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주춤한 ‘맏형’ LG화학, "혹한기에도 미래 투자 계속" (종합)

오수진 2023. 4. 2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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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1Q 영업익 7910억…전년비 22.8%↓
"LG엔솔도 힘 못쓰네"…석화 업계 불황 장기화
LG화학 "상반기 저점…하반기나 돼야 숨통"
진행 중인 투자 프로젝트는 차질 없이 진행
LG트윈타워 전경.ⓒ데일리안DB

지난해 석유화학업계 혹한기 속에서도 나홀로 웃던 LG화학이 불황 장기화로 올해는 결국 무릎을 꿇었다. ‘캐시카우’ 석화부문의 손실이 지속되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온 LG에너지솔루션도 힘을 쓰지 못한 모양새다. 하반기나 돼야 숨통이 트이겠지만,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차질 없이 진행하겠단 방침이다.


LG화학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4조4863억원, 영업이익 7910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4.9%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22.8% 감소했다.


배터리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하면 실적은 더욱 쪼그라든다.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LG화학의 1분기 실적은 매출 7조5286억원, 영업이익 1410억원이다.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석화 시황이 여전히 좋지 못한 것을 알 수 있다. 1분기 석화부문이 영업손실 508억원을 기록한 것이다.


올해에도 글로벌 경기 둔화가 계속되면서 소비나 투자, 환율 등 불확실한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회복세가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다. 2분기부터 성수기에 진입하고, 점진적으로 수요가 회복세를 타면서 석화 사업이 흑자 전환할 수 있단 기대감은 있지만, 이 마저도 개선폭이 적을 것으로 전망했다.


차동섭 최고재무책임자(CFO) “여전히 높은 유가 상황, 공급 과잉으로 개선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가 저점일 것으로 보며, 하반기부터는 시장이 개선될 것으로 분석했다.


차동섭 CFO는 “올해 상반기 이후 개별제품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하반기부터는 시황이 완만하게 개선될 것”이라며 “본격적인 턴어라운드 시기를 논하긴 어렵지만 하반기 이후 역내 신규 공급이 줄어들고 중국의 수요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수익성 개선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현재 진행 중인 투자는 계속해 추진할 계획이다. 경영환경 불확실성이나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도 계획 변경 없이 진행하겠단 방침이다.


양극재 미국 현지화의 경우 고객사의 요청이 꾸준히 이어짐에 따라 투자 계획을 변동 없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향후 이를 통해 첨단세액 공제 등으로 적정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화유코발트와의 합작법인(JV) 추진 우려에도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IRA 시행으로 중국 기업인 화유코발트가 외국우려단체(FEOC)에 포함될 수 있단 우려가 나왔는데, 지침이 강화될 경우 화유코발트 지분 모두를 인수해 대응하겠단 것이다.


앞서 LG화학과 화유코발트는 총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8년까지 새만금산단 6공구에 전구체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LG화학은 “FEOC 규정은 반도체 칩스를 준하는, 중국 지분 25% 정도 수준으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화유코발트가 당사보다는 안정적으로 니켈 중간재료를 소싱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보고 있어 JV를 진행하는데, 만약 중국 지분이 완전 배제돼야 한다는 내용으로 지침이 내려진다면 필요시 화유코발트 지분을 전량 인수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또 화유코발트와의 전구체 공장 양산도 목표 시점보다 앞당길 계획이다. LG화학 “양산 시점을 2028년으로 잡은 것은 내부적으로 진행하는 기본 설계, 신규공정 기술 적용 등의 측면이 있어 일정을 다소 여유롭게 잡았다”며 “이 시점보다는 최대한 빨리 양산을 진행하도록 내부적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3대 신성장동력 육성도 가속화한다. 지난 달 LG화학은 배터리재료, 친환경 소재 중심의 지속가능한 솔루션(Sustainable Solution) 사업, 글로벌 신약 분야에 2025년까지 10조원을 투입해, 매출을 2030년 30조원 수준으로 육성하겠단 목표를 세웠다.


아직은 기술적, 공급망관리(SCM)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부족하지만 전략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인수합병(M&A), 합작법인(JV) 설립 등을 통해 3대 사업을 빠르게 육성시키겠단 계획이다.


이와 함께 부진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할 방침이다. LG화학은 “사업 매각은 투자 재원 마련 차원이 아니라 기업에서 늘 일상적으로 있는 일"이라며 "포트폴리오 관리 측면에서 비핵심자산이나 성장성이 정체된 그런 사업은 늘 매각 혹은 철수하는 등의 포트폴리오 조정은 늘 있는 일이고 항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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