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이자이익 줄었다…‘역대급 실적’ 행진 주춤
금리 상승에 힘입어 역대 최고 실적을 이어온 금융권이 올 1분기에도 순항했다. 그러나 이자이익이 감소로 돌아서고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며 오는 2분기부터는 난항이 예상된다.
27일 주요 금융지주는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신한금융그룹은 1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38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32억원)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올해 적용된 새 회계기준 이전 발표치와 비교하면 0.9%(124억원) 감소한 수치다. 이자이익이 직전 분기보다 10%(2821억원)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쳤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상생 금융 지원 확대로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함에 따라 이자이익이 감소했다”면서 “올해 2월까지는 실적 악화가 우려됐으나 3월 이후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비(非)이자이익 개선으로 실적을 방어했다”고 밝혔다. NIM은 금융회사가 운용하는 자산 중 조달비용을 뺀 운용 수익을 나타내는 지표로, 높을수록 금융사의 수익성이 좋다는 의미다.
이날 KB금융그룹도 실적을 발표하며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370억원) 증가한 1조497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자비용이 증가한 탓에 KB금융의 이자이익은 전 분기 대비 6.9%(2070억원) 감소한 2조7856억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이날 1분기 1조102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22.1%(1998억원) 성장했다. 이자이익이 2조175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0.6%(2575억원) 감소했지만, 하나금융은 “수수료 이익 등 비이자이익의 개선으로 그룹의 손익구조와 체질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24일 우리금융그룹은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이 91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721억원)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자이익은 2조2188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5.5%(1300억원) 감소했다.
앞으로는 이전과 같은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시장금리는 하락 추세에 있다. 시장에선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그만큼 이자이익을 바탕으로 높은 실적을 거두기 힘들다는 의미다.
경기 둔화로 연체율이 오르고, 대손충당금 적립에 대한 요구가 커지는 점도 부담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주요 은행에 1분기 충당금 적립을 늘리라고 권고했다. 코로나19 이후 시행된 대출 만기 연장· 상환 유예 조치 등이 끝나면 숨어있던 부실 채권이 터져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충당금이 늘면 당기순이익도 줄어들 수 있다.
신한금융은 1분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전년 동기 대비 89.4% 늘렸다. KB·하나·우리금융도 각각 전년 동기보다 4.6배·2.1배·1.6배 많은 액수를 대손충당금에 전입했다.
금융당국이 2분기부터 추진하는 은행권 경쟁 촉진 방안도 금융사에게는 고민거리다. 정부는 오는 5월부터 소비자가 더 쉽게 낮은 금리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대환대출 플랫폼 구축을 지원한다. 6월에는 더 높은 금리의 예금에 가입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 출시도 추진한다. 은행권의 예대금리차 공시도 확대할 방침이다.
금융지주의 은행 외 계열사의 영업실적도 나빠지고 있다. 하나·우리금융의 경우 은행을 제외한 모든 계열사의 실적이 악화했다. 특히 조달비용이 늘며 카드사의 이익이 감소했다. 하나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63% 감소한 20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우리카드는 46.4% 감소한 458억원, KB국민카드는 31% 감소해 820억원, 신한카드는 5.2% 감소하며 1667억원을 기록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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