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과 몰래 담배 사업 벌인 BAT, 8500억원 최고 벌금 낸다

전웅빈 2023. 4. 27.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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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담배 회사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BAT)가 북한과 담배 사업을 벌이며 대북제재 등을 위반한 혐의를 인정하고 6억3520만 달러(약 8524억원)의 벌금을 내기로 했다.

BAT 측 변호인단은 25일(현지시간) 2007~2017년 북한 정부 관련 사업을 통해 담배를 판매하고 미국 달러로 대금을 받은 사실을 시인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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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 대북제재 위반 혐의 시인
합작공장 설립 “北도 7억弗 수익”
美, 북한 은행가 등 개인도 기소
세계 최대 담배회사인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BAT)가 북한과 담배사업을 벌여 대북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6억3520만 달러의 벌금을 내게 됐다. 미국 법무부는 이 사건과 관련해 북한인 심현섭과 중국 국적의 친궈밍, 한린리 등을 기소했다. 사진은 현상금이 걸린 이들의 공개 수배 포스터. AP연합뉴스


세계 최대 담배 회사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BAT)가 북한과 담배 사업을 벌이며 대북제재 등을 위반한 혐의를 인정하고 6억3520만 달러(약 8524억원)의 벌금을 내기로 했다. 미 대북제재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벌금이다.

BAT 측 변호인단은 25일(현지시간) 2007~2017년 북한 정부 관련 사업을 통해 담배를 판매하고 미국 달러로 대금을 받은 사실을 시인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매슈 올슨 국가안보 차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BAT와 자회사는 미국의 제재를 우회하고 북한에 담배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정교한 계획에 관여해 자금이 북한의 금고로 불법적으로 유입되도록 허용했다”며 “법무부가 부과한 역대 최대 단일 규모 대북제재 벌금”이라고 설명했다.

법원 서류에 따르면 북한 담배회사는 2001년 북한에서 판매할 BAT 담배를 제조하기 위한 합작 공장을 설립했다. BAT는 대북제재가 시작되면서 2007년 회사 공장 지분을 모두 매각한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싱가포르 자회사를 통해 북한 사업과 관련한 통제권을 계속 유지해왔다.

2010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북한이 BAT가 제조한 담배를 재수출해 외화를 벌어들였다고 보도했다. 당시 BAT는 2007년 이후 대북 사업을 중단했다고 주장했지만, 거짓이었다.

BAT 측은 전 세계에 있는 유령 법인과 금융기관 네트워크를 만들어 북한과의 담배 사업을 계속해 왔다. 검찰은 BAT 사업부가 북한에 대한 판매를 감추기 위해 거래를 꾸몄고, 이에 따라 미국 은행 등 금융 기관은 달러화 거래를 처리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는 “2007년부터 2017년 사이 자회사가 관리하는 제3자 회사를 이용해 북한에서 사업을 하면서 지속해서 법을 어겼다”며 “이 제3자 회사는 북한에 담배 제품을 판매해 약 4억2800만 달러를 받았고, 이 돈은 BAT로 흘러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BAT가 2017년까지 싱가포르 주재 북한대사관에도 담배를 수출했다고 언급했다. BAT 측 관계자는 회사가 담배 제조에 필요한 모든 원료도 북한에 계속해서 공급했다고 증언했다.

법무부는 이날 북한에서 담배 제품의 불법 판매를 조장한 혐의로 북한 은행가 심현섭(39)과 중국 국적의 친궈밍(60), 한린리(41) 등을 기소했다. 이들은 2009~2019년 북한 국영 담배 제조회사를 위해 잎담배를 구매하는 계획에 관여하고 문서를 위조해 미국 은행을 속이는 수법으로 최소 310차례 거래한 혐의를 받는다. 법무부는 “북한은 이런 불법 거래로 약 7억 달러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BAT는 미 법무부와 기소유예 합의(DPA)를,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과 민사 합의를 체결해 형사 처벌은 면할 수 있었다. 잭 보울스 BAT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과거 사업 활동에서 발생한 위법 행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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