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르띠에의 진심. 까르띠에 여성 창업 이니셔티브로 뭉친 세 사람

이마루 2023. 4. 2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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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임팩트 투자, 착한 투자와 가치에 대해 말하다. 인비저닝 파트너스 배수현 이사와 두 여성창업가의 만남이 의미있는 이유
(왼쪽부터) 배수현이 입은 블랙 재킷은 Delada, 아이보리 레더 스커트는 Yunse, 아이보리 힐은 Briana, 이어링과 셔츠,베스트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서소영이 입은 블랙 재킷은 Bottega Veneta, 블랙 니트 베스트는 Zara, 블랙 롱 부츠는 Maison margiela, 블랙 스커트와 베이지 셔츠, 이어링과 네크리스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전혜진이 입은 블랙 벨벳 재킷과 블랙 팬츠는 모두 Kilo, 블랙 스트랩 힐은 Miu Miu, 베이지 블라우스와 이어링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링은 본인 소장품.

까르띠에의 상징 ‘팬더(Panthe`re)’를 디자인한 쟌느 투상은 까르띠에 최초의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20세기를 활보했다.

항상 도전하는 여성을 진심으로 응원해 온 까르띠에 여성 창업 이니셔티브와 함께한 이토록 용맹하고 다정한 여성들.

Q : 까르띠에 여성 창업 이니셔티브(Cartier Women’s Initiative, 이하 CWI)가 지향하는 가치에 공감하는 세 분을 한자리에 모셨습니다. CWI와의 인연이 궁금합니다

A : 배수현 임팩트 투자자로서 CWI 동아시아(한국, 일본, 대만, 홍콩, 중국) 지역 멤버, 심사위원으로 2019년부터 활동하고 있어요. CWI는 첫 시작인 2006년부터 사회 · 환경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전 세계 여성 기업가에게 주는 상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합류하게 됐습니다. 다양한 국가의 멋진 여성 리더를 만나며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전혜진 CWI가 한국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언더우먼 임팩트 커뮤니티’를 2021년부터 운영하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여성 창업가로서 쌓아온 경험을 토대로 최종적으로 CWI 펠로우까지 선정이 될 수 있다면 ‘이지 태스크’의 소셜 임팩트를 전 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다는 점, 여성 창업자끼리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점에 매력을 느끼고 지난해에 모집한 2기 멤버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다른 창업자들의 생각과 경험을 나누며 다양한 케이스를 시뮬레이션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서소영 저도 전혜진 대표님과 마찬가지로 언더우먼 임팩트 커뮤니티 2기로 CWI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대학 재학 중에 사업을 시작하면서 사람이 중요하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커뮤니티 내 네트워크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위로와 조언을 얻기도 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다시 한 번 교류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Q : 투자를 결정하고, 사업체를 운영하는 것은 커다란 책임감과 결단력이 요구되는 일입니다. 이 일을 하게 된 동력은

A : 배수현 모든 창업자가 대단하죠. 직접 창업할 수도 있겠지만 투자를 통해 더 많은 창업자를 도울 수 있지 않을까, 내가 가진 역량으로 창업자의 성장을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투자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임팩트 투자는 비즈니스의 성장과 임팩트 창출이 자연스럽게 연결된 기업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저 개인에게도 훨씬 더 매력적인 철학이고 방법론으로 다가왔습니다. 전혜진 20대부터 꾸준히 창업에 도전했는데요. 처음부터 엄청난 결심이 필요하지는 않았어요. 신입사원이 과장, 차장으로 승진하듯 작은 사업에서 시작해 한 단계씩 올라갔죠. 앞의 경험들이 자신감과 근거가 되면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역량이 생긴 것 같아요. 서소영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생각해 보니 깨어 있는 시간 대부분 일을 하니 일할 때 행복해야 인생이 행복하겠더라고요. 변화를 도모하고 직접 시도하는 것에서 오는 성취감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어릴 때부터 창업을 목표로 관련 서적도 많이 읽고, 대학도 벤처중소기업학과로 진학했습니다.

