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스위퍼나 슬러브냐...안우진의 신무기
안희수 2023. 4. 27. 05:11
KBO리그를 대표하는 파이러볼러 안우진(24·키움 히어로즈)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신무기까지 장착했다. 투구 위력이 배가됐다.
안우진은 지난 25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주중 3연전 1차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키움의 1-0 신승을 이끌었다. 6회까지 안타를 단 1개도 내주지 않을 만큼 압도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시즌 2승(1패) 째를 거뒀다.
이날 키움 구단이 제공한 투구 분석표에는 구종 한 칸이 추가됐다. 항목은 ‘기타’였다. 어떤 공인지 정의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총 6구가 ‘기타’에 해당했다.
안우진은 최근 스위퍼(sweeper)를 연마했다.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서 일본 투수 오타니 쇼헤이가 미국 간판타자 마이크 트라웃을 상대로 삼진을 잡을 때 결정구로 던진 공이다. 마치 홈플레이트를 빗자루질하는 것처럼 수평으로 크게 휘어서 들어가는 움직임을 보인다. 일반 슬라이더보다 구속은 느리지만, 움직임은 더 큰 편이다. WBC를 계기로 국내 투수들 사이에서도 관심이 높아졌고, 안우진은 팀 동료 에릭 요키시에게 그립을 배워 실전에서 활용 중이다.
투구 분석표에 기입된 기타 항목이 이 스위퍼로 보였다. 하지만 경기 뒤 만난 안우진은 “지난 13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양의지·양석환 선배를 상대로 이 공을 써봤다. 아직 스위퍼라고 말하기에는 부끄러운 수준이다. 그저 기존 슬라이더보다 (떨어지는) 각이 큰 공이라고 보면 된다. 스위퍼는 횡적(좌우) 변화가 크다. (우완) 사이드암 투수가 커브를 던질 때처럼 대각선으로 흘러야 하는데, 내 공은 (위에서) 아래로만 떨어진다”라고 설명했다.
요키시가 알려준 스위퍼의 그립은 투심 패스트볼을 던질 때처럼 검지와 중지를 야구공 솔기(실밥)에 놓고, 커브를 던지듯 손목과 손가락을 트는 것이다. 검지로 회전을 주는 게 포인트다. 하지만 안우진은 검지를 공에서 살짝 떼고, 슬라이더처럼 중지를 더 활용한다.
안우진이 말하는 ‘각이 큰 슬라이더’는 슬러브 궤적과 흡사했다. 슬러브는 슬라이더와 커브를 합해 지은 명칭으로, 12시(위)에서 6시(아래)로 큰 폭의 움직임을 보이면서도 일반적인 커브보다는 빠른 변화구다. 안우진의 2022시즌 커브 평균 구속은 128.7㎞/h인데, 이날 던진 신 무기 6구는 135~142㎞/h로 형성됐다.
포털 사이트 문자 중계에서는 키움 전력분석팀이 기타 항목으로 판단한 안우진의 6구 중 3구를 커브로 기입하기도 했다. 안우진도 “전력분석팀이 7회 초 김준태 선배에게 던진 3구째도 이 공(신무기)으로 봤는데, 그건 아니었다. 오히려 6회 초 김상수 선배에게 던진 3구째(문자 중계에서는 커브로 기입)는 (스위퍼로) 구사한 것”이라고 했다.
투수마다 변화구를 던지는 법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구종을 정확하게 구분하긴 어렵다. 하지만 효과는 만점이다. 안우진은 이날 KT전 4회 초에도 2022시즌 홈런왕(35개) 박병호 타석 때 두 가지 슬라이더를 차례로 구사했다.
초구는 가운데로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고,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는 신 무기로 파울을 만들어냈다. 5구째는 바깥쪽(우타자 기준) 폭투였다. 아직 손에 익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6구째로 낙폭이 더 적은 슬라이더를 구사해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안우진은 “풀카운트에서 강타자(박병호)를 상대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익숙한 공(기존 슬라이더)을 구사했다"라고 설명하며 “직구와 슬라이더로 승부가 나지 않을 때 (신무기를) 구사한다. 구속이 슬라이더보다 느려서 배트를 끌어내면서도, 낙폭이 커서 히팅 포인트를 흔들면 땅볼을 유도할 수 있는 것 같다. 좋은 구종이 생기면 내가 편하다”며 웃어 보였다.
안우진은 앞선 4경기 1.08이었던 평균자책점을 0.84로 끌어내렸다. 25일 기준으로 탈삼진 46개를 기록, 이 부문 1위를 지켰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고 싶다"라며 구속 욕심도 감추지 않았다. 신 무기에 대해서는 “계속 변화를 주며 가장 움직임이 좋은 그립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괴물이 더 강하게 진화하고 있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초구는 가운데로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고,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는 신 무기로 파울을 만들어냈다. 5구째는 바깥쪽(우타자 기준) 폭투였다. 아직 손에 익지 않은 탓이다. 하지만 6구째로 낙폭이 더 적은 슬라이더를 구사해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안우진은 “풀카운트에서 강타자(박병호)를 상대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익숙한 공(기존 슬라이더)을 구사했다"라고 설명하며 “직구와 슬라이더로 승부가 나지 않을 때 (신무기를) 구사한다. 구속이 슬라이더보다 느려서 배트를 끌어내면서도, 낙폭이 커서 히팅 포인트를 흔들면 땅볼을 유도할 수 있는 것 같다. 좋은 구종이 생기면 내가 편하다”며 웃어 보였다.
안우진은 앞선 4경기 1.08이었던 평균자책점을 0.84로 끌어내렸다. 25일 기준으로 탈삼진 46개를 기록, 이 부문 1위를 지켰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고 싶다"라며 구속 욕심도 감추지 않았다. 신 무기에 대해서는 “계속 변화를 주며 가장 움직임이 좋은 그립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괴물이 더 강하게 진화하고 있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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