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7일 글로벌 이슈 [글로벌 시황&이슈]
[한국경제TV 정연국 기자]
1. 英 경쟁당국, MS 블리자드 인수 제동…거래 무산위기 CMA “MS 제시 대책, 경쟁저하 우려 해소 불가” MS·블리자드, CMA 결정에 즉각 항소 의견 피력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이 말이 딱 들어맞겠습니다. 현지시간 26일, 월스트리트저널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추진하고 있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가 영국에서 막혔다고 보도했습니다. 규모도 어마어마한데요, 약 687억 달러, 우리돈으로는 무려 92조원에 달하는 딜에 문제가 생긴 겁니다. 제동을 건 건, 영국의 반독점규제기관인 경쟁시장청, CMA입니다. CMA는 이 거래가 성사되면, 콜오브 듀티와 오버워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 같은 주요 게임 콘텐츠들의 통제권을 마이크로소프트가 모두 갖게 됨에 따라, 클라우드게임 시장의 혁신이 위축되고 게임 이용자의 선택권이 줄어들 것으로 염려된다고 말했습니다. CMA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대책을 제시했지만 원래 잔존하던 경쟁저하 우려를 해소해주지 못했다고 말했는데요, 실제로 CMA는 작년 9월, 마이크로소프트의 블리자드 인수건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고, 올해 2월, 마이크로소프트의 지나친 영향력 확대가 부정적으로 보인다는 잠정 결론을 내놔, 사실상 적신호라는 분석이 많았습니다. 다만, 지난달, 콘솔게임 시장에 대해서는, 경쟁 왜곡이 없을 거라며, 심사범위를 클라우드게임으로 축소한다고 발표해, 다시 청신호로 바뀐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었지만, 다시 그 기대가 무산됐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블리자드는 즉각 항소 방침을 밝혔습니다. 블리자드는 CMA의 이번 의견이, IT 사업을 하기에 매력적인 나라가 되겠다는 영국의 야심에 위배된다고 말했고요,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영국은 기술 혁신과 투자를 위축시킨다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가 블리자드 인수를 마치려면 미국, 영국, 그리고 유럽연합 규제당국의 승인을 다 받아야 하는데요, 미국 FTC와 영국 CMA는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다음달 22일에 결과를 공개할 예정인 유럽연합 규제당국은 혹여 긍정적인 의견을 밝힐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각종 외신들은 이번 CMA의 불승인 결정을 사실상 거래 종료로 해석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2. "美 경기침체 우려 확대…최대 2년 지속 예상" 美 3월 내구재 수주, 전월비 3.2% 증가…예상 상회
빅테크들의 연이은 인력감축과 은행위기의 잔존으로,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는 더욱 더 짙어져가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26일, CNBC는 이같이 전하며, 경기침체를 피할 수 없다면, 경기침체가 얼마나 길게 갈 것인지를 미리 예측하는 게 중요하다는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전미경제조사국의 자료에 따르면, 지금까지 가장 길었던 경기침체기는 18개월입니다. 2007년 12월에서 2009년 6월인데요, 바로 2008년 금융위기 때입니다. 가장 짧았던 경기침체기는 2020년 2월, 즉 팬데믹 초기인데요, 2개월에 불과했습니다. 전문가들이 수치를 분석한 결과, 2023년에 찾아올 경기침체는 2020년처럼 아주 짧지는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3월 연준의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에서는 일부 회복기를 포함한다고 가정했을 때, 향후 2년 동안 경미한 수준의 경기침체를 겪을 수 있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경제학자들은 짧지 않은 경기침체를 예상한 주된 이유로, 은행권 사태를 꼽았습니다. 팬데믹이나 전쟁이 아닌, 직접적인 금융혼란이 촉발된 경기침체는, 더 오래 간다고 봤습니다. 앞서, 역사상 가장 길었던 경기침체기가 18개월이고, 2008년 금융위기 때라고 짚어드렸었죠? 업계에서는 현재 은행위기가 당시 금융위기 때만큼 심각하다며, 경기침체기가 이 때만큼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내봤습니다. 또,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고자 함에 따라, 의도적으로 경제성장이 저해되는 것도 경기침체 가능성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시멘트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처럼, 안 좋은 소식 속에서도 좋은 지표는 하나 등장했습니다. 미국의 3월 내구재, 즉 3년 이상 사용가능한 제품의 수주가 전월 대비 3.2% 증가한 2,764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전망치였던 0.5% 증가도 웃돈데다, 석달만에 반등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운송 부문을 제외한 내구재 수주도 0.3% 증가해 전망치를 상회했는데요, 이 수치가 나온 이후 미국의 2년물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보잉의 항공기 매출 증대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합니다.