Q : 최근 대기업까지 자체적으로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이슈에 신경 쓰는 건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죠. 배수현 이사님이 근무하는 인비저닝 파트너스는 사회 · 환경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미션을 가진 스타트업에 임팩트 투자를 모색하는 곳인데요. 이런 투자 방향성에 확신을 갖게 된 계기는

A : 배수현 커다란 사회 혹은 환경 문제를 잘 풀어낼 수 있다면 시장 창출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물론 복지나 정부 정책으로 해결해야 하는 사회 문제도 있지만, 사업 모델로도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들이 조금씩 보였어요. 기민하게 대응하고 빠르게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에서 대기업보다 스타트업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됐고요. 최근 5~6년 사이 해외 투자 업계도 자본이 큰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겼어요. 눈에 띄게 성장한 사모펀드 중 상당수가 에듀 테크, 헬스케어 쪽에 투자하는데 규모가 몇 조 단위죠.

Q : 스타트업의 경우 ESG 이슈는 상대적으로 고려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전혜진 · 서소영 대표께선 어떤 방식으로 ESG 이슈를 고려하고 있나요? 창업 단계부터 임팩트를 높이기 위해 염두에 두면 좋을 것이 있다면 배수현 이사가 조언해 주셔도 좋겠습니다

A : 전혜진 이지 태스크는 소셜 미션이 강한 회사입니다. 일자리와 관련해 한국은 지역 불균형도 심각하고, 4대보험 풀타임 일자리라는 게 현실적으로 기혼 유자녀 여성에게는 매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거든요. 육아와 일을 택해야 하고, 일을 선택했을 때 그 수익이 다시 베이비시터 고용 등 육아 비용으로 돌아가는 문제가 있으니까요. 특히 아이가 어리다면요. 경력을 단절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시간제 일자리가 많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시간제 일자리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배달과 가게 아르바이트, 가사 도우미 같은 노동은 사무직 경력 여성이 다시 사회로 복귀할 때 도움이 되지 않는 이력이기도 합니다. 시간제로 사무 업무가 가능한 이지 태스크가 그들이 업무 복귀 시 도움이 되어줄 것이라고 믿어요. 서소영 개인적 관심도 높지만 의뢰하는 기업들 또한 친환경 이슈에 높은 관심을 보인다는 것을 실감해요. 콘콘 또한 설거지 바와 보디 워시 바 같은 친환경 아이템이 굿즈 제작으로 연결되도록 돕고, 친환경 패키지 제작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배수현 이 사업이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 기업 내부에서 지향점을 두고 갖춰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E 관점으로는 우리가 쓰고 있는 에너지, 포장재 등이 지속 가능한지, S 관점에서는 회사 내 복지제도가 잘 정착돼 있고 직원들이 육아하며 일할 수 있는지, 또 G 관점에서는 임직원 구성의 남녀 비율 균형이 맞는지 등을 처음부터 고려했을 때, 미래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겠죠.

배수현이 입은 블랙 재킷은 Delada, 이어링과 셔츠,베스트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 한국은 경력 보유 여성에게 4대보험 일자리 창출을 기본 정책으로 하고 있어 이지 태스크의 시간제 일자리는 사회가치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임팩트 관점에서 시간제 ‘긱 워커’ 일자리 창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 배수현 정규직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지금 굉장히 중요한 이슈예요. 좀 더 유연한 일자리들이 필요해지고, 이를 원하는 근로자가 늘어나는 추세죠. 좋은 플랫폼이 있어서 그것을 제공해 줄 수 있다면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구글과 메타에서 대규모 해고가 일어났는데, 이 사람들이 일자리에 재배치되는 속도가 매우 빨랐다고 해요. 한 사람이 여러 스타트업을 도와주면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것이죠. 노동은 중요한 사회 문제이고, 단순히 노동력뿐 아니라 고품질의 지식노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Q : 여성 노동력 고용 비율도 중요하게 고려될 것 같습니다. 세 분은 일하며 성별에 따른 편향성이나 문제의식을 느낀 적 있을까요? 배수현 이사님은 ‘젠더 렌즈’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한 적도 있습니다

