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의 도시 정읍에 도착하다

서치식 2023. 4. 27.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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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를 마치고 종단팀 합류를 위해 한 식당에서 기다리던 필자에게 날아든 소식이었다.

다른 누구라도 그랬겠지만 사고자가 이번 일을 기획하고 지휘하는 센터장이기에 어렵게 시작한 '손으로 국토종단'을 완주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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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국토종단] 예상치 못한 사고 수습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서치식 기자]

▲ 한적한 평야지대를 지나는'손으로 국토종단팀' 사진 :오준규( 다큐사진작가)제공  임진각을 출발해 서울, 경기도, 충청남도를 지나 호남평야를 지나는 종단팀
ⓒ 서치식
 
"사고로 늦어질 겁니다!"
업무를 마치고 종단팀 합류를 위해 한 식당에서 기다리던 필자에게 날아든 소식이었다. 다른 누구라도 그랬겠지만 사고자가 이번 일을 기획하고 지휘하는 센터장이기에 어렵게 시작한 '손으로 국토종단'을 완주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 맑은 하늘아래 호남평야를 시원하게 가로지르는 종단팀의 모습이 이채롭다(사진: 오준규, 더큐 맑은 하늘아래 드넓은 호남펴야를 가롲지르는 종단팀의 모습으로 이번 종단팀에 함께하는 오준규(다큐사잔작가)는 종단 전 과정을 기록한 사진첩을 출판할 계획이라고 한다
ⓒ 서치식
   
▲ 호남평야를 배경으로 선 종단팀의 모습  긴 여정을 소화한 종단티이 광활한 호남평야를 배경오 선 모습이 한가롭기 까지하다
ⓒ 서치식
 
예정보다 한 시간여 늦게 도착한 종단팀은 예기치 않은 사고로 좀 어수선한 것 외에는 큰 이상은 없어서 다행이었지만 전복되며 체인 부분이 망가져 더 이상 주행은 어려웠다.

예수병원 시설과에 근무하는 두 분과(비 장애인 라이더) 휠체어 사이클 취급점을 운영하는 신윤식(4번 주자)씨가 있어 약속된 식당까지는 올 수 있었다고 했다. 사고를 당한 센터장의 이상 유무부터 확인하고 구수회의를 했다. 마침, 권성환(3번 주자)씨가 여분의 사이클이 집에 있고 김제에서 전주가 가까우니 필자가 함께 가서 가져오기로 했다.

센터장이 성환씨의 사이클로 이동하다가 중간에 합류해 주행하기로 했다. 대체 장비를 가져오는 일이 급하다는 생각에 자기 잘못도 아닌 일로 다시 하기 힘든 국토종단에서 성환씨만 이 빠지듯 한 구간만 빠지게 되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사려 깊지 못한 결정으로 두고두고 아쉬워할 일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긴 거리에 누적된 피로가 큰 부단이었겠지만 늦더라도 기다렸다가 모두가 함께 주행했으면 좋았을 거란 생각이 내내 머리를 맴돌았다. 그렇게 찾은 권성환씨 집은 구 35사단 부지에 들어선 아파트였다.
 
▲ 살아온 세월 만큼 굽은 허리애 노쇠한 모습이지만 한없이 인자한 미소를 가진 권성환씨의 어머  늘 자기일을 척척해내 믿음직하고 자랑스러운 아들이기애 어렵고 위험한 국토종주를 기도로 응원한다는 권성환(57, 전주시 공무원)의 어머니 강복례(88)님
ⓒ 서치식
   
연로한 그의 어머니 강복례(88)님이 연세만큼 굽은 허리에 인자한 미소로 반갑게 맞아 주셨다. 부부가 마음을 다하며 지극정성으로 모시고 사는 것을 익히 알기에 성환씨가 장비를 준비할 동안 잠시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었다.
"아들이 늦은 나이에 공무원이 되고 번듯한 집까지 마련해 어머니를 부양하니 좋으죠?"라고 하니 "좋다마다요. 내 아들이지만 분명한 사람이어서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은 아들이지요. 거기다가 이렇게 장한 일(손으로 국토종단)을 한다고 하니 주변에서 위험한 일을 어머니가 말려야지 왠 관두냐고들 해쌓는데, 난 안 말렸어요. 누가 뭐래도 지금까지 혼자 자기 일을 척척 알아서 해낸 장한 아들인데 내가 왜 말려요? 그저 믿고 기다리고 단지 기도만 할 뿐이지요"라고 하셨다.
 
▲ 앞바퀴를 들고 주행하는 권성환(57, 전주시 공무원)  폭이 좀 넓은 홈이나 고랑을 지나려면 사진처럼 앞 바퀴를 번쩍 든채 주행하곤 하는 성환씨가 27일 아침, 6일차 주행에 얖서 몸을 푸는 모습
ⓒ 서치식
 
어머니의 기도가 어떤 의미인지를 경험으로 아는 필자이기에 내 어머니를 뵙고 나오듯 든든한 마음으로 그와 함께 나설 수 있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척수 장애인은 많이 제한되기에 비장애인 보다 운동이 더 절실히 필요함에도 불편하다는 이유로 운동을 등한시 하는 실정입니다. 전 이번 저의 종주를 통해 많은 장애인들이 운동의 필요성을 절감하길 간절히 바랍니다."

왜 힘든 국토 종단애 나섰냐는 필자의 물음에 대한 그의 답이다. 그런 마음으로 나선 종단에서 한 시간 남짓 빠지는 불이익을 왜 감내하느냐는 질문에는 "이번 국토종단에 진심인 센터장의 마음을 알기에 나중에 후회하더라도 그냥 내가 희생하는 게 낫다 생각했어요"라고 한다.
 
▲ 드넓은 호남평야를 질주하는 종단팀의 환상적인 모습(사진제공 : 오준규, 다큐사진작가  두둥실 뜬 구름과 작열하는 태양으ㅏ래 질주하는 종단팀을 잘 표현한 사진ㅇ로 종단팀을 동행하며 기록사잔을 촬영중인 오준규(56. 다큐샂ㄴ작가)님은 역사적인 '손으로 국토종단'의 기록사진집을 낸다고 한다.
ⓒ 서치식
 그 옛날 일제에 맞서 흰 옷에 죽창과 농기구를 무기라고 들고 내달렸을 길을 타고 익산 성당포구에서 정읍까지 72.09km 5일차 종주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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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전북의 소리에도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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