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 싱가포르]센토사로 돌아온 미켈슨…“LIV는 도약하고 있다”

고봉준 2023. 4. 27. 14:4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LIV 골프를 대표하는 필 미켈슨. AP=연합뉴스

“여기에서 효과적으로 플레이하려면, 160~210야드 거리의 샷을 아주 많이, 그것도 정말 잘 쳐야 한다.”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장으로 돌아온 필 미켈슨(53·미국)은 LIV 골프 5차 대회가 열리는 세라퐁 코스(파71·7406야드) 공략법을 놓고 이렇게 말했다.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6~8번 아이언이 만족스러운 샷으로 연결돼야 한다면서 “이번 대회 내내 이 수수께끼를 풀어보겠다”고 강조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후원하는 LIV는 미국 본토를 잠시 떠나 동쪽 공략을 진행 중이다. 이달 21~23일에는 호주 애들레이드에서 4차 대회를 열었고, 미국으로 돌아가기 전 싱가포르를 잠시 경유했다. 올 시즌 5차 대회로 열리는 이번 LIV 골프 싱가포르는 28일부터 30일까지 센토사 골프장의 세라퐁 코스에서 펼쳐진다. 총상금은 개인전과 단체전을 합쳐 335억 원이다.

대회장인 센토사 골프장은 미국은 물론 유럽 선수들에게 그리 낯설지 않은 곳이다. 과거 유러피언 투어(현 DP월드 투어)와 아시안 투어가 공동으로 주관한 싱가포르 오픈이 오랜 기간 여기에서 열렸다. 이번 출전선수 48명 중에서도 이곳을 가장 자주 찾은 이는 바로 미켈슨이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싱가포르 오픈을 6년 연속 개근했다.

시간이 꽤 흐르기는 했지만, 미켈슨은 26일 진행된 사전 기자회견에서 “싱가포르 오픈 당시를 생각하면 여기는 내가 좋아하는 점이 많다. 골프 코스 역시 잘 관리가 돼있다. 영토가 크지 않은 나라가 이렇게 좋은 코스를 갖고 있는 점이 놀라울 따름이다”고 말했다.

미켈슨은 LIV가 내세우는 대표적인 얼굴마담이다. 한때 타이거 우즈(48·미국)와 함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상징하는 인물이었지만, 지난해 LIV 출범과 함께 적을 옮겼다. PGA 투어 통산 45승을 거둔 프랜차이즈 스타에서 LIV의 선봉장이 된 미켈슨은 필드 안팎에서 홍보대사 노릇도 톡톡히 하는 눈치였다. LIV의 현재 그리고 미래와 관련된 질문이 나오면 적극적으로 안방의 입장을 대변했다.

LIV 골프 하이플라이어 소속의 카메런 트링갈레와 브렌던 스틸, 필 미켈슨, 제임스 피옷(왼쪽부터)이 26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장에서 사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센토사(싱가포르)=고봉준 기자

베테랑다운 언변도 빼놓지 않았다. 이날 미켈슨은 기자회견 시작과 함께 고(故) 리콴유(1923~2015년) 전 싱가포르 총리의 이름을 대뜸 꺼냈다. 리콴유는 이곳에서 국부(國父)로 추앙받는 인물이다. 1959년 자치정부 시절부터 독립 이후 1990년 퇴임할 때까지 국가 주도의 경제성장을 이끌며 싱가포르를 지금의 부국으로 만들었다.

미켈슨은 “리콴유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 리콴유가 싱가포르에서 행한 업적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싱가포르 기자는 인터뷰 말미 미켈슨에게 “오늘 리콴유를 향한 존경심을 가장 먼저 이야기했다. 미국은 싱가포르와 수천 마일 떨어져있는데, 어떻게 리콴유를 알게 됐고, 어떤 점에서 관심을 갖게 됐냐”고 물었다.

질문을 접한 미켈슨은 “과거 인터뷰에서 20세기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리콴유는 ‘에어컨이 아시아의 노동력을 원동력으로 만들었다(리콴유는 대다수 공공기관 건물에 에어컨을 설치해 정부의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또, 천연자원이 없는 나라를 세계 최대의 수출국으로 만들었다. 리콴유의 비전과 이를 구현하는 능력이 놀랍다”고 답했다. 리콴유의 업적을 놓고는 공과(功過)가 엇갈리기는 하지만, 이날 미켈슨의 인터뷰는 개최국인 싱가포르를 다분히 의식한 언급으로 풀이됐다.

끝으로 미켈슨은 “LIV를 향한 비판은 당연히 예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혼란 없이는 변화가 있을 수 없다. 결국에는 모든 것이 저절로 해결되리라고 본다”면서 “사람들이 LIV를 경험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골프를 즐기고 있다. LIV는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고, 앞으로 더 도약하리라고 생각한다”고 LIV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센토사(싱가포르)=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