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안타 6타점' 키움 러셀, 재영입 보람 있네

양형석 2023. 4. 27.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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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26일 kt전 결승 투런포 포함 6타점 폭발, 키움 위닝시리즈 확보

[양형석 기자]

키움이 타선의 폭발로 안방에서 kt를 대파하며 연승을 내달렸다.

홍원기 감독이 이끄는 키움 히어로즈는 2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13안타를 터트리며 13-2로 대승을 거뒀다. 지난 주말 SSG랜더스와의 원정 3연전에서 스윕을 당하며 7위까지 떨어졌던 키움은 '원투펀치' 안우진과 에릭 요키시를 앞세워 kt를 연파하며 일찌감치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10승 11패).

키움은 선발 요키시가 6이닝 8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3승째를 챙겼고 크게 벌어진 점수차에서 김동혁과 김성진, 양현이 1이닝씩 던지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타선에서는 이형종이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때려내며 이용규, 박찬혁과 함께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그리고 1회 투런 홈런으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외국인 타자 에디슨 러셀은 3안타로 6타점을 폭발시키며 리그에서 가장 먼저 20타점 고지를 밟았다.

'염소의 저주' 깬 2016년 컵스의 주전 유격수

메이저리그에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베이브 루스에 관련된 '밤비노의 저주'만큼 유명했던 시카고 컵스와 관련된 '염소의 저주'가 있었다. 때는 1945년 10월 6일, 컵스의 열성팬이었던 빌리 시아니스라는 남자는 자신의 '반려염소'를 데리고 컵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월드시리즈가 열리는 컵스의 홈구장 리글리필드를 찾았다. 하지만 빌리는 관람 도중 '염소에게서 악취가 풍긴다'는 이유로 경기장에서 쫓겨나게 된다.

이에 화가 난 빌리는 "내 염소를 모욕한 컵스는 다시는 월드시리즈에서 우승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저주를 내렸다. 그리고 실제로 컵스는 그해 월드시리즈에서 디트로이트에게 3승 4패로 패하며 우승에 실패했고 이후 무려 71년 동안 월드시리즈에 진출조차 하지 못했다. 그렇게 오랜 세월 이어지던 '염소의 저주'는 지난 2016년 컵스가 월드시리즈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꺾고 우승을 차지하며 풀어낼 수 있었다.

70년 넘게 이어져 온 '염소의 저주'와 100년이 넘는 월드시리즈 우승실패를 풀어낸 컵스였기에 2016년 우승은 더욱 뜻 깊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특히 2016년 정규리그에서만 110홈런 382타점을 합작했던 컵스의 내야진은 단연 빅리그 최강으로 꼽혔다. 그리고 현재 키움의 유격수 겸 4번타자로 활약하고 있는 러셀이 당시 만 22세에 불과했던 컵스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주전 유격수였다.

2015년 빅리그에 데뷔해 루키시즌부터 142경기를 소화했던 러셀은 컵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16년 151경기에 출전해 타율 .238 21홈런 95타점을 기록하며 올스타에 선정됐다. 비록 타율은 낮았지만 유격수로서 21홈런 95타점이라는 기록이 말해주듯 뛰어난 장타력과 클러치능력을 보유하고 있었고 그해 포스트시즌에서도 3홈런 13타점을 기록했을 정도로 큰 경기에서도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하지만 러셀은 안타깝게 메이저리그에서 장수하지 못했다. 2016년을 기점으로 성장세가 꺾인 러셀은 2018년까지 컵스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019년 하비에르 바에즈(디트로이트)에게 유격수 자리를 내준 러셀은 2루수로 변신했지만 82경기에서 9홈런 23타점의 초라한 성적에 머물렀다. 결국 러셀은 2019 시즌이 끝나고 만 25세의 젊은 나이에 컵스에서 방출되고 말았다.

3년 만에 복귀한 KBO리그서 한풀이(?)

지난 2020년 6월 키움이 테일러 모터의 대체 선수로 러셀과 계약했다는 소식을 전해왔을 때 야구팬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아무리 빅리그에서 밀려났다 해도 2016년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이었던 20대 중반의 내야수가 KBO리그를 선택하는 건 분명 믿기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가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빅리그 계약이 여의치 않았던 러셀은 2021년 빅리그 복귀를 위한 '쇼케이스' 무대로 KBO리그를 선택했다.

하지만 러셀의 '빅리그 복귀 프로젝트'는 실패로 끝났다. 2020년 2루수와 유격수를 오간 러셀은 65경기에서 타율 .254 2홈런 31타점의 평범한 성적을 남기고 반 시즌 만에 한국에서의 생활을 마감했다. 하지만 러셀은 2021년과 2022년 멕시칸리그에서 활약하며 재기를 모색했고 키움은 2022년 12월 불법 스포츠도박 사건에 연루된 야시엘 푸이그 대신 총액 70만 달러에 러셀을 재영입했다.

2020년 처음 KBO리그에 입성했을 때와 달리 러셀은 크게 주목 받지 못했다. 자고로 KBO리그에서는 성적부진으로 퇴출되거나 재계약에 실패했던 외국인 선수를 다시 영입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하지만 키움 구단과 홍원기 감독은 멕시칸리그에서 대활약한 러셀의 재기를 믿어 의심치 않았고 시즌 개막 후 18경기에 출전한 러셀은 자신에 대한 야구팬들의 의심을 지워내고 있다.

러셀은 올 시즌 키움의 주전 유격수 겸 4번타자로 활약하면서 18경기에서 타율 .358 2홈런 2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918의 뛰어난 성적으로 이정후가 부진한 키움 타선을 이끌고 있다. 특히 득점권에서는 21타수 15안타(타율 .714)라는 믿기 힘든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러셀은 26일 kt전에서도 1회 결승투런 홈런을 포함해 3안타 6타점으로 한국무대 데뷔 후 개인 최다타점 기록을 세우며 타점 부문 선두로 치고 올라갔다.

2016년 컵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 만 22세의 파릇파릇한 신예였던 러셀도 어느덧 만 29세의 중견선수가 됐다. 빅리그를 떠나 해외 무대에서 4년째 활약하고 있는 러셀이 아직도 빅리그 복귀를 꿈꾸고 있는지는 본인만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골든글러브 2루수 김혜성과 빅리그 올스타 출신 유격수 러셀이 버틴 올 시즌 키움의 키스톤 콤비는 단연 10개 구단 최강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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