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윤석열 리더십 위기, 국익 사라진 한미정상회담"

최경준 2023. 4. 2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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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판문점선언 5주년 기념 학술회의'에서 한미정상회담 두고 "경제는 들러리였다" 맹비판

[최경준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7일 오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4.27 판문점선언 5주년 기념 학술회의'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 경기도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7일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경제는 완전히 들러리였다"며 "결국 국빈 만찬을 위한 정상회담이었지, 국익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정상회담이었다"고 맹비판했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4·27 판문점선언 5주년 기념 학술회의 : 평화의 봄을 부르다'에 참석, 환영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특히 "우리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지정학적인 리스크, 경제위기 가능성 등이 있지만 이와 같은 것들의 가장 큰 근저에는 리더십 위기가 있다"면서 "지금 윤석열 정부가 하는 여러 가지 외교, 남북문제, 경제에서 리더십 리스크(위기)가 크게 작용하고 있어서 그것이 가장 큰 어려움과 위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영 논리에 갇혀 무원칙하고 흔들리는 외교"

김동연 지사는 한미정상회담 직후 발표된 공동성명서 원문을 언급하며 "IRA나 반도체(지원법) 관련해서 '두 정상은 그동안 해왔던 최근의 노력을 평가한다'라고 했더라"며 "경제는 완전히 들러리였다"고 지적했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발코니에 올라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25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 부근에서 전국민중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 권우성
 
김 지사는 "경제문제만큼은 확실한 진전된 해결책을 기대했는데 경제는 들러리였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스스로 진영 논리에, 진영의 틀에 갇혀서 이와 같은 정상회담 결과와 지금과 같은 외교의 무원칙하고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다"고 성토했다.

앞서 김동연 지사는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미국을 방문해 미시간주 주지사 등을 만나 IRA, 반도체지원법 관련 한국 업체의 애로사항을 전달하고,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 김 지사는 당시 기자들과 간담회에서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경제정상회담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 지사는 이날 SNS에 올린 글에서도 "공동선언문에는 이런 문제(IRA, 반도체지원법)를 풀기 위한 노력을 평가(appreciated)하고, 앞으로 두 정상은 협의(consultation)를 계속하자는 말만 있다"며 "이런 표현은 외교적 수사일 뿐 알맹이 없는 얘기란 것을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경제는 들러리에 불과했다"고 거듭 비판했다.

"중앙정부에 대해 '워치독' 역할 할 것"

김동연 지사는 "한미정상회담에서는 핵 확장억제에 대한 얘기를 아주 화려한 립서비스로 포장했다고 생각한다"며 "핵 확장억제에 대한 얘기는 어떠한 비상한 사태를 상정하는 것인데 우리는 전쟁이 나거나 갈등이 생겼으면 미연에 방지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지, 이와 같은 식으로 하는 것은 남북 관계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또 "어떻게 한일정상회담에서 그런 결과가 나올 수 있겠으며 (우크라이나) 살상 무기 지원에 대해 암시할 수 있으며 또 균형이 중요한 외교에 있어서 중국과의 관계에서 이렇게 할 수 있겠느냐"며 "원칙과 철학이 분명하지 않으면 정권의 교체에 따라서 또는 다른 나라와의 그때그때 생각과 관계에 따라서 외교는 휘둘리게 될 것이다. 지금이 딱 그런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동연 지사는 "소위 '워싱턴선언' 속에 립서비스와 과대한 포장이 있을 뿐, 정말 우리 국익을 위해서 또는 우리가 견지해 왔던 원칙과 철학에 대해서는 전혀 다른 모습의 성과라고 생각하면서 다시 한번 5년 전 4·27 판문점회담과 선언을 되돌아보게 한다"고 말했다. "어쩌면 과대한 포장만 있었던 '워싱턴선언'이 있었기 때문에 5년 전 판문점선언이 더욱 뜻깊은지도 모르겠다"는 것이다.

김동연 지사는 마지막으로 "북한과 최대 접경지대인 경기도가 오늘 4·27 판문점선언 5주년을 맞으면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최대한 하겠다는 약속을 한다"며 "가장 큰 광역자치도로서 지금 중심을 못 잡고 있는 중앙정부에 대해서 워치독(감시자) 역할을 하겠다는 다짐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서 김동연 경기도지사,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명예이사장, 김영주 국회 부의장, 국회의원 및 주요 내빈 등이 27일 오후 한국거래소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4.27 판문점선언 5주년 기념 학술회의에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경기도
 
한편 이날 열린 '4·27 판문점선언 5주년 기념식 및 학술회의'는 경기도와 사단법인 한반도평화포럼, 문재인 정부 인사들로 구성된 정책 포럼 '사의재'가 공동 개최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선언의 역사적 의미를 살치고, 한반도 평화를 향한 다양한 해법을 논의했다.

기념식에서는 김동연 지사의 환영사를 비롯해 임동원 한반도평화포럼 명예이사장이 격려사, 임종석 2018 남북정상회담 이행추진위원장이 기조연설을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직접 참석하진 않고, 기념사를 전달했다.

학술회의는 2개 부문으로 진행돼 1세션은 '정전 70년과 4.27 판문점선언', 2세션은 '한반도 군사위기와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이라는 주제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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