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오역과 오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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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개봉된 뒤 화제가 된 게 자막 오역 논란이었다.
한글을 잘못 읽어 나오는 오독이나 문해력 저하 논란은 외국어의 오역보다 더 큰 조롱거리가 된다.
어설픈 문해력과 비교 안 될 황당한 정치권발 오역과 오독 파문이 동시에 쏟아졌다.
논란을 빚자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이 24일 밤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다로 봐야 한다. 번역에서의 오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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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영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개봉된 뒤 화제가 된 게 자막 오역 논란이었다. 대사 중 욕설인 ‘mother f**k**’가 ‘어머니’로, 마지막 한 수가 남았다는 의미의 ‘We’re in the endgame now’가 ‘가망이 없다’로 번역됐다. 뿔난 영화팬들이 번역가 퇴출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을 올렸다. 영화 자막 오역이야 일종의 해프닝이지만 2011년의 한·유럽연합(EU),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정문의 무더기 오역 사태는 국격에 흠집을 낸 일이었다. 한·EU FTA 협정문 한글본에 207건, 한·미 FTA 협정문에선 296건의 오류가 발견됐다. 외환(foreign exchange)을 ‘환율’로, 이익(interest)을 ‘흥미’로 번역하는 등 이해 못할 오역이 남발됐다.
한글을 잘못 읽어 나오는 오독이나 문해력 저하 논란은 외국어의 오역보다 더 큰 조롱거리가 된다. 일부 젊은이들이 심심(甚深)한 사과를 ‘지루한’ 사과, 금일을 금요일, 사흘을 4일, 고지식을 ‘높은 지식’으로 이해하자 기성세대가 혀를 찼다. 뒷머리 긁고 겸연쩍어 할 MZ세대들이 이제 안심해도 될 듯하다. 어설픈 문해력과 비교 안 될 황당한 정치권발 오역과 오독 파문이 동시에 쏟아졌다.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대일 관계에 대해 “100년 전 일로 무릎꿇어라 하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논란을 빚자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이 24일 밤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다로 봐야 한다. 번역에서의 오역”이라고 말했다. 해당 워싱턴포스트 기자가 다음 날 공개한 녹취록에 주어는 윤 대통령임이 드러났다. 괜히 넘겨짚었다가 본전도 못 찾았다.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은 한술 더 떴다. 윤 대통령 방미 중 나온 ‘넷플릭스가 한국에 투자하겠다’는 보도를 ‘넷플릭스에 투자하겠다’로 오독하고 25일 SNS에 “지금 해외에 투자할 때냐”고 항의했다. 글을 곧바로 삭제했지만 뒤이어 “사진 찍으러 (미국) 갔냐”고 재차 화를 냈다. ‘오독+뻔뻔함’의 흑역사를 썼다. 여야의 비호감 대전이 이런 데까지 미칠 줄은 몰랐다.
고세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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