 1조40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3월 첫 삽을 떴다. 부지 면적은 14만㎡(약 4만2000평) 규모로, 축구장 19개 규모에 달한다. 현재 공정률은 77.6%다. 내년 1월 시운전을 거쳐 8월 상업운전 시작이 목표다.

SK가스 울산GPS 공사현장에 설치된 가스터빈. LNG·LPG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사진 SK가스


GPS의 핵심 설비는 가스터빈 2개와 스팀터빈 1개다. 가스터빈에서 일차적으로 전력을 생산하고, 여기서 발생한 고온의 배기가스를 배열 회수 보일러에 투입해 물을 끓이는 방식으로 스팀터빈을 돌린다. 겉모습은 여느 발전소와 다르지 않지만, 가스터빈에 LNG·LPG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평소엔 주로 LNG를 사용하지만, LNG 국제 가격이 급상승할 경우 상대적으로 저렴한 LPG를 사용해 발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총 발전용량은 1.2기가와트(GW)다.

LNG·LPG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건 울산이 가진 지리적 장점과 SK가스의 인프라 덕분이다. SK가스는 울산에 27만t 규모의 LPG 저장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울산GPS에서 약 3㎞ 떨어진 곳에 480만t의 LNG를 저장할 수 있는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를 건설 중이다. KET는 GPS와 함께 내년 상업운전을 시작한다. SK가스 측은 “안정적인 연료 공급이 가능하고, 울산 국가산업단지라는 대규모 전력 수요지에 있다”며 “발전 사업을 하기 위한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춘 셈”이라고 자평했다.

26일 윤병석 SK가스 대표가 울산 남구에서 열린 SK가스 울산GPS 미디어투어에서 비즈니스 전환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SK가스


윤병석 SK가스 대표는 “SK가스는 민수용 LPG 시장에서 산업체, 해외 트레이딩 등으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이제는 LNG 사업으로 새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며 “LPG·LNG를 동시에 공급하는 SK가스만의 ‘울산 모델’을 국내 타 지역뿐 아니라 아시아 지역까지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암모니아·수소 등 미래 에너지에도 대비하고 있는데,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 이번 LNG 확장을 통해 향후 미래 에너지 전환의 가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울산=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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