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대우조선해양 결합에 "조건부 승인 아쉽지만 환영"

윤성효 2023. 4. 2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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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대우조선지회 "빠른 정상화"... 박종우 시장·변광용 위원장도 입장문

[윤성효 기자]

 거제 대우조선해양 전경.
ⓒ 윤성효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승인하자, 경남 거제지역에서는 '환영'의 목소리와 동시에 '조건부'여서 아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는 27일 낸 입장문을 통해 "한화-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은 아쉬운 결정이다"라며 "지나친 경쟁보다는 협력적 경쟁관계 구축으로 대한민국 조선산업의 발전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불합리한 결정이지만 대우조선해양의 빠른 정상화를 이루어 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화로 기업결합이 발표나고 기업결합 심사 5개월간 경쟁 6개국의 기업 결합이 승인을 했음에도 한국공정위는 시간 끌기를 해왔다. EU보다 한달의 시간을 더 소비하고 발표한 조건부 승인에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이어 "상당부분 경쟁사의 의견을 반영한 시정조치 내용이 담겨 있다고 지회는 판단하고 있다. 그동안 경쟁사 HD현대중공업의 불공정 행위는 많이 있었다"며 "6개월이면 끝날 EU심사를 3년간 끌며 대우조선의 성장을 방해했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지회는 "이제는 조선 강국으로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서로간 성장을 방해하는 행위보다는 협력적 경쟁관계로 지향해 나가야 할 것"이라며 "이제부터 한화의 역할이 중요하다. 공정거래위의 불합리한 조건의 승인이지만 대우조선해양은 빠른 정상화와 구성원의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하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거제시(시장 박종우)는 이날 환영 입장을 냈다. 시는 "기업결합 심사 승인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거제 지역사회도 공정위의 신속한 심사를 환영하는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박종우 시장은 "공정거래위의 신속한 기업결합심사는 자본논리에 앞서 대우조선 정상화에 대한 시민들의 염원을 잘 헤아려준 것이라 생각된다"며 "거제시도 기업과 지역경제 발전에 차질이 없도록 다방면에 걸친 행정적 지원을 통해 미래의 새로운 거제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지역경제 회복에 대한 시민들의 바람은 한시도 지체될 수 없다"며 "한화도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조속히 경영정상화를 이뤄 시민들의 염원에 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변광용 더불어민주당 거제지역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조선업 임금 인상 통한 거제 경제 살리기에 한화의 과감한 투자, 결단으로 지속성장, 동반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 위원장은 "대우조선해양-한화 결합의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바라온 시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다소 아쉬운 결정임에도 한화는 이를 수용했다. 대우조선해양 정상화를 바라는 한화의 조건부 승인 수용을 환영한다"고 했다.

그는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이뤄진 전문성 없는 대규모 낙하산 인사는 대우조선해양 정상화를 가로막고, 돌이킬 수 없는 큰 위기에 빠뜨리며 임금 삭감과 구조조정, 지역 상권 위기 등 그 피해를 고스란히 노동자와 지역사회에 전가시켰다"며 "시급한 인력 수급 문제의 핵심은 노동자 임금 인상과 협력사 단가 현실화이고, 처우개선과 다단계 협력사 고용 구조 해결 등을 비롯해 획기적 방안 마련으로 조선 현장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위, '시정조치 부과 조건' 승인

공정거래위원회는 26일 전원회의를 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그룹 5개 계열사가 대우조선해양 주식 49.3%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시정조치 부과 조건'을 붙여 승인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함정 부품 일부에 대한 가격과 정보 차별 금지 등이 포함된 시정조치를 조건으로 내걸었다. 이로써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국내외 기업결합 심사 절차는 마무리됐다. 앞서 유럽연합,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 해외에서도 통과됐다.

한화는 오는 5월에 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 참여를 비롯해 주주총회를 통한 이사 선임 등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또 회사 명칭을 '한화오션' 내지 '한화조선해양' 등으로 변경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대우그룹 부도 이후 워커아웃을 거치면서 산업은행을 통한 공적자금이 투입돼 20년 넘게 '주인 없는 회사'로 지내왔다. 지금까지 대주주가 산업은행이었는데, 앞으로는 한화로 바뀌게 된다.

앞서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하기로 하고 절차를 진행하다 유럽연합 등 해외에서 독과점을 이유로 기업결합 심사 승인을 받지 못해 무산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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