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美 핵무기로 압도적 대응"…바이든 "北, 핵 공격하면 정권 종말 초래"
핵협의그룹 창설 합의 담은 '워싱턴 선언' 채택
尹 "새로운 확장억제 방안, 강력하다고 자신"
바이든 "한국에 핵무기 배치 안해...NPT 준수"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약 80분에 걸쳐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현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한미 정상회담은 소인수 회담과 확대 회담을 포함해 약 80분간 진행됐다.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47분간 정상회담 모두발언 및 소인수회담을 하고, 이어 캐비닛룸으로 자리를 옮겨 30분간 확대회담을 이어갔다.
양국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미 간 '핵협의그룹'(Nuclear Consultative Group·NCG)'을 창설하기로 합의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 두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직면하여 상대방의 선의에 기대는 가짜 평화가 아닌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통한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양국 간 확장억제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며 "이러한 의지를 '워싱턴 선언'에 담았고,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철통같은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미 양국은 북한의 핵 공격 시 즉각적인 정상 간 협의를 갖기로 했으며, 이를 통해 미국의 핵무기를 포함하여 동맹의 모든 전력을 사용한 신속하고, 압도적이며, 결정적인 대응을 취하기로 약속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한미 양국은 새로운 확장억제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작동시키기 위해 핵협의그룹(NCG)을 창설하기로 했다"며 "이제 한미 양국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여 핵과 전략무기 운영 계획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한국의 첨단 재래식 전력과 미국의 핵전력을 결합한 공동작전을 함께 기획하고 실행하기 위한 방안을 정기적으로 협의할 것이며, 그 결과는 양 정상에게 보고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핵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도상 시뮬레이션 훈련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며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도 정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
경제 안보 분야의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과학법(칩스법)이 첨단기술 분야에서 양국 간 공급망 협력을 더욱 강화시켜 나갈 수 있도록 긴밀한 협의와 조율을 해나기로 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한국 기업들의 투자와 사업 활동에 특별한 지원과 배려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첨단기술분야 파트너십에 대해선 "한미 국가안보실(NSC)에 '차세대 신흥·핵심기술대화'를 신설해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퀀텀 등 첨단기술 관련 공동연구·개발과 전문인력 교류를 촉진하기로 했다"고 했다.
또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사이버, 우주 공간에 적용하기 위한 논의도 시작하기로 했다"며 "'전략적 사이버안보 협력 프레임워크'를 통해 한미 양국이 사이버 위협에 공동 대응하고 정보공유, 수집, 분석과 관련된 협력도 심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한미 정상은 미래세대 교류 확대에도 의견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한미 청년 특별교류 이니셔티브' 출범을 소개하면서 "각 2023명의 이공계(STEM) 및 인문·사회 분야 청년들 간 교류를 위해 양국이 총 60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며 "200명의 학생들을 지원하는 역대 최대규모 풀브라이트 장학사업도 포함시키기로 했다"고 했다.
두 정상은 한미일 삼각 협력에 공감대를 이루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적 지원과 협력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한일관계 정상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조치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하였으며, 우리 두 정상은 한미일 3국 협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같이 무고한 인명피해를 야기하는 무력 사용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공동 입장을 확인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 국제 개발 협력, 에너지, 식량안보 등 주요 글로벌 이슈와 관련해 양국이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고도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워싱턴 선언 내용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확장억제 강화와 그 실행 방안은 과거와 다른 것"이라며 "북핵에 대한 국민의 우려는 많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미국이 핵 자산에 대한 정보와 기획, 그에 대한 대응 실행을 누구와 함께 공유하고 의논한 적이 없다"며 "새로운 확장억제 방안이고, 그래서 더욱 더 강력하다고 자신할 수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이나 동맹, 파트너에 대한 북한의 핵 공격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북한이 핵공격을 감행하면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의 핵 공격을 가정해 '정권의 종말'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그러한 행동을 취할 것이며, 이것이 북한에 대한 확장억제 강화"라고 강조했다.
'워싱턴 선언'에 대해선 "증가하는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확장억제에 있어 진전된 조치를 취하는 것"이라며 "이는 필요할 때 동맹과 협의를 위해 필요한 모든 노력을 취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바탕은 한국과 더 긴밀히 공조하고 긴밀히 협의한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한반도에 핵무기를 (상시적으로) 재배치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핵잠수함을 포함한 (전략자산의) 전개를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한국의) 핵확산금지조약(NPT) 이행을 위해 한국에 이 같은 공약을 여러 차례 확인해 왔다", "한반도에 핵무기를 배치하지 않을 것", "군통수권자로서 핵무기 사용에 대해 절대적인 권한을 갖고 있다" 등의 발언도 내놨는데, 한국 내 독자 핵무장론을 일축하고 한국의 NPT 준수 필요성을 재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제정한 반도체법 등 일련의 정책이 중국을 겨냥한 게 아니며 한국도 혜택을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 확대를 제한한 정책이 한국에도 피해를 주는 것 아니냐'라는 질문에 "중국에 피해를 주려고 설계한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또 "(반도체법으로) 미국에서 상당한 경제 성장을 창출하고 있고 누구에게도 피해를 안 주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SK뿐 아니라 삼성과 다른 산업에서도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그래서 나는 '윈윈'(win win)으로 본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일 3자 협력과 관련해산 "(윤 대통령의) 일본과의 외교를 통한 정치적 용기와 개인적 헌신에 감사드린다"며 "우리 모두 힘을 합칠 때 엄청난 차이를 만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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