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 "워싱턴 선언, 한국 안심시켜 핵무장 막으려는 것"

윤현 2023. 4. 27.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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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각) 정상회담에서 확장억제 강화를 위해 발표한 '워싱턴 선언'에 미 언론도 주목하고 나섰다.

미국이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한국 방어에 대한 약속을 한층 강화한 것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에, 한국의 자체 핵무장 여론을 꺾을지 불투명한 데다가 지난 30년간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막으려는 노력이 실패했다고 인정한 꼴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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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NYT 등 주요 언론 '워싱턴 선언' 주목..."확장억제 강조, 북핵 제어 실패 인정" 비판도

[윤현 기자]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두 손을 맞잡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각) 정상회담에서 확장억제 강화를 위해 발표한 '워싱턴 선언'에 미 언론도 주목하고 나섰다.

미국이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한국 방어에 대한 약속을 한층 강화한 것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에, 한국의 자체 핵무장 여론을 꺾을지 불투명한 데다가 지난 30년간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막으려는 노력이 실패했다고 인정한 꼴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는 "워싱턴 선언은 북한의 유례 없는 미사일 발사 증가로 인한 한국의 높아진 불안감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 한국 국민의 70%가 자체 핵무장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를 전했다.

이어 "한국 전문가들은 미국이 확실한 약속을 보여주지 않으면 한국 국민의 자체 핵무장 욕구는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한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나 중국의 대만 위협 등을 보며 미국이 정말로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핵무기를 배치할 것이냐에 대한 의문을 제기해 왔다"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재선 여부에 달려...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뒤집을 수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3년 4월 26일 워싱턴DC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열린 윤석열 한국 대통령 국빈 방문 환영식에 참석해 있다.
ⓒ AFP=연합뉴스
 
그러면서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은 한국의 여론 변화에 주목했고, 이를 진정시키기 위한 새로운 협력 방안을 내놨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워싱턴 선언의 공약은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라며 "공화당의 주요 대선 후보로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의제를 대부분을 뒤집겠다고 약속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중 미국이 동맹을 보호하기 위해 많은 돈과 인력을 지출하는 데 불만을 나타내면서 한국을 거론했고, 주한미군 분담금을 더 내라고 한국을 압박하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도 "워싱턴 선언은 한국이 자체 핵무장에 찬성하는 다수의 한국 국민에게 확신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은 지난 수년간 비핵무기 공격을 개선해 왔고, 약 1시간 안에 전 세계의 어떤 목표물에도 도달할 수 있는 재래식 무기의 정밀도와 위력을 향상시켜 왔다"라며 "그러나 한국은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위험이 있더라도 미국이 핵 대응으로 한국에 대한 북한의 핵 공격을 막을 것이라는 '확장억제'에 대한 더 큰 확신을 찾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반면에 "확장억제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지난 30년간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제어하기 위한 외교적 설득, 압도적인 제재, 경제 지원 약속 등 모든 노력이 실패했음을 인정한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하노이 회담'이 실패로 끝나고 지난 4년간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한국과 미국도 인정할 정도로 빠르게 확장됐다"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한국 만족하지 않을 것" "군사적 가치 없어" 비판도 
 
 윤석열 한국 대통령이 2023년 4월 26일 워싱턴DC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열린 한국 대통령 국빈 방문 환영식에 참석해 있다.
ⓒ AFP=연합뉴스
 
미 CNN방송은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 "미국은 한반도 전술핵 배치 또는 한국의 자체 핵무장 시나리오를 상당히 피하고 싶어 했다"라며 "백악관은 최근 수개월간 한국을 안심시킬 방법을 찾는 데 노력했다"라고 소개했다.

또한 한 고위 관계자가 이달 초 CNN방송 인터뷰에서 "한국은 핵무기를 가져본 경험이 없다"며 "이것이 한국과 모의훈련을 진행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한 것을 전했다. 

이어 "한국은 핵무기 사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표적 설정과 효과 등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 한다"라며 "이것이 한국을 만족시킬 수 있고, 준비 태세를 강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워싱턴 선언의 실효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교수는 미 NBC방송에 "워싱턴 선언은 순전히 상징적이고, 미국이 한국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한 것"이라면서도 "군사적 가치는 없다(don't have any military value)"라고 잘라 말했다.

미 국무부 북한 담당관을 지낸 싱크탱크 스팀슨 센터의 조엘 위트도 <월스트리트저널>에 "워싱턴 선언은 올바른 방향"이라면서도 "다수의 한국 정부 및 군 당국자는 자신들이 핵무기 버튼을 가질 때까지 만족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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