A : 배수현 젠더 렌즈는 사회에서 보장돼야 할 다양성 중 하나입니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끼리 집단적 사고를 할 경우 생각지 못한 리스크가 생길 수 있거든요. 미국은 인종 · 성적 지향성 등의 다양성도 중요하게 고려되지만, 한국에서 가장 눈에 보이는 것이 여성성이기 때문에 일자리에서 여성 비율을 높이는 것 자체가 다양성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다양성이 보장될 때 결국 그것이 사업 기회가 되고, 눈치채지 못한 리스크를 줄여 경영에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고성능 폴리우레탄 소재를 만들거나, 메탄을 활용해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을 만드는 분들 모두 여자 박사님이에요. 그런 기술 영역에 있는 여성을 발굴해서 여성 대표들의 성장을 돕고 싶습니다. 전혜진 여성은 다양한 입장과 관점을 좀 더 자연스럽게 내재화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다양한 시각이 많이 묻어나는 환경이 되면 좋겠죠. 저는 95학번인데, 그때만 해도 공대 선배들이 “여자가 왜 여기 왔어? 여기 여자 화장실도 없어”라고 했거든요. 왜 내가 이 학과에 왔는지, 왜 입학 전에는 아무도 내게 이런 환경을 말해주지 않았는지, 취업에 흥미를 잃고 나니 오히려 외부 세계에 관심을 가지며 창업을 꿈꾸게 됐죠. 처음에는 술 문화 등 남자 창업자들이 주도하는 문화에 끼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지만 지금은 인식이 많이 변했고, 제가 편안하다고 느낄 수 있는 분들과 교류할 수 있어요. 20년 전 첫 개인 사업을 시작으로 직간접적으로 20여 년간 창업 분야에 몸담고 있는 제가 보기에는 여성 창업자들은 이제야 그 수가 늘어나며 조금씩 목소리를 내는 단계인 듯 합니다. 현재는 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에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서소영 20대 여성 대표로서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경험할 때면 결과로 보여줘야겠다는 마음이 더 커져요. 상대방이 선입견 때문에 좋은 기회를 놓치게 되는 거라고 생각하죠. 1020 세대가 굿즈 문화에 친근한 만큼 제작 영역에서는 20대의 시각과 감각이 도움이 된다는 걸 어필하는 등 역이용도 하고요.

Q : 세 분이 실제로 공부를 해왔거나 직접 일하며 만난 여성의 비율은 어떤가요

A : 배수현 투자 업계 전체를 봤을 때 여성 비율은 10% 미만으로 추정돼요. 그나마도 주니어가 대부분이고, 투자 의사 결정을 내릴 만한 시니어는 적죠. 그러나 임팩트 투자계는 여자 대표와 시니어의 비율이 높은 편입니다. 사회문화적 변화를 포착하고 공감하는 능력, 사회 문제 해결 능력이 요구되는임팩트 투자의 특성 때문이지 않나 싶어요. 서소영 벤처중소기업학과에 입학했는데, 제 기준으로 남녀 성비는 1:1 정도였어요. 제 밑의 학번들은 오히려 여성 비율이 높았고요. 전혜진 석·박사는 아무래도 남성 비율이 높아요. 모든 학문 분야에서 여성의 석·박사 진학 비율이 낮기도 하고, 창업학은 이미 창업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배우는 것이라 여성이 극소수로 느껴질 정도는 아닙니다.

서소영이 입은 블랙 재킷은 Bottega Veneta, 블랙 니트 베스트는 Zara, 이어링과 네크리스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Q : 실제 스타트업 대표인 두 분은 ESG적 접근을 하는 투자처가 늘어나고 있음을 실감할지

A : 전혜진 여성 대표 사업을 지원하는 정부 주도 여성 펀드의 경우 이번에 투자자가 많이 지원해서 경쟁률이 높았다고 하더군요. 그만큼 시장에서 여성 대표를 알아보기 시작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난해부터 투자시장이 조금씩 위축됐는데, 여성 대표들의 과장 없는 수치 제공과 진솔함이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는다는 평을 들었어요. 배수현 과도하게 포장된 내용을 이야기하기보다, 할 수 있는 것만 할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 경향이 있죠.

