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랑GO] 자작나무 껍질로 친환경 바구니 뚝딱

2023. 4.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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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심심해~”를 외치며 꽁무니를 따라다닌다고요? 일기쓰기 숙제를 해야 하는데 ‘마트에 다녀왔다’만 쓴다고요? 무한고민하는 대한민국 부모님들을 위해 '소년중앙'이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말 아이랑 뭘 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이번 겨울을 이겨낸 자작나무의 껍질을 늦봄부터 초여름에 채취해 사용하는 친환경 공예 ‘네베르스로이드’를 배워 봐요.

습기에 강하고 항균성도 뛰어난 네베르스로이드 용품

자작나무 껍질을 이용한 북유럽 전통 공예 ‘네베르스로이드’에 대해 알아보고, 작은 라운드 바구니를 만든 박서현(왼쪽)·박민아 학생기자.

‘네베르스로이드’. 북유럽에서 자작나무 껍질을 이용해 생활용품을 만드는 나무 공예다. 북유럽 국가인 스웨덴에서 시작한 네베르스로이드(Näverslöjd)는 스웨덴어로, 자작나무 껍질을 뜻하는 ‘Näver’와 공예 ‘Slöjd’의 합성어다. 북유럽에서는 과거부터 오늘날까지 한대 기후에서도 잘 자라는 자작나무의 껍질을 벗겨 가공해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들어 왔다. 스웨덴은 짚신 같은 신발이나 바구니, 어린이 배낭을 만드는 데 자작나무 껍질을 사용했다. 핀란드에서는 부활절 전통 요리인 ‘맴미(Mämmi)’를 자작나무 껍질로 만든 냄비에 조리해 먹고, 시베리아 지역에서는 자작나무 껍질로 보존 용기를 제작했다.

북유럽 국가인 스웨덴에서 시작한 네베르스로이드(Naverslojd)는 자작나무 껍질을 사용해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드는 공예다.

소중 학생기자단이 2017년 국내 최초로 오픈한 네베르스로이드 공방인 카나비요르크(서울 종로구)를 방문해 오나영 대표를 만났다. “추운 북유럽이 등장하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눈이 쌓인 자작나무 숲을 본 적 있나요. 스웨덴뿐만 아니라 핀란드·러시아 등 북유럽 사람들은 주변에서 가장 흔한 자작나무를 이용해 오래전부터 생활용품을 만들었어요. 대나무가 유명한 전남 담양에서 다양한 대나무 제품이 나오는 것과 같죠. 자작나무는 나무 자체가 단단해서 몸통은 가구를 만드는 데 쓰고요. 껍질(수피)은 바구니·수납용품·플랜터(화초를 예쁘게 심기 위한 화분이나 용기) 등 작은 생활용품을 만들 때 씁니다.”

카나비요르크 오나영 대표가 만든 네베르스로이드 생활용품들.

네베르스로이드는 자작나무 전체를 벌목하지 않고 껍질만 채취해 사용하는 친환경적인 공예다. 시간이 지나면 채취한 나무에서 새 껍질이 자란다. “나무 껍질을 촉촉하고 부드럽게 유지하는 유분이 충분히 들어있는 늦봄부터 초여름, 약 한 달 동안 네베르스로이드용 껍질 채취가 가능해요. 껍질을 채취할 때 자작나무 표면에 세로로 칼집을 내서 껍질을 벗기는데요. 벗긴 껍질은 결이 가로 방향으로 나 있어요. 결대로 다시 한 번 잘라서 원하는 두께의 테이프(껍질 띠)를 만들어 네베르스로이드를 하죠.”

자작나무 껍질 자체에 유분이 많아 테이프 그대로 써도 손에 무리가 가지 않지만, 오 대표는 살짝 팁을 더했다. “테이프의 부드러움을 장시간 유지하기 위해 작업 하루 전에 기름을 발라줘요. 목공용 오일은 물론, 쉽게 구할 수 있는 식물성 기름(식용유·올리브유·포도씨유 등)을 면포에 적셔 테이프 표면에 도포해 하루 저녁 놔두면 껍질이 기름을 먹어 다음날 만들기 딱 좋은 상태가 되죠. 자작나무 껍질은 오래 가만히 두면 휘어지는 성질이 있는데요. 그래서 여러 테이프를 일자로 묶어서 모양을 유지한 다음 직사광선을 피해 보관해요.”

가로세로 3칸, 높이 2칸짜리 라운드(원형) 바구니를 만들기를 하는 소중 학생기자단.

오 대표가 너비 2cm, 길이 40~50cm 테이프들을 보여줬다. “수많은 자작나무에서 채취한 껍질들이 한데 섞여 있어 두께와 색깔의 톤이 조금씩 달라요. 만들 때는 톤 차이 때문에 위화감이 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완성된 바구니를 보면 한 가지 톤으로 만든 것보다 훨씬 더 예쁘게 나온다는 걸 알 수 있을 거예요.” 박민아·박서현 소중 학생기자가 만들기로 한 가로세로 3칸, 높이 2칸짜리 라운드(원형) 바구니에는 테이프 20줄이 필요하다. 그밖에 가위·커터칼·나무주걱·나무집게·연필이 준비됐다.

