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흔들, '설화' 폭발…민주당, 지지율 넘어 '총선 위기'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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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지지율 하락으로 인한 고민에 빠졌다.
돈봉투 의혹과 민형배 의원의 꼼수복당으로 불거진 '신뢰' 위기에 장경태 최고위원의 '성적 학대' 설화 등이 겹치면서 민심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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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 의혹' 인한 실망감 반영…무당층↑
민형배 복당·장경태 설화 등에 '당 지지율'
추가 하락 우려↑…"새 전략 필요" 의견도
더불어민주당이 지지율 하락으로 인한 고민에 빠졌다. 돈봉투 의혹과 민형배 의원의 꼼수복당으로 불거진 '신뢰' 위기에 장경태 최고위원의 '성적 학대' 설화 등이 겹치면서 민심이 악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서다. 당내에선 이같은 지도부의 움직임이 전통적인 진보 지지층의 결집을 위한 것이란 걸 고려하더라도 최근 점점 늘어나고 있는 중도·무당층을 잡아야 하는 수도·충청권 민심에 악영향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일각에선 지도부 차원에서 다른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7일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24~25일 정당 지지율을 설문한 결과 민주당의 지지율은 직전 조사 대비 4.6%p 하락한 36.0%를 기록했다. 38.6%의 지지율을 나타낸 국민의힘보다 2.6%p 낮은 수치다.
민주당 지지율 위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6일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직전 조사 대비 4.1%p 하락한 34.9%까지 떨어졌다. 국민의힘(34.5%)과의 격차는 0.4%p까지 좁혀졌다.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조사한 결과에서도 민주당의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4%p 하락한 32%를 기록하면서 국민의힘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정치권에선 이같은 민주당의 지지율 약세가 송영길 전 대표를 선출한 지난 2021년 5·2 전당대회에서 돈봉투가 살포됐다는 녹취가 공개된 여파로 분석하고 있다. 서요한 여론조사공정㈜ 대표는 "직전 조사에서 민주당에 추월당했던 국민의힘이 송영길 전 대표의 돈봉투 살포 의혹으로 다시 민주당을 오차범위 내에서지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향후 지지율이 더 하락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오고 있단 점이다. 가장 큰 우려는 전날 전격적으로 당에 복당한 민형배 의원이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지탄받는 시점에 꼼수 탈당에 대한 비판 여론을 감안하면 무리한 조치였다는 당내 지적이 나온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민 의원 복당을 언급하면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과정에 관한 최근 헌법재판소 판단을 상기하며 "국회 운영이 잘못됐다는 판단을 받았으면 당연히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민형배 의원은 광주 광산을을 지역구로 뒀고 지난 총선 때 전국 최고 득표율(84.05%)로 당선된 경력이 있는 사람"이라며 "복당이 민주당에게 중요했던 이유는 광주 광산을을 비롯한 기존 전통 지지층을 향해 굳건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지만, 민주당 지지층이 아니라면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하는 이슈"라고 설명했다.
이 상황에서 송영길 전 대표가 언론 창구 역할을 같은 당 김의겸 의원에게 요청했다가 논란이 일자 취소하는 일이 벌어진 점도 우려할 포인트로 지목된다. 이미 탈당한 송 전 대표의 언론 대응을 당 대변인 출신인 현역 의원이 맡는 것이 부당하다는 내부 비판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또 장경태 최고위원이 윤 대통령이 미국에 도착해 환영 나온 화동의 볼에 입을 맞춘 것을 두고 "미국에선 성적 학대로 간주된다"고 주장한 발언이나, 양이원영 의원이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이 넷플릭스에 3조3000억원 가량을 투자하기로 했다는 뉴스가 나온다. 왜 투자하나?"라며 뉴스를 오독하면서 발생한 설화(舌禍)도 당 지지율에 악재로 반영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위의 여론조사들이 이같은 사건이 터지지 전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약세는 이미 예고돼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발언들이 당내 우려를 더 고조시키는 이유는 내년 총선 악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특히 2024년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은 현 시점에 지지율이 더 떨어질 경우 지역구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수도권 지역구 의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최근 무당층은 늘어나는 모양새다. 여론조사공정㈜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을 등진 유권자는 국민의힘이나 정의당으로 흡수되지 않고 '지지 정당 없음' 무당층으로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 정당이 없다'는 무당층이 14.7%에서 19.3%로 4.6%p 급증했다.
국민리서치그룹·에이스리서치 조사에서도 무당층은 직전 조사 대비 4.7%p 급등했다. 민주당 등 특정 정당을 지지하던 응답자들이 대거 빠져나간 것으로 분석된다. 또 한국갤럽 조사 결과에서도 돈 봉투 의혹이란 악재를 만난 민주당은 중도층(38→28%)뿐만 아니라 진보층(68→61%)에서도 지지율 하락 폭이 컸다. 무당층은 일주일 전보다 2%p 오른 31%까지 상승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기존 지지층을 잡겠다는 의도는 알겠으나 수도권처럼 중도·무당층이 높아지는 지역에선 총선을 어떻게 준비하라는 것인지 걱정"이라며 "차기 원내대표의 변화와 함께 당의 기조가 좀 변화했으면 좋겠다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율 교수는 "결국 민주당은 지지율 악화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이재명 대표를 앞세운 윤 정부 외교·안보 노선에 대한 공세를 더 강하게 가져갈 것"이라면서 "그런 와중에 설화 같은 것이 터지게 되면 중도층과 무당층의 민심을 끌어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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