Q : 이공계에 진학한 여성이 적은 것이 여성 창업자가 적은 것에 영향을 미칠까요? 예비 창업자들이 학문적으로 준비하거나 공부할 것이 있다면

A : 배수현 이공계 여성들에게 해당 기술로 창업해 보라고 적극적으로 추천해요. 기술이 기술로 끝나지 않고 비즈니스화하면 더 큰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연구도 그 자체로 의미 있지만, 그 연구가 사회 문제에 어떻게 쓰일 수 있을까 고민해 보면 좋으니까요. 전혜진 창업과 관련된 학부와 석·박사 과정이 많이 생겼죠. 저도 창업학 석 · 박사를 하면서 네트워크도 생기고, 투자자 개념을 이해하며, 사업의 전체 그림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창업학 수업은 이론이 100%가 아니라 실기와 현장감이 요구되고, 다른 사람의 간접경험을 통해 경험 수치도 올릴 수 있기에 창업에 관심이 있다면 도전해 볼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경영학은 경영할 회사나 제품이 있을 때 도움이 되는 것이고, 창업학은 차별화된 아이템을 발견하고 시장의 니즈를 발굴할 수 있는 에너지를 배울 수 있죠. 서소영 비즈니스 모델을 그리는 방법을 연습하고 고민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이미 성공하거나 실패한 스타트업의 사례 분석이 많은 도움이 되고요. 디자이너나 개발자 같은 기술적 측면은 외주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Q :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은

A : 배수현 회사의 성장과 함께 그 회사가 추구하는 소셜 임팩트와 환경 임팩트가 같이 성장한다는 사실이 임팩트 투자의 가장 큰 보람 같아요. 현재 고용 인력이 7000명에 육박할 정도로 커진 요양보호사 매칭 프로그램 ‘케어링’은 그 과정에서 대표님의 성장 또한 목격할 수 있어서 감동받았어요. 발달 장애 자녀를 둔 이수인 대표님의 경험에서 시작한 ‘에누마’ 앱은 전세계 아동 문맹 퇴치를 위한 글로벌 소프트웨어 경진대회 ‘러닝 엑스프라이즈’의 산수와 문해력 분야에서 전 세계 1위를 차지했어요. 개발 단계부터 발달 장애 아동과 일반 아동 모두가 접할 수 있는 좋은 제품을 만들었고, 이게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거니까 의미가 깊죠.

전혜진이 입은 블랙 벨벳 재킷은 Kilo, 베이지 블라우스와 이어링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링은 본인 소장품.

Q : 전혜진 대표의 이지 태스크와 서소영 대표의 오즈의 공작소는 ‘노동력’을 ‘필요한 곳’에 연결한다는 점에서 닮았습니다. 지금의 비즈니스 모델에 확신을 갖게 된 순간은

A : 서소영 대학을 다니며 창업할 아이템과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찾고 싶었어요. 동아리나 공모전에서 반복적으로 겪었던 문제점이 굿즈 제작이었죠. 아이템을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할 때 모든 조가 제작 과정을 힘들어하는 것을 보며 이 사업이 필요하다는 확신을 가졌던 것 같아요. 가장 보람찰 때는 역시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재주문을 하거나 후기 사진을 올릴 때입니다. 전혜진 지금 이지 태스크에 등록된 1만여 명의 ‘이루미’ 분들은 취업준비생, 경력보유자, N잡러, 조기 퇴직러 등 다양한데요. 경력이 단절된 분들이 저희 서비스를 통해 다시 일하며 살아 있는 기분이 든다고 할 때 뿌듯해요. 요즘은 ‘경력 같은 신입’을 원하잖아요. 이지 태스크를 통해 경험을 쌓은 분들이 취업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또 그분들이 저희 고객으로 돌아올 때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일손이 부족해 전전긍긍하던 분들이 ‘이런 서비스를 만들어줘서 고맙다’고 할 때도 뿌듯하고요. 창업 2년 만에 직원들이 20명 정도로 늘어났는데, 내부에서 뿜어내는 에너지도 힘이 됩니다.

