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맹골수도 바다 깊은 속 영물 거북이...그림책 '응시'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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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이면서 현재인 일이 있다.
지난 16일은 세월호 참사 9주기다.
지난 9일 전남 진도군 세월호 참사 해역에서 열린 선상 추모식에 참석한 한 유가족은 9년이 지나서야 마음을 추스르고 방문했다고 전해진다.
그림책 '응시'의 저자 김휘훈(31)은 이 고통을 마주하는 것이 얼마나 아픈 일이었는지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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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이면서 현재인 일이 있다. 바로 세월호 참사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되는 장면, 그 안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이들이 수장되는 장면이 생중계됐다. 과거의 일이다.
지난 16일은 세월호 참사 9주기다. 커다란 슬픔을 겪는 이들 가운데 피로감을 호소하며 “지겹다”, “아직도야? 그만하자”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 가운데 과거의 일을 현재 진행형으로 겪고 있는 이들도 있다. 지난 9일 전남 진도군 세월호 참사 해역에서 열린 선상 추모식에 참석한 한 유가족은 9년이 지나서야 마음을 추스르고 방문했다고 전해진다.
“2014년 4월 16일, 그날 진도 맹골수도에서 있던 일로부터 얼마나 지난 오늘일까요. 세월호를 저는 아주 멀리서 바라보아왔어요. 눈을 질끈 감아버리기도 했지요. 그러나 없던 것처럼, 감출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만은 진실이었어요. 그 진실은 누구나 눈빛으로 밝혀주길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회의 일원으로서 오래도록 가슴에 맺힌 응어리처럼 품고 있던 이야기를 풀어내야겠다는 다짐이 책의 출발이다.
책 작업을 시작할 때, 작가는 경각심, 반성, 경고와 같은 무겁고 차가운 의미를 담으려 했다. 지우고 덮으려는 사회에 경종이 될 수 있기를 바라서다. 그런데 완성된 그림이 한 장면씩 쌓이자 책의 의미는 희망과 밝음, 살펴봄과 기억, 위로와 치유 등으로 확장됐다.
“거대한 영물 바다거북이 그날의 참담함과 아픔, 죄책감이 뒤엉킨 깊고 어두운 바다를 헤매는 장면을 그리면서 어둠의 의미를 새로이 보게 됐어요. 어둠의 이면에 밝은 빛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고자 한다면 무엇이 필요할까. 어둠을 가라앉히고 밝음을 떠올리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랑’, 작가가 내린 질문의 답은 이렇다. 지우고 싶을 만큼 아픈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나도 아이들에게 ‘너를 잊지 않고 있다’고 전하기 위해 해마다 추모행사와 기억식을 치러내는 유가족, 그런 마음이 전해져 무서웠던 순간을 떨치고 그들이 하늘에서 잘 지내길 기원하는 사랑.
작가는 ‘그보다 진실된 위로가 있을까, 그것이 치유의 바탕이 아닐까’ 묻는다.
잊고 싶다 해도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기억하겠다는 약속, 고통을 함께하려는 마음, 진실을 응시해야 한다는 다짐을 책 속 밤하늘의 별로 아로새겼다.
그리하여 밝은 빛을 볼 수 있기를 간절히 희망하는 마음을 담은 책(필무렵 刊⋅2만원).
전정희 기자 lakaja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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