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팝송 열창에 바이든 환호…文 때와 사뭇 다른 한미 '봄바람'

정도원 2023. 4. 2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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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무대로 이끌며 애창곡 불러 달라 요청
尹, 돈 맥클린의 '아메리칸 파이' 열창
돈 맥클린 친필사인 담긴 통기타도
바이든으로부터 선물 받아 '화기애애'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한국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 환영 만찬에서 팝송 '아메리칸 파이'를 열창하자, 곁에 서있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리액션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국빈 방미 환영 만찬 자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통기타를 선물받고, 자신의 애창 팝송을 깜짝 열창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곁에서 환호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12년 만에 성사된 국빈 방문의 '봄바람'이 지난 문재인정권과는 사뭇 다른 한미 관계의 온도차를 보여준다는 관측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국빈 환영 만찬에서 윤 대통령에게 돈 맥클린(Don McLean)의 친필 사인이 담긴 통기타를 선물했다. 돈 맥클린은 미국의 포크 싱어송라이터로 우리 국민들에게도 친숙한 유명 팝송을 여러 곡 불렀다.


환영 만찬 중 진행된 음악 공연에서 미국의 유명 뮤지컬 가수인 놈 루이스, 레아 살롱가, 제시카 보스크 등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노래 공연을 선보였다가, 앙코르 곡으로 맥클린의 '아메리칸 파이'를 불렀다. 이들은 앙코르 곡을 부르기에 앞서 "윤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라고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공연이 끝나자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을 무대로 이끌며 애창곡을 직접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 직속 해병대 밴드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어 롱 롱 타임 어고우(A long long time ago, 아주 오래 오래 전에)"라며 '아메리칸 파이'를 부르기 시작했고,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장내 내빈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


윤 대통령의 약 1분 간의 열창이 끝나자 내빈들은 열광적인 분위기 속에서 기립박수를 보냈다. 윤 대통령의 열창 중 바로 곁에 서서 환호를 유도하며 호응을 보내던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이 이렇게 노래를 잘 부르는지) 전혀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이외에도 이날 만찬에서는 미국 측이 우리를 최대한 예우하는 요소가 곳곳에 마련됐다.


테이블 등 곳곳에 제주 왕벚꽃 장식이 놓였으며 메뉴판에는 무궁화 문양이 새겨졌다. 건물 내부에서는 우리 특유의 곡조인 '밀양아리랑'의 오케스트라 연주가 울려퍼졌다.


이같은 극진한 환영 만찬은 직전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만남과는 분위기나 열기가 사뭇 다르다는 분석이다. 지난 2021년 미국을 '실무방문' 했던 문 전 대통령은 별도의 만찬 대신 37분간 진행된 문재인·바이든 단독 회담에서 오찬을 겸했다. 오찬 메인메뉴로 나왔던 '크랩 케이크'는 이번 환영 만찬에서는 전채로 쓰였다.

메뉴판에 무궁화 문양, 건물 내부에선
'밀양아리랑' 곡조 흥겹게 울려퍼져
文-바이든 때는 없었던 '극진한 만찬'
당시 오찬 메인메뉴가 지금 만찬 전채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한국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국빈 환영 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포크 싱어송라이터 돈 맥클린의 친필사인이 담긴 통기타를 깜짝선물 받고 있다. 돈 맥클린의 '아메리칸 파이'는 윤 대통령의 애창곡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AP/뉴시스

환영 만찬 시작에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70년 간의 한미동맹의 성과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 시작에 앞서 아일랜드 시인 셰이민스 하니의 "존경받는 행동이야말로 모든 사람들 사이에서 힘을 얻는 길"이라는 문구를 언급하며 "지난 70년간 한미동맹을 지탱해온 분들의 존경받은 희생과 행동이 모여 우리의 동맹은 미래를 향해 함께 행동하는 강력한 동맹이 됐다"고 했다.


아울러 "우정은 네 잎 클로버 같아서 찾기는 어렵지만 일단 갖게 되면 그것은 행운이라는 속담이 있다"며 "오늘은 한미동맹이라는 네 잎 클로버가 지난 70년의 영광을 넘어 새 뿌리를 뻗어나가는 역사적인 날로 기억되기 바란다"고 했다.


국빈 환영 만찬의 건배사로는 "우리의 강철 같은 동맹을 위하여"라고 외쳤다.


이날 국빈 만찬에는 우리 측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경제계 인사 35명을 비롯해 내빈 200여 명이 함께했다. 할리우드 스타 앤젤리나 졸리와 한국에서 유학 중인 장남 매덕스, 야구선수 박찬호 부부, 재일교포 삶을 그려낸 베스트셀러 '파친코'의 작사 이민진 씨 부부 등도 초대를 받았다.


전채로 제공된 '크랩 케이크'에는 고추장과 서양식 식초·오일 드레싱을 섞은 '고추장 비네그렛'이 곁들여졌고, 양배추와 콜라비, 펜넬, 오이 샐러드가 함께 올랐다.


메인 코스인 소갈비 찜엔 미국 남부식 사이드 요리인 굵게 빻은 흰 강낭콩과 한국 요리에 자주 쓰이는 잣을 곁들였다.


후식으로는 '레몬 바 아이스크림'과 바나나를 반으로 잘라 아이스크림을 채운 '바나나 스플릿'이 제공됐다. 바나나 스플릿에는 된장 캐러멜 소스를 곁들였다.


만찬 메뉴는 미국과 한국의 식재료들이 어우러져,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이해 '화합'의 의미가 돋보였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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