Q : CWI를 통해 했던 경험 혹은 지금 하고 있는 경험 중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 깊게 다가온 것은

A : 배수현 2022년이 CWI 15주년이었는데, 이를 기념하여 임팩트 어워즈가 진행되었어요. 팬데믹 이후 오랜만에 두바이에서 월드 엑스포가 열렸고, 까르띠에 또한 우먼스 파빌리온이라는 큰 프로젝트를 진행했죠. 두바이 엑스포 내에 여성 콘텐츠로 따로 전시관을 만든 걸 보며 까르띠에라는 기업이 여성 창업가들을 지원하는 데 진심이라는 걸 느꼈습니다. 동아시아 지역 지원자 중 최종적으로 올라온 다섯 팀을 면밀히 검토하고, 이런 네트워크를 통해 많은 것을 얻어가는 걸 보는 것도 감동적이었어요. 서로 힘든 과정을 나누고, 그 과정을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서 커뮤니티의 유의미성을 실감했죠. 한국 언더우먼 임팩트 커뮤니티도 그런 의미에서 굉장히 의미가 깊다고 생각해요. 함께 시행착오를 나누며 교류할 수 있으니까요. 전 맞아요. 스타트업 행사에 참석해도 1회성 명함 교환만 할 뿐 깊은 이야기로 이어지기 쉽지 않은데, 언더우먼 임팩트 커뮤니티는 연속적으로 만남이 이어지니 자발적으로 내부 정보까지 공유할 만큼 친해지더군요(웃음).

Q : 지난해 언더우먼 임팩트 커뮤니티 1기에 참석한 15명의 여성 대표들은 프로그램이 끝날 때 서로 MOU까지 작성했다고 하더군요(웃음). 창업 또는 일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A : 서소영 창업은 결국 장거리 달리기잖아요. 운동을 주 5회 할 정도로 체력을 많이 기르려고 노력해요. 그래야 긍정적으로 사고하고 열정을 유지할 수 있거든요. 또 좋은 일이 생겨도 자만하지 않고 나쁜 일에도 상처받지 않고 넘기려 해요. 너무 속도를 내다 방전되면 안 되니까요. 전혜진 멀리 떨어져서 보려고 합니다. 제 사업도, 팀원이나 업무도 객관적으로 보고 전체적 관점에서 깊이 있게 보려고 하죠. 실무는 실무자들이 최대한 할 수 있게 하고 실무를 할 사람이 부족하면 충원하면서 전체 그림에 집중하고 있어요. 배수현 줌인과 줌아웃을 잘하는 게 정말 중요해요. 매일매일의 ‘투두 리스트’를 하다 보면 큰 그림을 놓치기 쉽거든요. 한 걸음 뒤에서 어떤 게 더 큰 임팩트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보면서 일하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나 생각해요.

Q : 마지막은 아주 〈엘르〉스러운 질문인데요. 세 분에게 영감을 준 여성은

A : 배수현 일적인 영감을 준 사람은 임팩트 펀드를 처음 만든 재클린 노보그라츠(Jacqueline Novogratz)예요. 20대 때 아프리카에서 일하다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은데 본인이 전공한 경영학을 토대로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아큐먼 펀드(Acumen Fund)’를 만들었죠. 그리고 정세랑, 최은영 작가같이 입체적인 여성 캐릭터들을 통해 여성의 연대를 다루는 소설가의 글에서도 많은 영감을 얻습니다. 서소영 마켓컬리 김슬아 대표와 수많은 브랜드를 브랜딩한 노희영 이사님의 책이 동력이 됐어요. 특히 〈노희영의 브랜드 법칙〉에서 경쟁자를 고려하지 말고 자신을 차별화하는 데 집중하라는 대목이 인상 깊었습니다. 전혜진 여성 대표이자 고3 아이가 있는 엄마 입장에서 봤을 때 가정을 운영하는 것과 회사를 운영하는 게 같다고 생각해요. 한정된 예산에서 팀원(가족)들과 최대 효과를 봐야 하잖아요. 각 가정의 성향이 다 작은 스타트업의 성향으로 보이기도 하고요. 모든 어머니가 CEO라는 생각도 들면서 동시에 어머니들의 성향 하나하나를 보면서 배우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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