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 낸 빅테크 '高高'…FRC 위기는 재점화 [신인규의 글로벌마켓 A/S]

신인규 기자 2023. 4. 27.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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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신인규 기자]
<앵커> 어제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도 실적이 좋았는데, 조금 전 메타(티커종목명 META)도 호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뛰었습니다. 세부 내용들 짚어볼까요.

<기자> 메타의 1분기 실적은 매출 286억 5천만 달러, 주당순이익(EPS) 2.2달러입니다. 월가 추정치는 매출 276억 달러, EPS 2.02달러 수준이었으니 매출과 이익 모두 시장의 예상을 웃돌았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이번 분기 실적이 좋았고, 회사도 성장을 멈추지 않았다"는 설명을 내놓았습니다. 이와 함께 지난 분기 실적 발표 때와 같이 조직 효율성을 높이는 일도 계속 되고 있다고 강조했는데요. 1분기에는 지난 2022년 발표했던 구조조정 계획이 완료됐고, 이로 인해 6억 2,100만 달러의 비용이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달에 발표했던 1만 명 규모의 정리해고와 관련해서는 5억 2,300만 달러가 1분기에 비용으로 인식됐습니다. 저커버그 CEO가 무한 애정을 쏟았던 메타버스 분야의 일부 임직원까지 감원하는 대규모 추가 감원은 연말까지 약 5억달러의 추가 비용을 더해 올해 약 10억달러의 비용을 발생시킬 전망입니다. 조직 차원에서 뼈를 깎는 노력이 진행 중이라는 것을 실적 자료를 통해 메타가 강조했다고 볼 수 있고요.

회사의 서비스, 그러니까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을 포함한 앱 부문 성과도 나쁘지 않습니다. 메타는 1분기 동안 하루 평균 30억 2천만 명의 사용자들이 자사의 앱을 사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5% 증가했고요. 광고 단가는 전년 대비 17% 줄었지만 메타의 앱 서비스를 통해 도달하는 광고의 양은 26% 늘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입니다.

메타는 2분기 매출에 대해서는 전년 대비 증가율이 1%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1분기 매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3%였지요. 이 회사가 예상하는 2분기 매출액은 295억 달러에서 320억 달러 범위입니다. 회사 차원에서 투자를 지속하겠다고 밝힌 메타버스 사업부인 '리얼리티 랩스'는 올해 계속해서 적자를 볼 것으로 메타는 전망했습니다.

<앵커> 좋은 실적을 내놓은 대형 기술주들은 올랐는데, 오늘 미국 증시가 전반적으로 좋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은행권이 불안하다는 이야기가 또다시 나오고 있는 모습인데, 현재 상황 어떻습니까.

<기자> 또다시 불거진 은행권 위기, 진앙지는 미국의 중소 지역은행인 퍼스트리퍼블릭뱅크였습니다. 어제 발표한 실적에서 3월 말 기준 예금이 급감했기 때문입니다. 실리콘밸리 뱅크 사태 이후 실제 예상보다 훨씬 돈이 더 많이 빠져나간 것이 확인되면서 이 은행이 문을 닫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심리가 커졌다고 보시면 됩니다. 퍼스트리퍼블릭 뱅크를 살리기 위해 JP모간 등 미국 대형은행들이 300억 달러 규모의 긴급 자금을 예치했는데, 이것이 밑 빠진 물 붓기에 그친 것 아니냐는 우려지요. 주가는 어제에 이어 오늘 장에서도 30% 가까이 급락했습니다.

주가가 급락했다고 해서 회사가 바로 문을 닫는 것은 아니지만, 오늘 나온 소식들이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는 점은 살펴볼 부분입니다. 한 번 금융권의 도움을 받은 퍼스트리퍼블릭은 또다시 다른 은행들에게 자산을 사달라고 요청했다는 뉴스가 현지 매체를 통해 나오고 있는데요. 최대 500억달러에서 1천억 달러의 자산을 매각하려 하는데, 그동안 FRC에 예치금을 댄 대형은행들이 이 자산을 좀 비싸게 사줬으면 한다고 설득하고 있다는 겁니다. 안 그러면 은행 시스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일종의 '협박'이 섞인 자산 매각 전략에 나서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당연히 대형 은행들이 이를 반길 리가 없습니다.

정부 기관이 부실채권 전담 은행인 '배드뱅크'를 만들어 퍼스트리퍼블릭을 도와줘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이 안에 대해서는 개장 전 익명의 정부 관계자가 '개입을 원치 않는다'는 언급을 했다는 소식에 또다시 퍼스트리퍼블릭의 주가가 휘청였습니다.

오늘은 다른 지역은행 주가가 동반하락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개별 기업의 주가 차원에서가 아니라 미국 경제 측면에서 지역 은행의 붕괴가 계속해서 이어질지가 중요한 부분입니다. 미국에선 은행권 위기와 함께 상업용 부동산 위기론이 아직 수그러들지 않았는데, 지역은행은 상업용부동산 대출 시장에서 단일 주체별로는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2022년 상반기 기준, 지역 은행의 상업용부동산 점유율은 22%에 달합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한국경제TV 신인규입니다.
신인규 기자 ikshi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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