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은 감산, 투자는 투자'…실적 한파 이겨낼 삼성전자의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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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계속되는 반도체 한파 여파에 DS부문에서만 4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63조7454억원, 영업이익 6402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조원 아래로 떨어진 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 사상 최대인 6조5800억원을 R&D에 투자하고, 시설투자에도 1분기 기준 최대 규모인 10조7000억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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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적자만 4조원 넘어
"구형 제품 위주로 감산"
R&D, 설비투자는 대폭 늘려
삼성전자가 계속되는 반도체 한파 여파에 DS부문에서만 4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다. 전사 영업이익도 1조원 아래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분기 사상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R&D) 투자를 단행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당장 실적보다는 첨단 공정과 고부가제품 비중을 늘리고 미래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63조7454억원, 영업이익 6402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8.05%, 영업이익은 95.47%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조원 아래로 떨어진 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 만이다. DS부문은 매출 13조7300억원과 4조48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매출 26조8700억원, 영업이익 8조4500억원)와 비교하면 매출은 반토막났고, 영업이익은 무려 13조원이 증발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전반적인 수요 감소를 실적 악화 원인으로 꼽았다. 대외 경기 둔화로 인해 고객 구매 심리가 약화되고 고객사 위주의 재고 조정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D램의 1분기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가 10% 초반 정도 하락했고, 낸드플래시의 비트그로스는 한자릿수 초반가량 성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ASP(평균판매가격)의 경우 D램은 10%중반 가량 하락, 낸드는 10% 후반 정도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이에 메모리 재고를 줄이기 위해 삼성전자도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이어 감산에 동참했으며, 오는 2분기부터는 재고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김 부사장은 "충분한 물량을 보유한 레거시(구형) 반도체 제품 중심으로 감산이 진행되고 있다"며 "2분기부터 재고가 감소하기 시작할 걸로 예상되며 하반기에 감소폭이 더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감산과 별개로 시설투자와 R&D 투자는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미래경쟁력 강화를 위해선 중장기적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는 1분기에 사상 최대인 6조5800억원을 R&D에 투자하고, 시설투자에도 1분기 기준 최대 규모인 10조7000억원을 쏟아붓기로 했다.
김 부사장은 "미래 경쟁력을 위해 지금부터 선제적으로 투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전년과 유사한 수준의 캐펙스(설비투자)는 유지하며 R&D 비중은 지속해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평택 3기와 4기 라인 위주로 인프라 투자를 지속해 필수 클린룸을 확보하고 중장기 수요 성장세에 적기 대응하겠다"고 부연했다.
PD·서버용 D램 중에서도 고부가 제품으로 꼽히는 DDR5 판매에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DDR5는 신제품으로 아직 고객사들의 재고 수준이 낮은 상황이라 하반기에도 수요는 추가적으로 증가할 수 있어서다. 김 부사장은 "현재 기준으로 고객사의 PC, 서버용 D램 가운데 DDR5 채용 비중은 20% 초반 수준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에 DDR5 선단공정 전환을 가속화해 지속적으로 제품 경쟁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따.
한편, 최근 미국의 반도체지원법 시행에 따른 국내 기업의 피해 우려에 대해 서병훈 부사장은 "미국 정부가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개별 기업과 협상을 통해 구체화한다고 밝혔다"며 "삼성전자도 이런 절차에 동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가능성과 시나리오에 대해 검토하고 있고 가능한 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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