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th JIFF] 다르덴 형제가 바라본 유럽 속 아프리카 난민의 현실
개막작 선정
벨기에 거장 장 피에르·뤽 다르덴 감독이 유럽에서 방황하는 아프리카 어린이 난민의 슬픈 현실을 고발했다.
27일 오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토리와 로키타' 기자회견이 장 피에르 다르덴, 뤽 다르덴 감독과 정준호·민성욱 집행위원장, 전진수 프로그래머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토리와 로키타'는 벨기에 도시를 배경으로 아프리카 이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75주년 특별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사회 문제와 함께 인간의 내면, 관계의 복합성을 섬세하게 다뤘다. 다르덴 형제는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팬들과 만나기 위해 처음으로 내한했다.
다르덴 형제는 당초 2019년 전주국제영화제 특별전으로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팬데믹으로 무사된 바 있다. 다음을 기약한 다르덴 형제는 24회 전주국제영화제를 통해 약속을 지켰다. 뤽 다르덴 감독은 "한국은 훌륭한 영화 감독이 많아 영화로만 접했다. 이번 기회에 새로운 문화를 접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라고 한국을 찾은 소감을 밝혔다.
장 피에르 다르덴 감독은 영화 속 아프리카 이주민의 현실을 신문기사를 통해 접했다. 그는 "기사에서 수백 명의 외국인 어린아이들이 유럽으로 넘어오며 사람들 모르게 사라져버린다고 읽었다. 제가 봤을 때 오늘 날 갑자기 어린 아이가 사라진다는 건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 영화를 만들게 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이야기를 해보자란 생각에 두 아이의 우정을 그려고 보고 싶었다. 아무리 어려운 난관들이 있다고 해도 두 아이들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거기에 중점을 맞춰 시나리오를 만들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속에는 로키타가 체류증을 얻지 못하자 불법으로 마약 재배소에서 일하는 장면들이 등장한다. 어른들은 어린 로키타에게 체류증을 빌미로 아동 착취와 성학대를 자행한다. 뤽 다르덴 감독은 "대마장 세트는 경찰의 도움을 받았다. 친구 중에 마약반에서 일하는 경찰이 있어서 사진을 참고했다. 미라화나 재배지에서 갱단을 잡았던 사진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 세트장은 현존하는 마리화나 재배지와 비슷하다"라고 말했다.
장 피에르 다르덴 감독은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토리와 로키타의 친구가 된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장 피에르 다르덴 감독은 "아시다시피 외국인으로 사는 삶은 쉽지 않다. 외국인을 겁내는 사람도 많다. 친구인 외국 두 아이들을 보여주는 게 저희의 목적이었다. 모든 사람들에게 우정이라는 공통적인 요소가 있지 않나. 이 영화를 보고 나서 두 사람을 생각해 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뤽 다르덴 감독은 "부모가 없는 외국인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사회에서 가장 큰 취약자다. 어린이 자체도 취약자인데 외국이라는 점이 이들을 더 차가운 사회로 내몰고 있다. 두 외국 어린이들이 어른 앞에 있을 때 어떤 어려움에 봉착하게 되는지 보여주려 했다. 마지막 장면에서 '누나에게 체류증이 있었다면 나는 학교에 가고 누나는 가사 도우미로 일할 수 있었을텐데'라는 토리의 대사가 있다. 우리가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다"라고 강조했다.
극중 주인공인 토리와 로키타를 연기한 파블로 실스, 졸리 음분두는 한 번도 연기를 해본 적 없는 일반인이다. 장 피에르 다르덴 감독은 "비전문 배우와 일하는 건 처음이었다. 한 번도 연기해 본 적 없다 보니 처음에는 작업할 때 스트레스를 받았다. 전 영화들에서도 미성년자가 나올 때 전문 배우의 도움을 받아 영화를 찍어왔는데 그냥 하던 대로 하고 싶어서 모든 컷을 5주간 연습시켰다. 연습하다 보니 우려는 금방 사라졌다"라고 두 배우를 칭찬했다.
그러면서 "두 배우를 기용한 건 내기나 마찬가지였다. 이 내기에 어려운 난관이 있었지만 금방 극복했다. 토리와 로키타의 연기를 보니 제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다르덴 형제는 공동작업을 하면서 1999년 '로제타', 2005년 '더 차일드'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2011년 '자전거 탄 소년'으로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뤽 다르덴 감독은 "우리는 이견이라는 게 없다. 어떤 영화를 마음 먹으면 형과 상의하며 시나리오를 쓴다. 서로 의견을 공유하기 때문에 문제 되는 부분이 없다. 우리는 항상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한다. 같은 어리시절을 보내고 한 부모 아래서 자랐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 싶다"라고 공동 작업에 대해 말했다.
마지막으로 다르덴 형제는 영화의 다양성을 강조했다. 뤽 다르덴 감독은 "엔터테인먼트라는 건 찰리 채플린 때부터 있었다. 지금에 비해 날렵하고 지능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사실 요즘 영화는 질이 낮아졌다는 느낌을 받기도 하지만, 영화는 블록버스터, 예술, 독립, 등 다양성이 중요하다. 저는 앞으로 영화계가 다양성이라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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