3. 아마존, 인사·클라우드 부문 추가감원 시작 스텔란티스, 美 직원 3만 3,500명에 조기퇴직 권고
미국에서는 감원의 칼바람이 끝도 없는 것만 같습니다. 현지시간 26일, CNBC는 아마존이 인사관리와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의 일부 인력을 추가감축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습니다. 아마존은 작년 11월과 올해 초에 있었던 총 18,000명의 정리해고 외에 9,000명의 직원을 더 자르기로 했다는 발표의 일환으로 보여지는데요, 실제로 최근 몇 주 간 아마존에서는 광고와 비디오게임, 그리고 트위치 라이브 부서의 일부 직원들이 짐을 싸기도 했습니다. 모든 인력감축이 다 끝나고 나면 대략 27,000명 정도의 직원이 줄어드는데요, 아마존의 29년 역사상 최대 규모라고 CNBC는 전했습니다. 아마존은 심각해지고 있는 경기침체와 핵심소매사업의 둔화로 인해, 비용절감이 절실하다고 전했습니다. 당분간 인력채용도 동결하고, 일부 실험 프로젝트도 중단할 것이며, 막대한 돈이 들어가는 창고 관련 일도 멈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국적 자동차 회사인 스텔란티스 역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미국에서 3만 3,500명을 조기퇴직시킬 방침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시간급 종업원 31,000명와 봉급직원 2,500명 정도를 포함하고 있다며, 더 구체적인 수치는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미국 뿐 아니라 캐나다에서도 조기퇴직자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텔란티스 역시 효율성 개선을 이유로 들었는데요, 다만 이를 두고 미국자동차노조는 수십억 달러의 이익을 챙기면서, 작은 일자리는 없애려는 행위가 혐오스럽다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4. 국제유가, 3% 급락…경기둔화 가능성 고조 금 가격, 조만간 역대 최고치 기록 전망 비트코인, 은행위기 부각 속 변동성 극심
두 번째 이슈에서도 다뤘었죠? 미국 시장 전반에 드리운 경기침체의 그림자가 원유 시장까지 정복했습니다.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 급감과 OPEC+의 추가감산에도 불구하고 경기둔화 우려가 점점 더 심화됨에 따라, 국제유가가 4% 가깝게 급락해 70달러선 초반까지 후퇴했습니다. 일단, 원유재고 상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 EIA가 발표한 지난 한 주 간의 미국 내 원유 재고는 510만 배럴 감소한 4억 6,090만 배럴로, 전망치였던 150만 배럴보다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휘발유와 증류유도 각각 240만 배럴, 그리고 60만 배럴 줄어, 큰 폭의 감소세를 연출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유 시장이 경제위기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고, 유가의 추가하락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가 9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고, 미국의 제조업 신규주문이 크게 위축된 것이 그 반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원자재 관련 소식 조금 더 짚어보겠습니다. 먼저, 마켓워치는 금이 오늘 2,000달러 아래로 떨어졌지만, 과소평가된 수치라며, 금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부채한도를 둘러싼 논쟁과 은행권 혼란의 잔존, 그리고 경기침체 우려까지 겹치면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고요, 달러화 약세 역시 금의 가격을 지지해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비트코인 상황도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은행권 사태 부각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암호화폐 시장에는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며, 장 초반에서 중반, 비트코인이 7% 가량 급등하며 28,000달러 선까지 올라섰었죠? 그런데 장 막판에는 1%대 하락세로 전환하며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까지, 참고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5. 美 정부, JP모간에 러 곡물 수출대금 결제 허가 흑해 곡물수출 협정, 여전히 난항…러 파기 위협 지속 흑해 곡물수출 협정, 내달 18일 만료 예정
흑해 곡물수출 협정의 재연장을 두고, 러시아와 UN의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 정부가 JP모간과 러시아의 국영 농업은행, 로스셀호스방크의 은행 간 거래를 허용해줬다는 로이터 통신의 보도가 나왔습니다. 구체적으로,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 OFAC는 JP모간에게 러시아의 곡물 수출과 관련한 지급결제 업무를 허가해줬는데요, 대신 해당 거래는 '매우 제한적이고 철저한 통제' 하에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며, 국제은행간통신협회, 즉 스위프트 결제망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앞서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은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 은행들을 제재 대상에 올리고 국제 은행 간 송금망인 스위프트에서 퇴출시킨 바가 있는데요, 이에 따라 러시아 은행들은 은행 간 거래를 포함한 외화 송금이 모두 금지됐었습니다. 그리고 러시아는 흑해 곡물수출 협정 재개에 대한 조건으로, 러시아 농업은행의 스위프트 복귀를 강력하게 요구해 왔습니다. 다만, 이러한 소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흑해 곡물수출 협정은 별다른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가 요구사항이 충족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종일관 회의적인 태도를 일관하고 있고요, 심지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 흑해에서 민간 기반시설을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조약 파기까지 언급하고 있습니다. 다음달 18일까지가 만료인 흑해 곡물수출 협정은 러시아 농업은행의 스위프트 복귀, 러시아산 암모니아 운송 파이프라인 가동 재개, 그리고 러시아 비료업체의 계좌동결 해제 등, 러시아의 선결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연장이 어려워 보이는 상황인데요, 전세계 곡물 공급대란이 다시 한 번 펼쳐질 수도 있겠습니다.
정연국 기자 ykjeon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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