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칼럼]'시간을 다스리는 능력' 연마하는 방법

2023. 4. 27. 14:2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요즘 시간이 많이 남아돈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듯하다.

다들 무슨 연유에선지 "바쁘다 바빠"를 연신 외치며 시간 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삶에서 매일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 때문일 듯하다.

멈출 수 없으니 시간 부족 현상이 더 심화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요즘 시간이 많이 남아돈다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듯하다. 다들 무슨 연유에선지 "바쁘다 바빠"를 연신 외치며 시간 부족 현상에 시달리고 있다. 모두가 바쁜 시대. 과연 우리가 바쁠 수밖에 없는 운명인지, 아니면 다른 여지도 있는지 고민을 해보게 된다.

삶에서 매일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 때문일 듯하다. 하나는 욕망이고, 다른 하나는 불안이다. 욕망은 매일을 부족하게 만든다. 드라마에 대한 욕망이 가득하면, 매일 시간이 부족하다. 보고 싶은 드라마는 계속 나오는데 실제로 드라마를 볼 수 있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일에 대한 욕망이든, 돈에 대한 욕망이든 그런 욕망이 크면 클수록 매일 시간은 부족하게 느껴진다. 하루는 한정되어 있는데, 그 욕망은 하루 안에 다 들어올 수 없으므로 매일 시간이 부족하다. 특히 현대사회는 이런 욕망을 끊임없이 만들어내기 때문에 대부분의 현대인은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우리는 매일 가야 할 곳, 먹어야 할 것, 봐야 할 것, 즐겨야 할 것에 대한 욕망으로 잔잔해질 날이 없다. 시간이 나면 미용실이나 피부과에 가야 하고,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챙겨봐야 한다. 넷플릭스는 계속 ‘다음 화’로 실시간 욕망을 만들어내고 유튜브나 쇼츠, 릴스 영상 등은 모두 멈출 수 없게 초 단위로 욕망을 생산한다. 멈출 수 없으니 시간 부족 현상이 더 심화한다.

동시에 이런 욕망은 불안을 먹고 더 크게 자라기도 한다. 돈을 너무나 간절히 원하고 있다면 돈에 대한 결핍과 불안을 느낀다는 뜻도 된다. 나아가 더 큰 궁극적인 불안, 이를테면 도태되거나, 벼락 거지가 되거나, 뒤처질지도 모른다는 그런 ‘큰 불안’이 삶에 똬리를 틀고 있으면, 우리는 이 불안을 회피하기 위해 끊임없이 무언가를 쫓게 된다.

잠시라도 가만히 있지를 못하고, 계속해서 끊임없이 영상을 보거나 게임에 빠지거나 쇼핑에 중독되는 식으로 불안에 떨며 시간을 소모한다. 현대인이 시간 부족에 시달리는 것은 실제로 너무 일이 많아서인 경우도 없진 않겠지만 많은 경우 ‘실제로 시간’이 없어서라기보다는 욕망 때문에, 불안 때문에 시간이 썰물처럼 쓸려 사라진다.

그러나 온전한 삶이란 그렇게 시간을 빼앗기기보다는 스스로 더 시간의 주인이 되는 일과 관련되어 있을 것이다. 현대 사회의 소비 산업들은 사람들의 없던 욕망도 만들어내고, 시간을 빼앗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그것이 곧 돈이 되는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많은 것들에 돈 대신 시간을 지불한다. 계속 일하면서 돈을 벌고, 남는 시간은 모조리 소비하면서, 돈과 시간의 부족에 시달린다.

빼앗긴 시간을 되찾는 것, 이것은 확실히 이 시대의 화두이다. 나 또한 내 삶의 가장 중요한 화두 중 하나가 시간의 주인이 되는 거라 느낀다. 필요 없는 욕망을 멈추고, 불안을 마주하면서 단단한 마음으로 내 시간의 주인이 될 필요가 있다. 그렇게 시간의 결을 만질 수 있어야만 시간 안에 있는 사랑도, 삶의 가치도, 의미도, 기쁨도 조금은 더 잘 알 수 있게 된다. "바쁘다 바빠"를 외치는 이 상태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것, 스스로 그럴 수 있는 것이 삶을 온전히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다.

정지우 문화평론가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