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가면 읽고 싶은 책이 없는 이유
5년 간 도서관 인건비와 운영비는 늘고 책·잡지 자료구입비 감소
최근 5년간 우리나라 공공도서관 수는 1042개관에서 1208관으로 늘어났으나 자료구입비는 감소해 도서관의 독서환경 조성을 위한 실질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도서관은 출판과 독서를 이어주는 문화적, 교육적, 사회적 플랫폼이며 공공재이다. 도서관의 세가지 요소인 공간(시설), 사람(사서), 자료 중 사서 배치와 도서관 자료구입비 증액 요구는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지만 해결되지 않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이다.
지난 4월 17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과 대한출판문화협회 공동주최로 ‘도서관 자료 구입비 증액을 위한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 발표집 ‘도서관 자료구입비 적정성 산출 및 증액 방안 연구’에 따르면 공공도서관 총예산은 2017년 약 9956억원에서 2021년 약 1조 2501억원으로 5년간 5.9% 상승했지만 대부분 인건비(49.4%)와 운영비(41.2%)로 지출됐다.
자료구입비는 2017년 9.9%에서 매년 감소해 2021년 8.9% 수준이다. ‘한국도서관 기준’ 자료구입비 권고 비율은 20~25%인데 우리나라 공공도서관 자료구입비는 5년 평균 9.4%에 그치고 있어 권장 기준의 3분의 1 수준이다. 해외의 경우 공공도서관 총예산 중 자료구입비는 미국 10.5%, 독일 10.1%, 일본 18.7%를 차지한다.
공공도서관 1관당 자료유형별 자료구입비는 전자자료가 최근 5년간 17.3% 증가한 반면, 도서는 –0.3% 감소, 연속간행물도 –0.5%로 감소했다. 도서관에 가면 읽을 책과 잡지가 부족한 이유는 도서관에서 자료를 구입할 예산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도서관에서 자료구입비를 증액해야 하는 이유는 첫째, 국민들에게 차별 없는 독서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다. 사회적 취약계층들이 지식과 정보 습득에 차별을 겪지 않도록 도서관이 자료제공 서비스를 풍부하게 제공해야 한다.
둘째, 저술 및 창작자의 동기 부여와 창작 활성화에 있다. 저자가 인세만으로 생계를 이어가기 어려운 실정이다. 창작 동기 저하는 출판산업 쇠퇴로 이어져 책문화생태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셋째, 책문화산업의 균형 발전과 문화경제의 활성화이다. 넷째, 저술-출판-서점-도서관-독서로 이어지는 흐름이 유기적인 협력체계와 선순환으로 건강한 책문화생태계가 지속가능하다.
‘도서관법’에 공공도서관 총예산 중 자료구입비 비중을 법적으로 명시, 공공도서관 평가 시 자료구입비 증액에 대한 평가 반영, 사서의 수서 역량 강화 등 실효성 있는 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무엇보다 도서관의 주인인 우리 시민들의 관심이 높을 때 도서관 문화가 발전한다.
◇정윤희
책문화생태학자로서 국내에서 책문화생태계 담론 생산과 확산에 기여해 왔으며, 사회적기업 책문화네트워크 대표이다. 언론매체 전공으로 언론학 석사학위를, 문화콘텐츠 전공으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출판저널> 발행인 겸 편집인,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이사, 경기도 도서관정보서비스위원회 위원, 전라북도 도서관위원회 위원, 한국출판학회 이사, 한국잡지협회 이사, 한국잡지협회 부설 한국미디어정책연구소장 및 한국잡지저작권위탁관리소장,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대변인, 경기도당 문화민주주의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유튜브 〈정윤희의 책문화TV〉를 진행하고 있다. 제6기 대통령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 위원, 세명대와 건국대에서 겸임교수를 지냈으며, 경기대 등에서 강사로 활동했다. 《문화민주주의 실천과 가능성》 《책문화생태론》 《도서관은 어떻게 우리의 일상이 되는가》 《책문화생태계의 현재와 미래》 등을 썼다.
unigood73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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