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1분기 영업익 1.5조 '깜짝실적'…가전·전장 '최대'(종합)

LG전자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기업간거래(B2B) 매출 비중을 높이는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원자재 구매부터 공급망관리, 생산, 물류,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한 효과가 나타나며 가전(H&A)과 전장(VS) 사업 부문에서 매출액·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1분기 기록을 남겼다.

27일 LG전자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0조4159억원, 영업이익 1조497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숫자로만 보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동기대비 2.6%, 22.9%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1분기 8000억원 상당의 일회성 특허 수입이 영업이익에 포함됐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실적은 사실상 수익성이 확대됐다고 볼 수 있다. 역대 1분기 실적 가운데 매출액은 두 번째, 영업이익은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LG전자는 2009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의 영업이익(6402억원)을 추월했다. 양사의 TV·가전 사업만 비교해도 LG전자의 영업이익이 1조2191억원으로 삼성전자 1900억원의 6배가 넘는다.

LG전자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 수준 경영실적을 달성한 데에는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영향이 크다. 사업부문별로는 가전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가 1분기 매출액 8조217억원 영업이익 1조18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1분기 최대치다. 영업이익은 단일 사업본부 기준 사상 처음으로 분기 1조원을 넘겼다.

특히 유럽 등 선진 시장을 중심으로 강화되는 에너지 규제에 대응해 히트펌프, ESS 등 고효율·친환경 제품의 매출이 늘었다. 기존 프리미엄 가전의 경쟁우위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많이 팔리는 제품군의 라인업을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이 힘을 발휘했다. LG전자는 에어컨 시장이 본격 성수기에 접어드는 2분기에 고효율·친환경 제품을 앞세워 성장에 본격 속도를 낼 방침이다. 렌탈·케어십 등 비 하드웨어 영역에 해당하는 서비스 사업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LG전자의 렌탈·케어십 서비스 매출의 최근 5년간 연평균성장률은 30% 이상이다.

TV를 포함하는 HE사업본부는 1분기 매출액 3조3596억원, 영업이익 200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유럽의 지정학적 이슈 장기화에 수요 둔화가 이어지며 전년 동기 대비 다소 줄었다. 다만 웹OS 플랫폼 기반 콘텐츠·서비스 사업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데다 정교한 시장 수요 예측과 효과적인 공급망·비용 관리로 흑자 전환엔 성공했다.

VS 사업본부는 1분기 매출액 2조3865억원, 영업이익 54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1분기 실적 가운데 최대치를 달성했다. 지난해 말 80조원에 달하는 수주잔고가 순차적으로 판매물량 확대로 이어져 매출액이 크게 늘었다. 수익성은 매출 확대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가 나타나고, 그간 주력해 온 안정적 공급망 관리에 힘입어 전년 동기 및 직전 분기 대비 개선된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B2B 사업이 집중된 BS사업본부는 1분기 매출액 1조4796억원, 영업이익 657억원을 기록했다. IT 제품 수요 감소에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다소 줄었지만 졸업, 입학 시즌에 맞춰 초슬림 LG 그램 등 경쟁력 있는 제품을 앞세운 대응 덕에 직전 분기 대비 성장세를 나타냈다. LG전자는 노트북, 게이밍모니터 등 프리미엄 IT 라인업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