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핵무장 묻자 확장억제 꺼낸 尹 "과거와 많이 다르다" [일문일답]

박태인, 김한솔 2023. 4. 27. 04:3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과거와) 조금 다른 것이 아니라, 많이 다르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소인수회담을 마치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26일(현지시각) 오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한·미 정상 공동 기자회견. 미국 측 기자가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의 자체 핵무장 가능성을 묻자 윤석열 대통령이 ‘워싱턴 선언’에서 채택한 핵협의그룹(Nuclear Consultative Group·NCG)을 언급하며 답한 말이다. ‘워싱턴 선언’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확장억제 관련 별도의 선언문이다.

윤 대통령은 “워싱턴 선언에서 구체화 된 확장억제의 강화와 그 실행 방안은 과거와는 다른 것”이라며 “한반도에 맞게 북핵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 확장억제 협력방안이 강구되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어떠한 핵을 쓰는 상황에서도 한·미 양국의 강력한 핵전력을 포함한 모든 압도적인 대응으로 신속하게 대응을 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확장억제와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동맹국에 대한 북한의 핵 공격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북한 정권의 종말을 의미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약 30분간 진행된 양국 정상의 기자회견은 별도의 공동성명으로 채택된 NCG의 역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및 반도체법이 한국 기업에 미치는 파장 등에 집중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모두 발언에서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뜻을 같이했다”고 했지만, 윤 대통령은 대만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것도 눈길을 끄는 지점이었다. 다음은 두 정상의 일문 일답 주요 내용.

미국 측 기자=“북한 7차 핵실험 우려가 늘어나고 있는데, 한국도 자체 핵무장 의향이 있나.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하면 러시아가 북한을 지원한다고 했는데.”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기자들 질문을 받고 있다. 강정현 기자


윤 대통령=“한·미 양국이 워싱턴 선언에서 구체화한 확장억제의 강화와 실행 방안은 과거와 다른 것이다. NCG라는 핵협의 그룹을 출범시키고 정기적으로 논의하면서 양국의 핵 자산에 관한 정보의 공유, 상황에 대한 공유, 대응방안에 대한 공동 기획 및 훈련과 연습에 관한 공동의 실행을 더 강화하고 구체화했다. 한반도에 맞는, 북핵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맞춤형 확장억제 협력 방안을 강구한 것이다. 이를 추진해나가는 과정에서 북핵에 대한 국민의 우려는 많이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이) 어떠한 핵을 쓰는 상황에서도 한·미 양국의 강력한 핵전력을 포함한 압도적인 대응으로 신속하게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미국 측 기자=“미국의 최우선 경제 어젠다는 제조업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을 제한하며 한국 기업에 해를 끼친다는 우려가 있다. 재선을 위한 카드인가.”

바이든 대통령=“미국의 제조업 능력을 키우는 건 절대 중국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다. 중국은 절대 걱정하지 말라. 누구에게 해를 가하려는 게 아니다. 코로나 시기에 교란된, 우리가 의존할 수 있는 공급망을 구축한 것이다. 이를 통해 미국의 경제가 성장하고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삼성 등 한국에도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윈윈이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함께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강정현 기자

한국 측 기자=“NCG에서 한국의 역할은 무엇인가.”

윤 대통령=“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같이 일한다. 핵우산에 기초한 확장억제하고는 좀 다른 것이 아니라 많이 다르다. 미국이 핵 자산에 관한 정보와 기획, 대응 실행을 누구와 함께 공유한 적이 없다. 이건 새로운 확장억제 방안이고 더욱 강력하다고 생각한다.”

한국 측 기자=“한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준수하고 NCG에 참여한다. 북핵 위협에서 한국을 보호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하는가.”

바이든 대통령=“한국은 NPT 준수에 관해서 재확인을 했다. 미국 또는 동맹국에 대한 북한의 핵 공격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북한 정권의 종말을 의미하게 될 것이다. 미국이 내릴 수 있는 모든 결정을 내릴 것이다. 중요한 건 동맹국과 밀접한 협의를 한다는 것이다. 한반도에 핵 자산을 배치하지 않겠지만 잠수함과 같은 전략적 자산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한국 측 기자=“한·미 양국 간 첨단산업 협력을 통해 국민이 어떤 혜택을 보게 될 수 있나.”

윤 대통령=“양국 간 첨단산업 협력은 양국 기업의 경쟁력을 키울 것이다. 높은 생산성과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그런 상품을 만들어낼 것이다. 국민들은 일자리의 기회를 가질 것이다. 무엇보다 미래 세대에게 도전과 혁신 의지를 불러일으켜 우리 경제가 더 번영할 것이다.”

한국 측 기자=“한국 기업들이 IRA로 어려움 겪고 있다. 이런 기업의 우려를 안심시켜줄 수 있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공동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바이든 대통령=“한국은 무엇보다 소중한 파트너다. 한국의 성장은 미국에도 중요하다. 미국이 한국 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려고 한다고 믿고 있지 않다. 한국은 굉장히 큰 규모의 국가다. 양국엔 경제와 기술, 정보, 의약 협력 등 너무나 많은 기회가 열려있다. 첨단산업 협력을 통해 한국 경제가 성장하면 미국에도 혜택을 줄 것이다.”

미국 측 기자=“미국의 한국 도청이 언급됐나.”

윤 대통령=“한·미 간에 소통을 하고 필요한 정보를 공유해나가고 있다. 미국이 조사를 진행 중이다. 국가 간 관계에서 다양하고 복잡한 변수가 있는 문제에 대해서 시간을 두고 미국의 조사결과를 지켜보고 충분히 소통할 생각이다.”

미국 측 기자=“많은 미국인이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을 원치 않는데.”

바이든 대통령=“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아직 더 해야 할 일이 남았다. 바이든 정부에서 120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고 경제가 다시 성장하고 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