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공동 연구…한미, 첨단기술 동맹폭 넓혔다

이기민 2023. 4. 2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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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NSC 주도 차세대 기술대화 매년 개최
반도체·배터리·바이오 등 공동연구
첨단기술 2023명 양성…6000만달러 투자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26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미간 첨단기술·사이버·우주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워싱턴 선언'이 북한 핵 위협에 대한 대폭 강화된 확장억제의 기틀을 마련했다면, 이번 첨단기술 등 협력은 한미간 70년간 이어져 온 전통적 군사안보 동맹에서 미래 지향인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의 지평을 실질적으로 확장했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한미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첨단기술분야 협력 강화를 위해 '한미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를 신설하기로 하고 '한미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 출범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공동성명을 통해 신설되는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는 양국 국가안보실(NSC)이 주도하며 과학기술과 국가안보 간의 시너지를 내는 협력을 도모하게 된다. 대화에서는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는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디지털, 에너지 기술, 양자 등 첨단기술 관련 공동연구·개발 등 양국의 교류를 확장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는 매년 개최할 예정이며 첫 회의는 올해 하반기에 열린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미 양국은 차세대·신흥기술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 양성을 위해 학생·연구자·산업계 교류 프로그램 등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또한 미래 세대를 위한 인적 협력과 교류를 담은 '한미 청년 특별교류 이니셔티브(Kor·US Educational Exchange Initiative for Youth in STEM)'로 각 2023명의 이공계(STEM) 및 인문·사회 분야 청년들 간 교류를 위해 양국이 총 6000만달러(약 8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우선 한미 양국은 첨단 분야 미래인재를 상호 양성하기 위해 1500억달러(201억원) 규모의 풀브라이트(Fulbright) 첨단 분야 장학 프로그램을 신설해 양국의 첨단 분야 석·박사학위 및 연구 과정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첨단산업에 종사하거나 연구를 희망하며 첨단기술에 대해 깊이 있게 수학할 의지가 있는 청년을 대상으로 한 이공계 대학생 특별교류 프로그램도 추진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이하는 해에 대화체의 출범은 양국 간 핵심·신흥기술 분야 파트너십을 한미동맹의 핵심 요소의 하나로 격상시키는 의미가 있다"며 "한미동맹이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한미 상호방위조약도 사이버·우주 등 전방위로 확장하기 위한 논의에 착수했다. 우선 '핵우산'에 비견될 '사이버 우산'을 확보하기 위한 '한미 전략적 사이버안보 협력 프레임워크' 체결에 합의했다. 한미 간 사이버 정보 공유를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5개국의 정보 공유 네트워크인 '파이브 아이즈' 수준으로 올리겠다는 취지다. 사이버 공간에서 악의적 행위를 차단·억지하기 위해 한미 양국이 다양한 종류의 대응 수단을 개발·실행하고, 사이버 공간에서 파괴적이고 불법적인 행위에 관여하는 국가에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양국이 협력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특히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 사이버 외화수익 차단에도 양국이 공동으로 나설 방침이다. 사이버 훈련·핵심 기반시설 보호 연구 및 개발·인재 양성·사이버 위협정보 실시간 공유·민관학 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도 이뤄진다. 양 정상은 "한미 간 오랜 전략적 동맹의 깊이와 견고함을 사이버 공간에서 이어가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며 "강력하고 회복력 있는 사이버 안보를 국가의 정책 및 전략적 우선순위로 설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맹의 범위를 우주로 확장하기로 하고 양국이 상업 우주 협력을 강화는 '한미 우주탐사 협력 공동성명'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미 항공우주국(NASA) 간에 전날 체결됐다. 양국은 상호 관심 분야인 우주 통신과 항법 분야에서 나사의 심우주 네트워크 구축에 한국의 심우주 안테나를 활용할 방침이다. 또 나사가 주도해 개발 중인 달 궤도 위 국제적 전초기지 ‘게이트웨이’를 포함한 달에서의 과학기술 연구가 포함됐다. 미국이 50여년 만에 재개한 달 탐사를 목적으로 하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과 관련이 깊은 내용과 관련이 있다.

또한 향후 안보가 우주로 확장됨에 따라 양국은 우주안보에도 협력을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양 정상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한국의 파괴적 직접상승 위성요격 미사일 실험 중단 공약을 포함해 우주안보 협력이 심화되고 있음을 환영한다"며 "양측은 점증하는 우주 위험 및 위협에 대응해 양국 간 우주상황인식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책임 있는 행위 규범을 더욱 발전시킴으로써 안전하고, 안정적이며, 지속가능한 우주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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