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그룹 1분기 순익 5조 육박…이자이익만 10조로 '껑충'

작년 '최대 실적' 은행 순익도 14%↑
금리상승 수혜…'이자장사' 비판도

국내 4대 금융그룹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00억원 넘게 불어나며 5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이익만 10조원에 육박하며 실적 개선을 이끄는 모습이다.

고금리로 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이 가중되는 와중 금융사들만 이자 장사로 배를 불리고 있다는 지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이 올해 1분기에 거둔 당기순이익은 총 4조89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3121억원) 늘었다.

금융그룹별로 보면 우선 KB금융의 당기순이익이 1조4976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5% 증가하며 최대를 기록했다. 신한금융 역시 1조3880억원으로, 하나금융은 1조1022억원으로 각각 0.2%와 22.1%씩 해당 금액이 늘었다. 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도 9113억원으로 8.6%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의 배경에는 역시 은행을 중심으로 한 이자 마진의 성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조사 대상 금융그룹들의 이자이익은 총 9조7195억원으로 6.2%(5716억원) 늘었다.

KB금융의 이자 이익이 2조7856억원으로 5.1% 증가하며 가장 규모가 컸다. 신한금융 역시 2조5401억원으로, 우리금융은 2조2188억원으로 각각 2.0%와 11.6%씩 이자 이익이 늘었다. 하나금융의 이자 이익도 2조1750억원으로 7.8% 증가했다.

예대 마진을 기반으로 4대 은행의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3조7001억원으로 14.5% 증가했다. 하나은행이 9707억원으로 45.5%, 신한은행이 9349억원을 7.6% 늘었다. 우리은행은 8630억원으로 20.0% 증가한 반면, 국민은행만 9315억원으로 4.7% 감소했다.

이렇게 은행권의 이자이익이 확대된 것은 지난해부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영향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유행 등을 거치며 은행 대출이 늘어난 가운데,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시장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로 벌어들인 이익이 크게 불었다. 덕분에 4대 은행의 지난해 실적은 역대 최대를 기록하기도 했다.

사상 최대를 기록한 전년보다 실적이 개선된 만큼, 올해도 금융지주 이자이익을 뒷받침삼아 실적 순항 가도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금융당국은 지난해 금리상승기 금융사들이 지나친 이자장사를 벌여 서민들의 빚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을 이어온 만큼, 올해도 비슷한 비판이 나올 공산이 커졌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월 "은행권이 과점 형태로 영업이익이 발생하는 특권적 지위가 부여되는 측면이 있다"며 "어려움을 겪는 실물경제에 자금지원 기능을 해야 하는 근본적인 역할이 있는 점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압박했다. 이 원장은 올해들어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을 방문하며 상생금융을 주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