바구니 만들기는 바닥부터 시작한다. “가로세로 3칸으로 바닥을 짜려면 테이프는 가로세로 6줄을 사용해요. 가운데부터 시작해 사방으로 넓혀가며 한 줄씩 수직·수평을 잘 맞춰 격자로 엮죠. 테이프와 테이프 사이에 아주 작은 정사각형 틈새가 생기는 건 괜찮지만, 직사각형이나 직각이 되지 않는 틈새가 생기면 모양이 예쁘게 나오지 않으니 테이프를 밀어서 교정해줘야 해요. 바닥을 다 짜면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게 모서리 네 군데를 나무집게로 고정합니다.”

가운데서부터 수직·수평을 맞춰 가로세로 6줄 격자를 만들고, 나무집게로 모서리를 고정한 뒤 뒤집어 3·4번째 줄 사이를 꼭짓점으로 하는 정사각형을 그린다.
다시 뒤집어 정사각형 선에 맞춰 3·4번째 줄 위로 당기며 직각으로 교차시킨다. 4번째 줄을 순서대로 2·1번째 줄, 3번째 줄을 5·6번째 줄과 교차시킨다.

그다음, 뒤집어서 사방의 왼쪽부터 3·4번째 줄 사이를 꼭짓점으로 하는 정사각형을 연필로 그린다. 모서리가 될 부분이다. 다시 뒤집어서, 그려둔 정사각형 선에 맞춰 3·4번째 줄을 머리 땋듯이 손으로 잡고 위로 당기며 직각으로 교차시킨다. 이어서 4번째 줄을 순서대로 2·1번째 줄, 3번째 줄을 5·6번째 줄과 교차시킨다. 2번째와 5번째 줄을 교차시키는 것까지 하면 한 모서리가 완성된다. 줄을 교차할 때마다 나무집게로 고정하고, 같은 방법으로 나머지 모서리를 만들어준다. 테이프가 느슨해진 곳이 있으면 잡아당겨서 격자가 직각이 되도록 해준다.

네 모서리 완성 후 모서리 위로 2번째와 3번째 칸이 만나는 꼭짓점을 기준으로 1번째 줄을 45도로 접어 격자짜임과 마주 보도록 결을 맞추고 줄이 아래로 들어갈 수 있는 첫 번째 격자 공간을 집어넣는다.

“모서리로부터 위로 2번째와 3번째 칸이 교차하는 꼭짓점을 기준으로 삼아 1번째 줄을 45도 아래로 접어 격자짜임과 마주 보도록 결을 맞춰요. 1번째 줄이 아래로 들어갈 수 있는 첫 번째 격자 공간을 찾아 넣는데, 잘 들어가지 않는다면 테이프 끝 너비를 줄이기 위해 가위로 조금 자르거나, 나무주걱을 사용해 테이프를 밀어 넣어줘요. 같은 방법으로 다른 줄도 하나씩 끼워주면 테두리가 완성됩니다.”

테이프의 길이가 모자라면 새 테이프를 덧대고, 남은 테이프를 가위나 커터칼로 잘라준다.

테이프 길이가 모자라면 새 테이프를 덧대어준다. 쓰고 남은 테이프는 가위로 잘라준다. 남은 테이프가 칸에서 살짝 빠져나와 가위를 사용하기 어려울 때는 커터칼을 쓴다. 칼로 그냥 자르면 다른 테이프에 흠집이 날 수 있으니 두꺼운 종이나 자투리 테이프를 대고 자르면 좋다. 더 덧대고 자를 곳이 없으면 완성.

“자작나무 껍질은 습기에 강하고 항균성도 뛰어나요. 그래서 자작나무 껍질로 만든 생활용품은 음식 저장에 용이하고, 장마철에도 곰팡이가 잘 생기지 않아요. 오늘 만든 바구니에 오염물질이 묻는다면 물로 세척해도 괜찮아요. 심지어 주방세제를 사용해 씻고 건조해도 되죠. 자주 씻으면 유분이 빠지는데, 그런 경우 식물성 오일을 전체적으로 도포해 스며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쓰세요. 테이프가 끊어지고 파손되어도, 그 부분을 다른 테이프로 메울 수 있어 수선이 쉽습니다.”

박서현 학생기자가 만든 네베르스로이드 라운드 바구니.

네베르스로이드를 집에서도 할 수 있을까. “자작나무 테이프는 네베르스로이드 오프라인 공방에서 구매 가능하고, 일부 공방에서는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판매하기도 하죠. 테이프만 있으면 다른 재료는 구하기 쉬워서 집에서도 간단하게 할 수 있을 거예요.”

■ 아이랑GO를 배달합니다

이번 주말 뭘 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아이와 가볼 만한 곳, 집에서 해볼 만한 것, 마음밭을 키워주는 읽어볼 만한 좋은 책까지 ‘소년중앙’이 전해드립니다. 아이랑GO를 구독하시면 아이를 위한, 아이와 함께 즐길 거리를 풍성하게 받아볼 수 있습니다.

글=박경희 기자 park.kyunghee@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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