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퍼스트리퍼블릭 30%폭락에 혼조 마감…나스닥 0.47%↑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26일(현지시간)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폭락장 속에 주요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소화하며 혼조 마감했다. 전날 50%가까이 폭락하며 은행권 위기 우려를 재점화시킨 퍼스트리퍼블릭의 주가는 이날도 30%에 가까운 두 자릿수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228.96포인트(0.68%) 내린 3만3301.87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15.64포인트(0.38%) 떨어진 4055.99를 기록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5.19포인트(0.47%) 상승한 1만1854.35에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이번 주 쏟아지는 주요 기업들의 실적과 지표들을 주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알파벳이 전날 예상을 웃도는 1분기 성적표를 공개한데 이어 이날 개장 전에는 보잉, 치폴레 멕시칸 그릴 등이 실적을 발표했다. 보잉의 1분기 매출은 1년 전 대비 27% 늘어났고, 순손실은 축소됐다. 치폴레의 주당순이익은 10.5달러로 시장 전망을 웃돌았다. 이날 장 마감 후에는 메타플랫폼, 마텔, 이베이 등이 실적을 공개한다.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의 수는 S&P500 상장사 중 3분의 1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S&P500에서 기술주를 제외한 나머지 10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전날 장 마감 후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공개한 대표 기술주 마이크로소프트(MS)는 전장 대비 7%이상 올랐다. 액티비즌 블리자드는 영국 규제당국이 MS의 인수를 승인하지 않으며 11%이상 하락했다. 이날 장 마감후 실적을 공개하는 메타플랫폼은 0.89% 올라 정규장을 마쳤다. 아마존은 MS의 실적 발표 이후 클라우드 시장을 둘러싼 기대감이 커지며 2.35% 상승했다. 치폴레 멕시칸 그릴은 예상을 웃도는 호실적으로 12.91% 뛰었다.
전날 주가가 50%가까이 폭락했던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이날도 29.75% 내려앉았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앞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위기설에 휩싸였던 곳으로, 최근 실적 발표에서 1분기 예금이 41%가량 급감했다고 밝히며 은행권 우려를 재부각시켰다. 블룸버그뉴스는 이날 미 은행 규제당국이 퍼스트리퍼블릭에 대한 평가를 하향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밖에 테슬라는 향후 수익성 우려로 제프리스가 목표가를 하향조 정하면서 4%이상 떨어졌다. 시가총액 규모도 5000억달러선이 붕괴됐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전략분석가는 "기업 실적들이 증시 상승세를 이끌기에 충분하지 않았다"며 "빅테크 기업들 중 좋은 실적보고서가 있었으나 시장 촉매제 역할을 위해서는 더 필요하다. 특히 다른 역풍이 시장을 압박할 때는 더욱 그렇다"고 평가했다. 투자회사 이토르의 캘리 콕스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이 내놓는 정보(실적)는 성장 둔화, 비용 상승의 상황을 미국 기업이 어떻게 헤쳐나가고 있는 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두려움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공개된 3월 내구재주문은 전월 대비 3.2% 증가했다. 이는 석달만의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자, 다우존스 전망치 0.5%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가전제품, 컴퓨터 등 상품에 대한 수요가 예상보다 많이 늘어 미 경제가 탄력적임을 시사한다고 CNBC는 전했다. 2월 수치는 -1.2%로 하향조정됐다. 이와 함께 이번 주 후반 발표되는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2%안팎의 성장이 예상된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당국자들이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한 가운데 이번 주 후반에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3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 발표도 예정돼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근원 PCE가 전년 동기 대비 4.5%, 전월 대비 0.3%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5월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77%가량 반영하고 있다.
이날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금리는 소폭 올랐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3.43%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금리는 3.93%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 대비 0.3%이상 내린 101.4선을 나타냈다.
국제유가는 은행권 우려, 재고 증가 여파로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2.77달러(3.59%) 하락한 배럴당 74.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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