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자화자찬한 국힘 "한미, 평등한 관계로 승격"

곽우신 2023. 4. 27.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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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 분야 성과 적극 홍보하며 야당 비판 방어... 경제적 성과는 추상적 언급

[곽우신, 박현광, 남소연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남소연
 
국민의힘이 '워싱턴 선언'을 중심으로 한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를 추켜세우고 나섰다. 야권으로부터 '빈손 외교'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집권 여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의 성과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며 방어하는 모양새이다.

27일 오전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여당 인사들의 입에서 외교·안보 분야의 성과에 대해서는 여러 언급이 있었으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반도체특별법 등 첨예한 경제 현안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한미, 평등하고 동등한 관계로 승격됐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는 이날 회의를 주재하면서 "자유민주주의라는 공통의 가치를 바탕으로 70년간 이어온 한미 동맹의 기반을 보다 튼튼히 하고 더 큰 미래로 나아가도록 결속을 다진 회담"이라며 "안보와 기술, 경제 분야에서 한미동맹의 퀀텀 점프가 이뤄지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북핵에 대응해 확장 억제의 획기적 강화 내용이 담긴 '워싱턴 선언'은 한반도와 동아시아 안정을 위한 강력한 힘이 될 것으로 본다"라며 "미국이 일방적으로 수립하는 핵전력 운용에 한국이 따라가기만 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우리나라에 미국이 핵 정보를 사전 공유하고 기획 단계부터 실행 단계까지 참여하는 한미핵협의그룹 창설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나아가 핵무기를 실을 수 있는 전략핵잠수함이 한반도에 전개되는 것은 1980년대 초 이래 없었던 일"이라며 "미 핵전략 자산을 한반도 주변에 사실상 상시 배치해 유사시 한미 응징 보복 나설 것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북핵 도발을 억지하겠단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사실상 전술핵재배치와 같은 효과를 거두게 된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는 "한미 정상이 정상회담 이후 공동성명 이외 별도로 확장 억제 관련 별도 문서를 작성하고 발표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미국이 전 세계 여러 나라 중 하나의 동맹국에 대해 핵억제 실행 위해 구체적인 플랜을 선언하고 대통령이 약속한 최초 사례"라고도 역설했다.

특히 김 대표는 "피로 맺은 동맹으로 시작해 제조업, 나아가 문화 첨단기술과 각종 정보 수집, 공유에 이르기까지 포괄적 전략동맹을 맺는 큰 외교 성과"라며 "가장 성공한 동맹으로 평가받는 한미동맹의 퀀텀점프가 이뤄진 이 때, 민주당의 흠집잡기가 안타깝다. 민주당 정권 때 못한 국빈 방문이 못마땅한 듯 사사건건 비난에 열 올리니 한심하다"라고도 꼬집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이자 북한 출신 국회의원인 태영호 최고위원은 "선언이라는 외교문서를 발표할 때는 향후 그 약속이 국제정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 쓰는 최상급의 외교문서"라며 "이번에 윤석열 대통령은 한미상호방위조약 70년을 맞으며 선언이라는 최상의 외교 약속을 만들어 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외교 전문가의 입장에서 볼 때 한미는 이번 워싱턴 선언에서 안보 문제에서 각각 매우 중요한 약속을 서로 교환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미국은 북한이 핵으로 한국을 선제공격하는 경우 미국이 핵으로 보복하는 핵운용 계획을 공유하겠다고 약속했고 우리는 미국의 약속을 믿고 자체 핵무장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라고 강조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기현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 남소연
 
이어 "이번에 미국의 핵 계획 공유 정책 전환으로 우리 군은 좀 더 명백한 작전계획을 만들 수 있게 되었고 우리 국민의 북핵에 대한 불안감은 많이 해소될 수 있게 되었다"라며 "이번 미국의 핵 공유계획 발표는 김정은에게 큰 타격이 되었다"라는 지적이었다.

나아가 "이번 윤석열 대통령이 이루어 낸 워싱턴 선언을 통해 70년 전 미국에 상호방위라는 약속을 통해 주한 미군 주둔을 요청했던 우리의 국격이 이제는 미국과 함께 안보 문제에서 서로 안보 공약을 주고받는 평등하고 동등한 관계로 승격"됐다며 "국제정세 체스판에서 한국이라는 말이 언제 어디서 쓰이는가에 따라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세계정세의 행방이 크게 바뀔 수 있는 정도로 우리나라의 힘의 커졌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라고 풀이했다.

"'워싱턴 선언' 의미 남달라... '힘의 우위를 통한 평화'"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역시 이날 오전 별도의 논평을 내고 "한반도 평화와 발전적 미래를 위한 새로운 첫걸음"으로 이번 회담을 평가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안보동맹을 넘어, 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이번 회담에서는 양국의 전략적 파트너쉽 강화, 한미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 신설, 첨단기술 관련 공동연구·개발과 전문인력 교류 촉진, 청년교류 활성화 그리고 국제관계에 대한 공감대 형성 등 수많은 성과물이 도출되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무엇보다 날로 폭주하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고 확고하게 대처하겠다는 양국의 의지를 담은 '워싱턴 선언'의 의미는 남다르다"라며 "핵협의그룹(NCG) 신설, 미국 전략자산의 정례적인 한반도 전개 확대, 핵위기 상황에 대비한 도상 시뮬레이션 등의 내용은 단순한 선언이 아닌 실질적인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말처럼 '상대방의 선의에 기대는 가짜 평화'가 아닌 '힘의 우위를 통한 평화'를 위한 구체적인 양국간의 확장 억제책"이라며 "특히, 그동안 미국이 핵 자산에 대한 정보 등에 대해 공유한 적이 없었던 만큼, 이번 워싱턴 선언은 윤석열 정부가 한미간의 돈독한 신뢰 형성을 위해 노력해 온 결과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IRA·반도체 등 경제 현안에 대해서는 "글로벌 리더십 확보"

외교·안보 분야와 관련한 선언 내용을 두고는 여야의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또 다른 중요 현안이었던 경제 분야 성과와 관련해서는 야당의 날 선 비판에도 불구하고 여권의 반박이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국민의힘이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한 '한미정상회담 주요 성과 보도 참고자료'에는 "반도체를 포함한 청정에너지·첨단산업 등 호혜적 공급망 생태계 구축, 상호 호혜적인 기업 투자환경 조성 등 국민 경제와 직결되는 경제안보 협력 심화"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여당은 "최첨단 반도체, 첨단 패키징, 첨단 소재 등 3대 분야에서의 공동연구 개발, 기술실증, 인력 교류 협력을 담은 협력 프로그램 마련을 통해 반도체 분야 글로벌 리더십 확보"라고 자평했다.

사실상 '리더십 확보' '의지 재확인' 같은 추상적인 평가만 있을 뿐, 구체적인 결과물을 내놓지는 못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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