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지각변동]①뒤처지면 죽는다…AI대전에 새판짜기
MS 선전에 구글·메타·트위터·아마존 역습
속도 조절 전략 바꾸고 상용화 가속 페달
"뒤처지면 죽는다." 인공지능(AI) 주도권을 잡으려는 빅테크 기업들의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챗GPT로 치고 나가자 구글, 메타는 역습에 나섰다. 여기에 트위터, 아마존까지 합세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이어 AI가 산업 판도를 바꿀 핵심 열쇠로 떠오르면서 빅테크들은 그간 사업 전략을 바꾸고 새판 짜기에 나섰다.
구글·메타 AI 역습 …트위터·아마존 가세
최근 구글은 광고주들에게 'AI 기반 광고 2023'이라는 제목의 자료를 공유했다. 수개월 안에 광고 문구나 이미지, 영상 제작을 생성형 AI에 맡기겠다는 내용이다. 광고 예산과 목표를 설정하면 광고 전략부터 콘텐츠 생성까지 자동화해 사실상 AI가 마케팅 대행사 역할을 도맡는 것이다.
이는 구글이 전략 변화를 의미한다. 텃밭인 광고 시장부터 바꾸는 것을 시작으로 AI 상용화에 가속페달을 밟겠다는 선언이기 때문이다. 그간 구글은 법적·윤리적 리스크를 우려해 AI 서비스 출시에 보수적이었다.
공격 태세로 바꾸기 위해 전열도 가다듬었다. 지난 20일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자사 AI 연구 조직 '브레인'과 알파고 개발 자회사 '딥마인드'를 통합했다. 두 조직은 챗GPT를 앞서는 초거대 AI 모델 '제미니(Gemini)'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구글이 챗GPT 대항마로 내세운 '바드'가 힘을 못 쓰자 새 프로젝트에 나선 것이다.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 최고경영자(CEO)는 "AI 발전 속도가 그 어느 때보다 빨라졌다"며 "모든 인재를 하나의 팀으로 집중시켜 속도를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는 전략을 180도 바꿨다. 사명까지 바꾸게 한 메타버스(확장 가상세계)보다 AI를 우선순위로 두기 시작했다. 지난 2월 생성형 AI를 개발하는 조직을 신설했다. 이어 초거대 AI 모델인 '라마(LLaMa)'를 선보였다. 최근에는 상용화 계획을 구체화했다. 구글처럼 연내에 생성형 AI로 광고를 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엔드루 보스워스 메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마크 저커버그를 비롯해 주요 경영진들이 AI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AI는 메타버스에도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위터와 아마존도 뛰어들었다. 트위터 CEO인 일론 머스크는 최근 새 AI 법인인 '엑스.에이아이(X.AI)'를 설립했다. MS와 구글 외에 '제3의 선택지'로 진실을 추구하는 '트루스 GPT(Truth GPT)'를 만들겠다고 선포했다. 아마존은 '베드록(Bedrock)'이라는 생성형 AI를 발표했다.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앞세워 기업 고객 맞춤형 서비스로 차별화에 나섰다.
인터넷·스마트폰 이어 AI혁명 온다
기업들이 너나할것 없이 전쟁에 뛰어든 것은 생성형 AI를 '게임 체인저'로 보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이을 3차 혁명에 견준다. 다양한 콘텐츠를 빠르게 생성해 산업과 생활을 통째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엄청난 물결인 만큼 흐름을 놓치면 생존도 보장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엿보인다. 인터넷 시대를 군림했던 MS가 스마트폰 시대 왕좌는 구글에 내줬던 것처럼 운명이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균열의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의 기본 검색엔진을 구글에서 MS '빙'으로 바꿀 가능성이 거론되면서다. MS 빙은 챗GPT 같은 생성형 AI를 가장 먼저 탑재하면서 스마트폰 제조사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검색엔진 교체가 현실화되면 검색 시장을 장악한 구글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삼성이 매년 생산하는 구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수억 대에 달하는 만큼 빙의 점유율이 치솟기 때문이다. 현재는 3%가 채 안 돼지만 20%대까지 올라간다.
MS는 애플, 구글 운영체제(OS) 중심의 플랫폼 경쟁구도도 흔들고 있다. MS와 손잡은 오픈AI는 '챗GPT 플러그인'을 내놓고 플랫폼 생태계 구축에 들어갔다. 콘텐츠에 코드를 꽂듯 인터넷 기반 특정 서비스에 챗GPT를 연결할 수 있게 만들었다. 간단한 명령어로 쇼핑, 식당 예약 등 모든 서비스를 가능하게 해 앱스토어 역할을 넘보고 있다는 평가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생성형 AI는 인터넷 혁명과 스마트폰 발명만큼 중대한 사건"이라며 "코닥이 디지털 카메라를 발명하고도 기존 필름 사업 때문에 주춤한 사이 후발주자들이 큰 성공을 거뒀듯 빅테크간 판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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